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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해부|호남 4대 명문고 정·관계 인맥

청와대의 광주일고, 국세청의 광주고, 검찰의 목포고, 홍보의 전주고

  • 김당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청와대의 광주일고, 국세청의 광주고, 검찰의 목포고, 홍보의 전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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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가운데도 과거 정권에 비해 ‘희망’의 징표를 읽을 수 있는 뚜렷한 특징은 ‘고교 백화점’을 연상케 하는 ‘평준화’다. 전체적으로 동문이 2명~5명씩인 8개교를 제외한 나머지는 혼자뿐인 학교이고 그중에는 이름이 생소한 학교도 많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실업고 출신들이다.

서형래 정무1비서관(강경상고), 이상환 정무2비서관(성동공고) 등이 가정 형편 등을 이유로 실업고를 다니다 대학에 진학한 케이스다. 출범 초기에는 이강래 정무수석(대경상고), 이근경 정책1비서관(경기상고) 등 실업고 출신이 4명이나 되었다. 자수 성가형을 높이 평가하는 김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어찌 보면 광주일고를 수적으로 맞상대할 특정고 인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결속력 강한 ‘여고 인맥’이다. 놀랍게도 YS 시절까지는 청와대에 여성 비서관이 1명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박금옥 총무(인일여고)·신필균 시민사회(금란여고)·차영 문화관광(광주 경신여고)·이승희 여성정책(이화여고)·박선숙 공보기획비서관(창문여고) 등 5명이나 포진해 있다. 김대통령의 평생 동지인 이희호 여사(이화여고)까지를 포함하면 ‘여고 인맥’이 광주일고 인맥보다 더 센 셈이다.

●검찰 : 목포고 약진이 주목 대상

검사장 이상 법무부·검찰의 고위 간부 41명 가운데 현재 공석인 2명을 제외한 39명을 출신 고교별로 분류하면 경기고가 6명으로 가장 많고 경북고 5명, 목포고 4명, 대전고 3명, 부산고 2명 등이다. 고교의 소재 지역별로는 영남이 14명, 호남 11명, 서울 경기 10명, 충청 3명, 제주 1명 등이다. YS 시절(98년 2월)과 비교하면 출신 고교로는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경기고가 8명에서 6명으로 줄어든 것 말고는 이렇다 할 변동은 없다. 한편 출신 지역별로는 서울·경기가 2명, 충청이 3명, 영남이 2명 줄어든 반면에 호남은 4명, 기타 지역은 1명 늘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당초 정권교체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예상됐던 것을 감안하면 외형상 크게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물론 서열과 내부 평가를 무시할 수 없는 검찰 인사의 성격을 고려하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구체적인 인사 내용을 보면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

특히 목포고의 약진은 주목할 만하다. 현재 목포고 출신으로 검사장급 이상은 신승남 대검차장과 김학재 대전지검장, 정충수 법무부법무실장, 김규섭 대검공판송무부장 등 4명이다. 또 주요 보직 간부로는 임양운·박영관 검사가 서울지검의 특수수사를 총괄하는 3차장과 검찰 인사 및 예산에 대한 실무 책임자인 검찰1과장을 맡고 있다. DJ 정부 초기에 박상천 법무장관·김태정 검찰총장·박주선 대통령법무비서관 등 ‘광주고 3인방’이 검찰을 주도했던 것에 견주면 주시할 만한 약진이다.

이에 비해 광주일고·광주고·전주고 출신 검사장은 김대웅 대검중수부장·조규정 부산고검차장·채수철 대전고검차장 등 각각 1명씩뿐이다. 이밖에 검사장 이하 주요 보직 간부 가운데 광주고 출신은 명동성 목포지청장·이정희 법무부조사과장·이충호 여주지청장 등이, 광주일고 출신은 강충식 순천지청장·문성우 서울지검형사7부장·박철준 대검공안2과장 등이 있다.

●경찰 : ‘종합선물세트’처럼 다양

경찰 고위간부들의 출신고교는 ‘종합선물세트’라고 할 만큼 다양하다. 현재 경찰청장(치안총감)을 포함한 치안감급 이상 경찰 간부 24명의 출신고는 무려 21곳이나 된다. 부산고와 부산사범고, 성남고 출신이 2명씩 있을 뿐 나머지 18명의 출신고는 모두 다르다. 요즘 잘 나간다는 이른바 MK(목포-광주고) 가운데 광주고 출신은 아예 없고 목포고 출신이 1명 있을 뿐이다. 출신 지역별로 분류해 봐도 24명의 경찰 간부 가운데 영남출신이 9명(37.5%)으로 가장 많고 호남 출신 5명(20.8%), 서울·경기 출신 6명(25%), 충청 출신 4명(16.7%) 등이다.

