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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요리솜씨

연하고 육즙이 풍부한 오지비프 맛, 세계 최고

토니 힐리 주한 호주 대사의 오지비프 스테이크

  • 글·최영재 기자 사진·김용해 기자

연하고 육즙이 풍부한 오지비프 맛, 세계 최고

  • 호주는 세계에서 쇠고기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다. 세계 최고의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소비되는 쇠고기가 바로 호주산 쇠고기다. 이 쇠고기는 ‘오지비프’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호주대륙에서 사육되는 육우는 2600만 마리나 된다. 호주 인구가 1700만명 정도니까, 소가 사람보다 많은 셈이다.
연하고 육즙이 풍부한 오지비프 맛, 세계 최고
주한 호주 대사는 요리사’. 토니 힐리 대사(51)는 쇠고기 스테이크 요리를 하기 시작하면서 이런 별명을 얻었다. 그가 대중 앞에서 스테이크 요리를 하는 횟수는 광우병 파동 이후 더욱 늘었다. 유럽 지역의 광우병 파동으로 호주나 미국 등 광우병 안전지대에서 수입된 쇠고기도 덩달아 안팔리자 그는 직접 판촉 활동에 나서고 있다.

스테이크에는 적포도주가 어울린다. 스테이크 소비가 늘면, 와인 소비도 따라서 늘어난다. 호주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와인 생산국이니, 힐리 대사의 앞치마 입기는 일거 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점잔을 빼야 하는 외교 사절이 쇠고기 스테이크 요리사로 자주 나서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힐리 대사는 통상 전문가로 대학에서도 경제학을 전공했고, 정부에 들어간 뒤에도 줄곧 통상 관계 업무를 보았다. 호주의 으뜸 수출품이 쇠고기니, 대사가 그 홍보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대사가 언론 매체 앞에서 요리하는 것에 대해 그는 “자국 산업을 홍보하기 위해 현장에서 뛰는 것이니 전혀 부끄러울 것이 없다”고 말한다.

힐리 대사의 부인 웬디 제프리 여사는 주말이면 여행이나 쇼핑을 하는데 부산, 광주, 경주, 설악산 등 한국 곳곳을 많이 둘러보았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현대식 고층 건물이 아니라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이다. 제프리 여사도 한국 전통문화의 멋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고찰과 문화유적에 매료되었는데, 그중에서도 경주가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경주의 멋에 반해버린 제프리 여사는 여섯 번이나 경주를 찾았고, 지금도 호주에서 손님이 오면 경주에 꼭 들르라고 추천한다.

제프리 여사가 경주 다음으로 좋아하는 곳은 서울 동대문시장의 비단 가게다. 형형색색으로 염색된 비단을 구경하다 보면 동화세계에 빠진 듯하다는 것이다. 그는 동대문 비단 가게에서 직접 비단을 끊어서, 단골 디자이너에게 맡겨 다양한 스타일로 옷을 해입는다. 그가 동대문시장 다음으로 자주 들르는 곳은 서울 답십리 근처에 있는 고가구 시장과 인사동의 도자기 가게, 남대문시장의 한복 가게다. 그래서인지 서울 성북동 관저 곳곳에는 한국의 전통 고가구와 도자기들이 꽤 많이 보였다. 힐리 여사가 관저에서 가장 아끼는 공간은 호주 원주민 화가의 미술작품과 한국의 고가구를 한데 배치한 거실 한켠이다.

“한국의 전통미와 호주의 독특한 문화가 조화를 이룬 듯 절묘한 멋이 흐르는 공간이지요. 동양과 서양이 공존한다고 해야 할까요.”

이 부부는 아이가 없다. 대신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는데 그 이야기가 재미있다. 첫째 강아지는 ‘쉐이키(셰익스피어를 줄인 말로,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의 쉐이키처럼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인데, 약간 문제가 있다. 부부는이 강아지를 서울 용산 미군기지 근처의 잃어버린 강아지를 보관하는 곳에서 데려왔는데, 집에 온 지 얼마 안 되어 병이 났다. 일종의 뇌질환으로 희귀한 병이라 완치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대사 부부는 10시간 간격으로 쉐이키한테 약을 먹이고 한 달에 두서너 번씩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한다. 약기운이 떨어지면 이 강아지는 몸을 심하게 떤다고 한다. 대사 부부에게는 쉐이키의 병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힐리 대사는 출장을 갈 때도 가장 걱정하는 것이 쉐이키의 투약 시간이다.

