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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 2002 대선주자 총출동

정동영 “세대교체, 확실하게 건너뛰자”

  • 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

정동영 “세대교체, 확실하게 건너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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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정치가 젊어져야 나라가 달라진다
  • ● 정치일정 확정되면 정치플랜 공개할 것
  • ● 이회창 병역파문은 국민의 애국적 심판
  • ● 뒷모습이 아름다운 정치인이 되고 싶다
2001년 12월12일 저녁 서울 여의도 63빌딩 2층 국제회의장에서는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의 후원회가 열렸다. 행사장 벽면에 걸려 있는 현수막에서 정고문의 향후 정치행보를 짐작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정동영과 함께 정치혁명을. 정치가 젊어져야 나라가 젊어진다. 정치쇄신 국가쇄신만이 살 길입니다. 꽉 막혀 있는 정치의 물꼬를 터야 합니다. 40대 정치의 힘으로 확 바꾸겠습니다. 비전이 가슴을 때려야 국가의 내일이 열립니다.”

이날 정고문은 경선출마를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고문의 연설 내용은 사실상 대선레이스 참여를 예고하고 있었다. 정고문은 “아래로부터의 정치혁명으로 나라의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말한 뒤 “정치일정이 공개되면 가슴에 품고 있는 꿈을 펼쳐보이겠다”고 밝혔다. 정고문은 결국 ‘선 쇄신, 후 거취’라는 소신을 강조하되, 출마선언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셈이다.

후원회에서 한가지 눈길을 끈 대목은 노무현 상임고문의 축사였다. 노고문과 정고문은 개혁정치와 세대교체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한배를 타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말하는 세대교체의 의미는 다소 차이가 있다. 노고문은 이날 “지금이 김근태·노무현의 시대인 줄 알았는데 까딱하면 정동영의 시대로 넘어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노고문이 우려한 것처럼 정고문은 ‘확실한’ 세대교체를 주장한다. 차기 대선은 3김정치가 종언을 고하고 새로운 리더십이 탄생하는 무대라는 게 정고문의 생각이다. 정고문은 “김대중 대통령이 퇴임해도 3김정치는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3김정치를 흉내내는 낡은 정치인에게 나라의 앞날을 맡길 수는 없다. 진정한 정치혁명을 이루기 위해서는 ‘확실하게 건너뛰는’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깨끗하고 유능한 정치

역사학을 전공한 정고문은 한국현대사를 변증법적 발전과정으로 파악한다. “근대화 세력은 압축성장에 성공했지만 권위주의라는 약점을 남겼고, 민주화 세력은 집권에 성공했지만 1인 보스정치와 지역기반 정치라는 폐해를 낳았다. 그것은 결국 측근정치와 인치(人治)로 이어져 현실정치에서 부패를 양산하고 있다”는 게 정고문의 진단이다. 정고문은 바로 이 지점에서 “국민들은 깨끗하고 유능한 인물과 정부와 시대를 요구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구시대 정치로부터 자유로운 사람들만이 한국사회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고문은 차기 대통령이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 ‘지적 유연성’과 ‘현장 리더십’ ‘진정한 애국심’ 등을 꼽았다. 시대의 변화에 지혜롭게 대처하는 지적 유연성, 국가의 에너지를 결집시키는 현장 리더십, 국민의 기본적 의무에 당당할 수 있는 진정한 애국심을 갖춘 사람이 21세기 한국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고문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리더십을 ‘영감님 리더십’으로 규정한 뒤 “1997년 대선 때의 이회창 병역파문은 애국심에 기초한 국민들의 심판이었다”고 주장했다.

정고문은 민주당 특대위가 논의하고 있는 정치개혁 플랜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좀더 적극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상향식 공천과 국민경선제는 한국정치를 뿌리부터 바꿀 수 있는 혁명적 발상이지만, 제한된 범위에서 경선을 치를 경우 한나라당과 확실하게 차별화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고문은 “선거법을 고쳐서라도 전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예비선거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개헌론에 대해서도 정고문은 적극적이다. 정치인은 당위론적 관점에서 미래를 걱정해야 한다는 것. 2006년부터 3년간 계속해서 선거를 치르는 것은 국력낭비라는 게 정고문의 견해다. 또한 정고문은 5년단임으로 돼 있는 대통령 임기도 국가의 장기적 청사진을 만드는 데 부적절하다고 본다. 그래서 정고문은 “여야 중진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개헌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집권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정고문은 ‘자신감 회복’ ‘정치 선진화’ ‘품위 있는 공동체’ 등을 거론했다.

“한국은 30년 전 아무것도 없는 땅에서 20세기 5대 첨단산업 중 4개 부문(자동차·철강·조선·반도체)에서 세계 10위권에 오른 국가인데도 우리 국민은 비관적이고 냉소적이에요. 그것을 바꾸는 첫걸음은 정치가 젊어지는 거라고 봐요. 구(舊)질서, 구가치관, 아날로그 개념의 껍질을 깨야만 우리 국민이 가지고 있는 무서운 잠재력이 폭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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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철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six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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