경무관 이상 경찰 간부로 확대해도 YS 정부 말기 영남지역 출신 30명, 호남 출신 12명이던 것이 98년초 인사에서 각각 25명과 14명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현 정부 출범후 일부 비판과는 달리 ‘호남 독식’의 폐해는 없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내용상으로는 정보 등 핵심 보직에 호남 인맥 등용이 두드러졌다. 이를테면 이무영 경찰청장(전주상고)은 호남 출신으로는 처음 서울청장에 오른 데 이어 치안총수로 기용되었다. 또 과거 정권에서 영남 인맥이 독차지했던 경찰청 정보국장에 이대길 치안감(광주사범), 성낙식 치안감(전주고) 등 호남 출신이 연거푸 임명된 것도 대표적 사례. DJ 정부 출범 초기에 청와대 경비를 맡은 101경비단장에 임명된 박금성 경무관(목포고)은 현재 경기청장으로 승진했다. 또 인사와 관련해 김세옥 전 경찰청장의 친동생인 김옥전 총경이 22특경대장에 임명돼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이무영 경찰청장 취임 이후 처음 단행된 지난 1월 총경급의 승진 인사에선 승진자 71명 중 지방경찰 몫을 뺀 중앙경찰 38명 가운데 37%인 14명이 호남 출신이고 나머지 24명 가운데 충청도 8명, 서울과 경기 7명, 영남 6명, 강원 출신 3명 등이었다. 이 때문에 경찰 내부에선 특정지역 편중인사라는 뒷얘기가 무성했다.

●군 : 특정고 인맥 없지만 호남 출신 약진

국방부와 군의 주요 지휘관 면면을 보면 특정 지역의 고교 출신이 인맥을 형성한 듯한 현상은 보이지 않는다. 국방부 차관보급 이상을 포함해 합참과 3군의 장관(將官)급 이상 장성 36명(합참 전략기획본부장과 공군참모차장은 공석)의 출신고 현황을 보면 특정고 출신은 광주고 2명, 광주일고 1명, 전주고 1명 등이다. 출신고의 소재 지역으로 분류해도 호남 지역 출신은 8명(22.2%)이다.

그러나 DJ 정부 출범 이후 호남 출신들은 군의 핵심 요직에 상당수 진출했다. 우선 현 정부 출범 직후 호남 장성으론 처음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된 김동신 예비역대장은 광주일고 출신이다. 군내 영향력이 막강한 기무사령관에는 전주고를 나온 이남신 중장이 임명됐다가 지난해 10월 대장 진급과 함께 야전군 핵심인 3군사령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그 자리를 전북 고창고 출신의 김필수 중장이 넘겨받았다. 김희중 특전사령관도 조대부고를 나왔다.

이밖에도 호남 출신 주요 보직자는 문일섭 국방부 획득실장(광주고), 조영길 합참의장(광주숭일고), 이수용 해군참모총장(광주일고) 등이 있다.

군 내부에서는 ‘호남 약진’이 고위 지휘관보다 영관급 장교나 준장·소장급 인사에서 두드러진다며 이런 추세로 2∼3년이 지나면 외형상으로도 호남 출신이 다른 지역보다 많아질 것이라는 말이 나돌기도 한다. 실제로 98년 10월에 단행된 장성인사에선 육군의 경우 준장 진급자 48명 중 호남과 충청 출신이 각각 14명이고 영남이 13명으로 나타나 인구편차나 임관된 수에 비해 ‘공동정권 출신 지역’이 우대받았다. 이는 지난해 10월의 준장 및 소장 진급 인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대해 수십년간 잘못된 인사 관행을 바로잡는 게 필요하며, 오히려 진급 때마다 동기생 중 선두주자를 달려온 이기현 공군작전사령관(여수고)이 지역 안배를 이유로 공군참모총장에 임명되지 못하고 옷을 벗은 건 명백한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부처 : 전통 경기고 파워 여전

전통적으로 경제부처는 수재가 많은 경기고 출신의 최대 집결지였다. 우선 재정경제부의 경우 과거 경제기획원과 재무부 그리고 재정경제원을 주도해왔던 경기고 출신이 다소 세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최대 계파를 형성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재경부의 경우 특정고교 출신들이 특별히 잘 나간다는 징후는 별로 없다. 장·차관과 1급, 본부 국장 등 19명 가운데 경기고가 이헌재 장관과 엄낙용 차관을 포함해 5명으로 가장 많고 경남·경북·용산고가 각 2명씩이다. 주무국장인 경제정책국장과 금융정책국장은 경기고 출신이다.

금융감독위는 광주고 출신인 이용근 금감위원장이 이헌재 장관의 후임을 맡아 호남인맥 약진이 두드러져 보이지만 고교 인맥으로 볼 때는 경기고 등 서울세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이정재 부위원장만 경북고 출신일 뿐 상임위원 2명과 기획행정실장·감독법규관 조정협력관이 모두 경기고 출신이다.

금융감독원은 실무 임원급(11명)과 3국6실의 실국장급 중 15명이 호남 인맥으로 분류돼 다른 부처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남세가 약진한 편이다. 이중 광주일고·광주고 출신은 8명. 금감원 내에선 최근 금융시장에서 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가면서 과거 정권 시절부터 호남인맥이 많이 포진했던 금감원 내 증감원 출신들이 각광을 받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한편 공정위는 국장급 이상 10명의 출신고교가 모두 다른 ‘10인 10색’이다. 이 중 특정고 출신은 광주고 1명, 전주고 1명 등이다.

