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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보고서 조작은 범죄행위 책임자 처벌은 당연”

이건호 前 국민은행장이 말하는 ‘KB사태’ 내막

  • 구자홍 기자 | jhkoo@donga.com

“보고서 조작은 범죄행위 책임자 처벌은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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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조작된 보고서 근거로 주전산기 교체 결정”
  • ● “지주회장의 IT본부장 교체 요구, 이례적”
  • ● “안건 설명도 못하고 이사회서 야단맞아”
  • ● 임영록 KB지주 회장, “정상적 업무 처리”
“보고서 조작은 범죄행위 책임자 처벌은 당연”
9월 4일 금융감독원은 국민은행의 주전산기 변경 추진과 관련한 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내부통제 부실로 중대한 위법·부당행위가 발생한’ 국민은행(KB)에 ‘기관경고’를 하고, 은행장 등 17명의 임직원을 중징계했다. 하지만 임영록 KB지주 회장은 검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금융위원회는 9월 12일 임 회장에 대해 ‘직무정지 3개월’을 결정했다.

도대체 KB에서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9월 10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을 만나 그가 털어놓은 ‘KB 사태’ 내막을 들어봤다. 이 전 행장은 금감원이 징계를 결정한 4일 오후 사표를 제출했다.

보고서 왜곡 논란

▼ KB사태를 촉발한 주전산기 교체는 언제부터 추진됐나.

“전임 민경덕 행장 때 논의가 시작됐다. 처음에는 기종 전환을 위한 검토가 아니었다. 내년(2015년)이면 IBM과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는데, IBM은 독점 공급자여서 가격 협상을 잘 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민 행장 재임 때 IT 담당 유석헌 부행장이 ‘IBM의 콧대를 낮춰야 가격 협상이 되겠다. 말로는 (IBM이) 받아들이지 않으니 유닉스로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려면 주전산기 교체 관련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해서 시작됐다.”

▼ 은행장 취임 이후 주전산기 교체 문제를 어떻게 처리했나.

“지난해 7월 행장에 취임한 뒤 전략 쪽에서 ‘컨설팅이 진행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9월 초까지만 해도 교체를 심각하게 고려하진 않았다. 그러다 9월 하순 ‘유닉스로 교체해도 문제없다’는 보고가 올라와, 컨설팅 결과를 SC(Steering Committee·임원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에서 리뷰해서 알려달라고 했다.”

▼ 주전산기 교체는 은행이 주도했나, 아니면 지주사에서 주도했나.

“은행이 주도하고, 지주사에는 보고한 것으로 안다. 그런데 내게 보고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주사가) 개입한 것을 사후에 알게 됐다.”

▼ 지난해 11월 15일 열린 이사회에서 주전산기 교체를 의결했나.

“이사회에서 결의한 건 없다. 다만 경영협의회에서 유닉스로 기종을 변경하기로 결의했다는 보고를 했다. 그것도 최종 결정은 아니었다. BMT(벤치마킹테스트)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놓고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성능과 용량, 가격 중 어느 하나라도 문제가 있으면 다시 결정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금융감독원이 9월 4일 발표한 ‘국민은행 주전산기 변경 관련 검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9월 30일 제2차 SC에 컨설팅 3차 보고서가 보고된 직후, 누군가가 유닉스에 유리하게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컨설팅보고서 작성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대목이 언급돼 있다.

주전산기의 기종을 (IBM)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전환할 때의 리스크는 축소하고, 메인프레임에 유리한 내용은 삭제하는 대신 유닉스에 유리한 내용은 과장하는 내용으로 최종 컨설팅 보고서가 수정됐다는 것. 10월 31일 열린 제3차 SC에는 왜곡된 보고서가 올라갔고, SC 위원들은 이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주전산기 기종 전환방침을 결정했다는 것이 금감원이 내린 결론이다.

지난해 10월 31일 열린 제3차 SC에서는 위원 6명 찬성, 반대 3명으로 주전산기를 유닉스 기종으로 변경할 것을 결의했고, 이후 11월 11일 열린 경영협의회에서도 만장일치로 기종 변경을 결정했다. 그리고 11월 15일 열린 이사회에 ‘주전산기 유닉스 선정 및 BMT 추진’이 보고됐다.

이 전 행장은 11월 15일 이사회를 전후해 유닉스로 기종을 변경하는 결정 과정에 ‘허위 조작된 컨설팅 보고서’가 결정적 영향을 끼친 점이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허위 조작 보고는 범죄행위”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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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기자 |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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