연하고 육즙이 풍부한 오지비프 맛, 세계 최고
쉐이키가 너무 힘들어하자 대사 부부는 ‘샘’이라고 부르는 강아지를 한 마리 더 입양했다. 샘은 매우 건강하고 주인을 따라다니며 응석을 부렸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건강한 샘이 설치고 다니자, 아픈 쉐이키가 시샘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 부부는 의도적으로 아픈 쉐이키에게 더 잘해준다고 한다.

호주는 세계에서 쇠고기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다.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과 호텔에서 소비되는 쇠고기가 바로 호주산이다. 이 쇠고기는 흔히 ‘오지비프’(Aussie Beef)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남한 면적의 80배가 넘는 호주 대륙에서 사육되는 육우는 2600만마리나 된다. 호주 인구가 1700만명 정도니까 소가 사람보다 훨씬 많은 셈이다. 호주 육우 산업은 200년이 넘는 역사와 함께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과 노하우를 자랑하고 있다.

이날 토니 힐리 대사는 호주산 최고급 쇠고기를 석쇠에 올려놓고 구웠다. 굽는 방법은 너무 간단했고, 소스도 뿌리지 않았다. 그냥 구워먹는 것이 최고라는 것이다. 호주 사람들은 쇠고기 질이 좋을 경우 따로 소스를 만들지 않고 그냥 구워, 고기 특유의 맛을 즐긴다. 식성에 따라 후추를 조금 뿌리는 정도다. 호주 사람들이 소스를 쓰는 경우는 고기 질이 약간 떨어지거나 닭고기를 먹을 때다. 보통 스테이크용으로 쓰는 고기는 최상급이므로 겉면만 살짝 익히면 제일 맛있다. 이럴 경우 고기가 연하고 부드러워 제맛을 느낄 수 있다.

힐리 대사 관저처럼 바비큐를 할 수 있는 정원이 없을 경우, 주방에서 프라이팬을 이용해서 스테이크를 구울 수 있다. 이럴 경우 길이 잘 든 프라이팬에 버터를 녹이고 고기를 굽는데, 접시에 담을 때 위가 되는 쪽을 먼저 센 불에서 굽고, 노릇노릇하게 익으면 뒤집어 굽는다. 스테이크는 굽는 시간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뉜다. 먼저 레어(Rare)는 강한 불에서 30∼40초, 뒤집어서 30∼40초 굽는다. 표면만 살짝 구워 속은 거의 날것이다. 미디엄(Medium)은 센 불에서 1분, 약한 불에서 30초 굽고 뒤집어서 2분 굽는다. 60% 익은 상태다. 웰던(Welldone)은 센 불에서 1분, 중불에서 2분, 뒤집어서 3분 더 굽는다. 고기 속까지 다 익은 상태다. 호주 사람들은 대부분 레어나 미디엄으로 쇠고기 스테이크를 즐긴다.

호주에서 전통요리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쇠고기 스테이크다. 쇠고기는 양질의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하고 지방질이 많이 들어 있다. 쇠고기는 칼슘에 비해 인 함량이 많은 산성식품이므로 알칼리성 식품인 채소와 함께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서 호주 사람들은 쇠고기를 먹을 때 꼭 샐러드를 곁들여 먹는다.

이날 힐리대사가 선보인 샐러드는 우리가 흔히 먹는 양상추 샐러드가 아니라 시금치 샐러드였다.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드레싱을 만든다. 재료는 식초 2큰술, 올리브기름 2큰술, 앤초비 2∼3개, 달걀 노른자 하나, 시금치 약간, 마늘 2쪽이다. 이것을 모두 믹서에 한데 넣고 갈면 드레싱이 완성된다.

이번에는 토핑으로 토스트 조각, 말린 베이컨, 삶은 달걀, 토마토를 깍두기 크기로 잘라 준비한다. 재료가 준비되면 속이 깊은 그릇에 물기를 뺀 시금치를 깔고 드레싱과 토핑을 뿌린다. 이 위에 다시 같은 방법으로 시금치, 드레싱, 토핑을 층층이 쌓고 나서 버무리면 시금치 샐러드가 완성된다.

신동아 2001년 6월 호

글·최영재 기자 사진·김용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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