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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평양에선 무슨 일이…?

피바람 부르는 ‘3대 세습’ 준비, 실패하면 연형묵 집권 유력

  • 글: 박인철 북한전문가

지금 평양에선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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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력서열 2위 장성택 숙청(2004년 봄), 용천역 폭발 사고(4월23일), 김정일 애첩 고영희 사망 확인(8월13일), 김정철 후계자 내정설과 권력투쟁설, 김정남 베이징공항 의문의 출현(9월25일), 중앙당 작전부장 오극렬 장남 미국 망명설(11월3일)…. 최근 북한에서 잇달아 발생한 사건들이다.
  • 사건 대부분이 어느날 갑자기, 또는 김정일 위원장의 지근거리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하나하나가 예사로워 보이지 않는다. 과연 북한 권력 내부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지금 평양에선 무슨 일이…?
지난 10월26일 방한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측근을 잃은 것 같다. 상황이 어떠냐”고 물었다. 얼마 후 일본의 NHK는 오극렬 중앙당 작전부장 아들의 미국 망명설을 보도했다.

10월17일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이 교통사고로 중태에 빠졌다는 설이 일본 언론에 잠깐 등장했다가 이틀 뒤 사실 무근으로 드러났다. 남편인 장성택 전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숙청이 확실하다면 김경희는 오빠인 김 위원장과 상의한 뒤 남편을 버린 것일까. 장성택의 숙청은 김정일 위원장이 그의 세력을 꺾기 위해 선택한 조치일까.

그렇다면 이는 후계문제와 어떤 관련이 있을일까. 고영희 사망 이후에도 후계구도는 그가 낳은 아들들, 즉 김정철이나 김정운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은 어디를 떠돌고 있으며, 언론과 각국 정보기관의 시선이 집중된 베이징공항엔 왜 나타났을까. 고영희의 사망과 관련, 김정남이 후계구도에 뛰어들어 ‘깽판’을 칠 가능성은 없는 것일가.

최근 1년 사이 북한에서 발생한 주요 사건을 두고 항간에선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에 덧붙여 김정일 체제의 내구력이 떨어지면서 주민의 체제이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의 말대로라면 북한 주민들은 이제 ‘대놓고’ 김정일 위원장을 비난한다는 것이다. 이미 몇 해 전부터 김정일을 비판하는 전단이 뿌려지기 시작했고, 자강도 양강도 함경도 일대의 이반현상은 돌이키기 힘든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른바 ‘선군(先軍)정치’ 이후 군대의 대민(對民) 착취가 심해지면서 민군 관계 또한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군의 하부조직도 김정일 정권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는 듯 보인다.

게다가 경제상황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 2년이 지났지만 생산-분배-소비의 순환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것이라는 전망은 접는 게 옳을 듯싶다. 7·1 조치 이후 물가가 폭등해 2004년 11월 현재 쌀값이 지역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kg당 800~1500원이나 한다. kg당 1500원이라면 북한 노동자의 한 달 번 돈 평균월급이 2500원 정도라고 볼 때 쌀 2kg을 사지 못하는 셈이다. 더욱이 내년 봄 식량사정은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야간 위성사진을 봐도 평양 개성 원산 등 극히 일부지역을 제외하면 북한 지역은 대부분 암흑천지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7~8월 비가 많이 오는 달에 그나마 수력발전시설이 가동되어 하루에 한두 시간씩 전기가 들어오고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에 소위 ‘배려전기’(김정일이 주민을 ‘배려’해서 전기를 공급해준다는 뜻)가 들어오는 것이 고작이라는 것이다.

그나마 장사라도 해서 먹고 살겠다고 마음먹은 주민들은 중국으로 나가 물건을 떼어와서 팔아야 한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주민 이탈을 막기 위해 3~4중의 경비망을 쳐놓고 있다. 시장이 조금씩 확대되고 개성공단 등 일부 경제개방조치가 취해지고 있지만, 과연 이같이 제한적인 조치만으로 10년 이상 누적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까.

가속화하는 체제이반

시선을 북한 내부에서 바깥으로 돌려보면 일명 ‘북한 문제’라 불리는 포괄적인 이슈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로 이어진다.

▲북핵문제는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북한이 요구하는 핵동결 대 보상방안이나 미국의 대북 체제안전보장 문서화 방안을 부시 행정부가 받아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김정일 위원장도 어떤 형태로든 체제안전보장과 경제적 보상을 받아내지 않고서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년 제2기 부시 행정부 출범 후 북핵문제는 유엔 안보리에 상정될 것인가. 그 경우 한반도의 긴장고조는 필연적인가.

▲북핵문제에 대한 중국과 북한의 복심(腹心)은 과연 무엇인가. 김 위원장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매개로 미국의 대중(對中) 군사전략에 대신 대응해주고 있으니 당연히 중국으로부터 경제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내심 불쾌해하면서도 대미 전략상 일단은 김정일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고 있는 것 같다.

한편으로 중국이 갈 길은 2020년까지 미국과 사이 좋게 지내면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어 ‘화평굴기(和平푞起)’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9·11테러 이후 군사전략을 완전히 바꿔 북핵문제를 해결하라며 중국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반면 김 위원장은 핵을 갖고 있어야 대남(對南) 군사력에서 우위를 유지할 수 있고 중국 일본 남한으로부터 경제지원을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후진타오 주석은 언제까지 김정일의 ‘강짜’를 들어줄 것인가. 핵문제에 대한 중국과 북한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지점은 과연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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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인철 북한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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