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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敎섹스 수련자들의 양생비법

  • 안영배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道敎섹스 수련자들의 양생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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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남성들은 성행위시 사정(射精)을 해야만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착각한다. 오르가슴과 사정은 별개의 것이다. 단지 이 둘이 수초 내에 연달아 일어나기 때문에 남성들이 구별하는 능력을 잃어버렸을 뿐이다. 남성들도 과학적인 방법으로 일정한 훈련을 쌓으면 사정을 하지 않고서도 여성처럼 멀티오르가슴(성행위 중 오르가슴이 몸 전체로 퍼지면서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황홀감)을 체험할 수 있다. 이것은 섹스를 즐겁게 해줄 뿐만 아니라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남성들이 무엇보다도 ‘사정 오르가슴’을 피해야 하는 것은, 신체의 정수인 정액(精液)을 상실함으로써 육체적·정신적으로 쇠퇴해진다는 점 때문이다. 운동 선수들이 중요한 경기 전날 밤에 섹스를 피하는 것은 사정에 따르는 무기력감을 체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옛 도교의 스승들은 ‘사정 후에 남성은 곧장 피곤에 떨어진다. 귀가 멍멍해지고 눈이 무거워져 잠만 원할 뿐이다. 또 갈증이 날 뿐만 아니라 사지가 약해지고 뻣뻣해진다. 사정하는 순간의 짧은 쾌감 때문에 오랜 시간 상실감으로 고통받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므로 아이를 갖기 위한 섹스가 아니라면 굳이 정액을 유출하여 몸을 망칠 필요가 없다.”

이는 태국 출신의 도교 수련 지도자인 만탁 치아(Mantak Chia·56)의 파격적인 주장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도(道)치료 센터’를 운영중인 그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멀티오르가슴 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성체험 수기’로 우리 사회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던 탤런트 서갑숙씨의 멀티오르가슴 얘기도 사실은 만탁 치아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서씨가 자신의 수기에서 밝혔듯이, 자신을 멀티오르가슴의 세계로 안내해준 남자 M이 다름아닌 만탁 치아의 도교섹스 테크닉을 배워 구사하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사실 만탁 치아의 멀티오르가슴론은 동양권에서는 새삼스러운 ‘설’은 아니다. 도교의 양생법(養生法)중 하나인 방중술(房中術)을 현대화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남자의 정(精)은 타고날 때부터 그 양에 한계가 있는 것이므로 정액을 아껴 몸을 보호하고 건강한 생활을 유도하려는 게 방중술의 요지다.

도교의 양생비법은 유교 이념이 지배하던 조선사회에서도 사대부들의 시선을 끌었다. 조선 전기인 세종 때 편찬된 의학서 ‘의방유취’에서는 방중술에 대해서, 여색(女色)을 가까이해 방탕하려는 것이 아니라 몸을 보호해 병을 없애려는 방법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요즘 TV 드라마로 한층 유명세를 타고 있는 조선중기의 명의 허준(1539∼1615년) 역시 그의 편찬서 ‘동의보감’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근본인 정액을 잘 간직해 헛되이 쏟지 않는 것이 장수의 근본임을 누누이 강조한다.

“양생(養生)의 도는 정액을 보배로 삼는다. 이 중요한 보배를 고이고이 간직하라. 여자 몸에 들어가면 아이가 태어나고, 제 몸에 간직하면 자기 몸을 기른다. 아이를 밸 때 쓰는 것도 권할 일이 아닐진대 아까운 이 보배를 헛되이 버릴 수 있는가. 없어지고 손상함을 자주자주 깨닫지 아니하면 몸 약하고 쉬이 늙어 목숨이 줄어들게 되리라.”

이렇게 도교식 양생론을 설파하는 허준이 도교를 수련하는 사람들과 직접 교유했음을 밝혀주는 증거들도 최근 밝혀지고 있다. TV 드라마 ‘허준’에서 양반 출신의 유의(儒醫)로 등장하는 정작(1533∼1603년)은 도교 수련서를 남긴 북창 정렴의 친동생으로, 형을 따라 도교 수련을 하고 ‘동의보감’ 찬술 작업에도 참여했다는 게 원광대 양은용 교수(동양종교학)의 연구논문에서 확인된 바 있다. 따라서 허준 역시 정작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몸 안의 정기(精氣)를 기르는 방법으로 도를 닦는 사람들의 실천 수련법인 태식법(胎息法 ; 태아처럼 숨쉬는 방법), 안마도인법(按摩導引法 ; 몸의 사지를 움직여 기를 운행하는 방법), 환단내련법(還丹內煉法 ; 입속의 침을 이용하는 도교 수련법) 등을 제시하기도 한다. 특히 도교의 핵심 수련법인 환단내련법의 경우 허준이 ‘동의보감’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육성(肉聲)을 담아 직접 권할 정도다.

허준은 또 남자는 평균 1되6홉 정도의 정액을 몸에 지니고 있을 뿐인데, 정액을 하나도 내보내지 않은 16세 청소년의 정액이 1되이며 정액이 쌓인 전성기에도 겨우 3되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정액을 소모하기만 하고 보태주지 않으면 몸이 피곤해지고 병에 걸리게 된다고도 한다. 도교에서는 남자는 평생에 5000회 정도 사정(射精)하고 나면 정기(精氣)가 떨어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고 한다.

