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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한국경제 간판 CEO 열전

소주시장에 돌풍 일으킨 터프가이

두산주류BG 김대중 사장

  • 장인석 < CEO 전문리포터 >

소주시장에 돌풍 일으킨 터프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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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사장은 주류업계에서 영업의 귀재, 신제품의 창시자로 통한다. 동양맥주 시절부터 지금까지 몇 년을 제외하고는 영업 쪽에서 잔뼈가 굵은 탓이다. 오비맥주시절에는 하이네켄을, 백화수복 인수영업책임자 시절엔 청하를, 경월 인수 후엔 그린을 출시해 대히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도 산 소주의 성공을 확신하기 전까진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털어놓는다.

“성공과 실패는 병가지상사라고는 하지만 뉴그린과 미소주의 실패로 땅에 떨어진 두산주류BG의 명예를 회복해 놓지 않으면 제 자존심도 크게 상처 받을 게 뻔하니까요. 사실 저희 회사는 산 소주만 2등일 뿐 지금까지 출시된 청하, 백화수복, 마주앙, 설중매 등은 각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전통주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군주도 선전하고 있습니다. 군주는 기존 약주제품의 민간제조 방법과 달리 조선왕조실록에 근거한 왕실비법을 현대인에 맞게 재현한 전통약주입니다. 지난 2년간 경희대와 산학협동으로 개발한 것으로 앞으로 저희 회사의 효자제품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가 매일같이 일선영업소와 도매상, 소매점, 음식점들을 돌아다니는 것은 오랫동안 영업통으로 살아온 탓이기도 하다. 그래서인가, 두산타워 28층 한켠에 자리잡은 그의 사무실은 대표이사의 것치곤 지나치게 좁고 검소하다. 자랑이라면 유리창 너머로 동대문 야구장과 축구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여 공짜관람을 즐길 수 있다는 정도다.

“CEO 사무실이 뭐 클 필요가 있습니까? 사치일 뿐이죠. CEO라면 안에서 사람 만나는 일이 많아서는 안 됩니다. 주로 현장을 돌아다니고 사람을 찾아다니며 만나야죠. 사무실에서야 결재하는 정도인데, 경비를 줄이는 차원에서도 작게 써야죠. 그렇다고는 해도 제 사무실이 좀 작긴 작죠? 허허….”

그의 영업전략은 지극히 간단하다. 단기간의 이익을 보기보다는 먼 훗날을 대비해 차근차근 전진한다는 돌다리형이다. 그는 고객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는다. 달변도 아니고 재치가 넘치는 것도 아닌 그가 영업의 귀재라는 별칭을 얻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고객이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막 매달리고 생떼를 쓰고 심지어는 공격적으로 변하는 영업사원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돌깡패나 하는 일이지요. 고객도 뭔가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여기고 한발 물러설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언젠가는 내 걸 사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끈질기게 기다리다 보면 좋은 결실이 있는 겁니다.”

“낮에 사우나 가는 직원 없다”

그래서인지 그는 항상 웃는 얼굴이다. 이런 그의 영업철학은 직원들의 화합을 존중하는 것에서도 드러난다. 주류회사는 영업과 마케팅이 강한 조직이다 보니 조직문화도 거칠 수밖에 없다. 또한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아 사소한 일에도 신경질적으로 변하기 일쑤다. 그는 그런 직원들의 마음을 이해해 일 외적인 문제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낮부터 반주로 술을 먹어도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고,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어떤 대화가 오가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두산주류BG가 자유로움과 도전을 추구하는 기업문화를 갖게 된 것은 이러한 김사장의 경영철학 덕분이다. 고객을 제일로 생각하는 회사인 만큼 직원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회사 내 분위기를 자유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 또 하루하루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도전 정신을 심어주는 일에 소홀해서도 안 된다. 술을 거의 매일 마셔야 하는 직업에 종사하면서도 낮에 사우나에서 시간을 보내는 직원이 없다고 자랑하는 걸 보니 탄탄한 결속력을 엿볼 수 있다.

호방하고 터프한 영업을 강조하는 김사장이지만 의외로 섬세한 일면도 갖고 있다. 얼마 전 대단한 성과를 거두었던 ‘바이러스 마케팅’은 그의 예민한 마케팅 능력을 보여주는 일례다. 바이러스 마케팅이란 인터넷 마케팅의 새로운 기법 중 하나로 온라인 매체를 타고 개인용 컴퓨터로 옮겨 다니는 컴퓨터 바이러스처럼 전파력이 강한 마케팅 기법이다. 대중매체를 통해 다수에게 무차별로 전해지는 기존 마케팅과 달리 한 번 이용해 본 소비자가 주위 사람들에게 직접 전파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기하급수적인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사장은 산 소주의 주요 수요층인 20∼30대 네티즌을 대상으로 인터넷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인터넷 영화 ‘다찌마와 리’와 ‘산대리’ 두 편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메일을 발송하는 방법으로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소주포털도 개설할 계획

그는 소비자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산 소주를 애용하기를 바라고 있다. 두산주류BG의 수익 때문만은 아니다.

“아무래도 한 제품이 시장을 독점하면 폐해가 심합니다. 이 폐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갑니다. 과거에는 주류도매상들이 독점 회사의 물건을 하나라도 더 받으려고 끼워팔기 등 변칙 거래를 해도 눈감아줘야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독점회사가 잘 안팔리는 제품을 팔기 위해 거래를 강요하는 거지요.”

에티켓과 상식의 종합예술이라고 불리는 와인의 올바른 보급을 위해 와인포털사이트(www.wine.co.kr)를 운영하는 것도 김사장의 마케팅 능력을 엿보게 한다. 현재 보유중인 도메인(www.soju.co.kr)을 활용해 소주포털사이트도 개설할 계획이다.

두산에 입사해 주류 외길 인생을 달려온 김대중 사장. 술과 함께 살아온 나날이 행복하다고 단언하는 김사장은 술 속에 인생이 있고 그 주위에 좋은 만남과 웃음, 애환이 있어서 더욱 애착이 간다고 한다. 그런 술을 만들어 보급하는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으니 자신을 “행복의 메신저라고 불러도 좋지 않으냐”며 웃는다.

‘강한 마케팅과 강한 영업’으로 산 소주를 리딩브랜드로 키우는 것이 꿈이자 계획이라는 김대중 사장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소주를 너무 많이 마시게 하면 욕 먹지 않겠습니까.

“하하, 물론 과음해서는 안 되겠죠. 건강을 위해서…. 하지만 우리 산은 숙취가 없으니 마음놓고 마셔도 됩니다.”

신동아 2001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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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석 < CEO 전문리포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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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시장에 돌풍 일으킨 터프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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