곶감학설과 샘물학설

이렇게 남자가 일생동안 생성하는 정액이 한정돼 있다는 것은 도교 양생론에서는 절대적인 진리처럼 통용된다. 이를 속칭 ‘곶감학설’이라고도 한다. 남자의 정액은 마치 선반 위에 올려놓은 곶감 두름과 같아서 젊을 때 많이 빼먹으면 늙어서는 빼먹을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정액을 절제하라, 아끼라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에서 ‘선계(仙界) 수련’이라는 독특한 수행법을 지도하고 있는 문화영씨(50·여)는 제자들을 상대로 ‘정(精) 72근론’을 설파한다.

“조물주가 인간을 창조할 때 72근의 정(精)을 하사했다. 인체에서 정이 제일 많이 분출되는 것이 바로 정자인데, 사람이 정을 거의 다 배출하면 명(命)이 다해 죽게 된다. 그러나 정은 아무 데나 분출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기화(氣化)시켜 깨달음으로 가는데 필요한 에너지로 사용하라고 조물주가 인간에게 준 것이다. 따라서 주어진 72근을 잘 활용해 수련하면 살아 있는 동안에 깨달음까지 갈 수 있고 잘못하면 그냥 살다가 죽는다. 이것은 여자도 마찬가지다. 난자 안에 생명이 탄생할 수 있는 모든 에너지가 들어 있는데, 최대한 활용해서 깨달음에 이를 수 있는 에너지를 많이 비축해야 한다.”

즉 인간의 정은 섹스를 하는 데 필요한 것이 아니라 깨달음에 사용하는 에너지라는 것이다.

반면에 서양에서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샘물학설’이란 게 있다. 이는 인간의 정액은 샘물과 같아서 퍼낼수록 맑은 물이 흘러나온다고 본다. 아낀다고 그냥 두면 샘물이 썩는다는 주장이다.

대체로 서양의학을 전공한 의사들은 섹스에서 사정을 참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사정을 억제하는 습관을 들이면 성적인 스트레스가 쌓이고 정낭과 전립선 등에 출혈이나 염증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오히려 섹스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더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현대의학을 전공한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인도의 요가 섹스 세계를 체험한 조현두씨(45)는 이렇게 말한다.

“동양의 곶감학설이라고 해서 곶감을 절대 빼먹지 말라는 말도 아니고, 서양의 샘물학설이라고 해서 무조건 샘물을 마구 퍼내라는 것도 아닐 것이다. 나는 두 학설의 중용을 취해서 정액을 규칙적으로 적절히 자제하면서 사용하면 건강과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이해한다.”

도사들의 성생활

인간의 원초적 욕망 중 하나인 성욕(性慾)을 잘 다스린다는 것은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요즘 사회 지도층의 성 스캔들도 본질적으로 분출하는 성욕을 절제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 이것은 깨달음을 추구하는 도사들에게도 넘어야 할 과제다. 국내에서 ‘성(性) 도인술(導引術)’을 보급하고 있는 이여명씨(힐링타오 명상센터 지도자)의 고백.

“나는 20대 청춘기 10여년간 정신적 진리를 추구한다는 생각으로 금욕 생활을 해왔다. TV나 신문, 책자 등에서 성 관련물을 애써 피해왔고 심지어 여성과 대화하거나 여성을 바라보는 것조차 어색해했다. 그러나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도하는 금욕생활은 무척 괴로운 일이었다. 주체할 수 없는 성에너지의 축적, 또 그 성에너지의 분출에 따른 죄의식과 허탈감, 억압하면 할수록 생각이나 꿈속으로 파고드는 섹스와 관련된 공상들이 오히려 나 자신을 옥죄었다. 나는 이런 시행착오를 통해 큰 깨달음을 하나 얻었다. ‘참다운 초월은 회피나 등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존재를 포용하는 것’이라는. 이런 깨달음에 이르자 갑자가 세상과 여성이 달라 보였다. 어색하고 두렵기까지 하던 여성이 그토록 아름다울 수 없었다.”

이씨는 이후 태국에서 활동하고 있던 만탁 치아를 만나 도교의 성 도인술을 체험하면서 새로운 세계에 눈떴다. 성 도인술, 즉 도교 섹스는 단순히 강한 남성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성 에너지를 잘 사용해 사랑의 자유와 지고의 기쁨을 깨닫도록 유도하는 연금술이라는 것이다.

또 성 도인술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육체적·정신적 에너지 교환을 통해 완전한 음양의 조화를 이룬 후에야 비로소 대우주와도 조화할 수 있으므로, 깨달음의 매개체인 성에 대해 존중심과 경외심을 가지라고 가르친다.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각종 성 스캔들은 성을 단지 말초적 쾌락추구의 도구로 비하한 데서 비롯되고 있다는 게 이씨의 주장.

여하간 이씨가 강조하는 성 도인술의 기본이자 핵심은 남성의 사정과 오르가슴을 분리시킴으로써 남성이 원하는 만큼 발기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 그럼으로써 남성도 여성처럼 멀티오르가슴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일반인들이 으레 생각하는, 사정을 통한 오르가슴은 배설 뒤의 편안함이나 에너지를 방출함으로써 잠시 느끼는 부정적인 휴식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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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배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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