기획예산처는 장관 이하 12명의 실국장급 중 특정고 출신으로는 진념 장관(전주고) 김경섭 예산총괄심의관(전주고), 임상규 경제예산심의관(광주일고) 등이 있다. 그러나 부처 내에선 과거 TK·PK 정권 시절 소외됐던 호남출신들이 뒤늦게 중용되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특히 핵심요직으로 꼽히는 예산실의 경우 그동안 호남 출신 실장은 전북 출신의 강현욱 의원이 거의 유일할 정도로 차별을 받아왔다는 것이다. 간부들 중에는 상대적으로 경북 출신이 여전히 우세하다.

산업자원부는 정치인 출신으로 광주고를 졸업한 박태영 장관 취임 이후 호남세의 약진이 가장 두드러진 경제부처 중 하나로 꼽힌다. 산자부는 본부 국장급 이상 20명 중에서 특정고 출신은 광주일고가 3명으로 가장 많고 광주고가 2명이다. 2년 전의 YS 때와 비교하면 국장 이상 간부 가운데 호남 출신은 3명에서 5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YS 시절에는 경남 5명, 경북 5명 등 영남세가 10명으로 호남세(3명)를 압도한 점에 견주면 영남 편중에서 어느 정도 균형을 잡은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비해 과거부터 호남 출신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농림부는 새 정부 들어 영남 출신이 다소 늘어나는 등 역차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세청 : 광주고 막강한 힘

국세청의 경우 안정남(安正男) 청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요직을 광주고 출신이 차지하고 있다. 손영래 조사국장과 작년말 부이사관으로 승진한 정민 조사1과장, 김용표 납세지원국장 등이 광주고 출신이다. 이밖에 안청장과 고시 동기로서 차기 청장감으로 거론되고 있는 김성호 서울청장(조선대 부속고)·봉태열 중부청장(광주 숭의고)이 광주지역 고등학교 출신들이다. 또 탈세 기업인들에게는 ‘염라대왕’으로 통하는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은 전주고 출신이다.

역대로 국세청장에 호남 출신이 오르기는 처음이다. 국세청장으로 가는 징검다리인 조사국장도 과거 영남 정권 시절에는 호남 출신은 ‘꿈도 꿀 수 없던 자리’로 분류될 만큼 핵심 요직이다. 국세청 조사국장은 기업의 생여탈권을 쥐고 있는 세무조사를 총괄 지휘하는 사령탑이다. YS 시절까지 호남 출신은 한번도 이 자리를 맡아보지 못했지만 DJ 정부 들어서는 봉태열 현 중부청장에 이어 손국장까지 호남 출신이 연거푸 맡고 있다.

국세청은 역대로 TK 인맥이 두터웠다. 새 정부 출범 초기만 해도 국장급 이상 간부 11명 가운데 TK 출신이 4명으로 가장 많았고 출신 고교별로도 경북고(2명)가 ‘최다’였다. 이에 비해 특정고 출신은 광주고·광주일고·전주고가 각 1명씩이었다. 그에 견주면 지난 1년새만도 광주고는 놀라운 약진을 한 셈이다. 지난해 단행된 보광·한진 그룹 등을 대상으로 한 세무조사는 이들의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정원 : ‘통치권 보위’ 차원의 전진배치

국가정보원은 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변화를 겪은 곳이다. 조직 이름부터 안기부에서 국정원으로 바뀔 만큼 인사 ‘물갈이’를 넘어서 조직의 틀을 개편하는 ‘판갈이’가 이뤄졌다. 그만큼 국정원 내 핵심 인맥들의 교체가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YS 정권 하에서 인사 총무 국내정보 파트 등 요직을 장악했던 ‘김현철 사단’과 고려대 인맥 중 상당수가 97년 대통령선거 과정에 이른바 ‘북풍사건’에 관련돼 옷을 벗으면서 거의 모두 퇴진했고 그 자리에 그동안 국정원내 핵심 부서에는 접근도 못했던 호남 출신 인맥들이 이른바 ‘통치권 보위’ 차원에서 전진 배치되었다.

DJ 정부 초기 나종일 1차장(해외담당), 신건 2차장(국내담당), 이강래 기조실장 등 전북 출신 인사들이 국정원 내 구조조정을 담당하면서 전북 출신, 그중에서도 신건 차장을 주축으로 한 전주고 인맥이 대거 부상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한때 국정원 내에서 전남 출신에 비해 전북 출신들이 부각하는 현상을 ‘신북풍’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지금은 임동원 원장, 권진호 1차장, 엄익준 2차장, 최규백 기조실장 등 국정원 수뇌부 가운데 엄익준 국내담당 차장이 전주고 출신이다. 인사 및 예산 업무를 관장하는 최규백 실장은 전남 강진 출신으로 국립 체신고를 졸업했다.

과거 정권 국무회의는 경북·경남고 동문회

정권 교체는 고위 공직자들의 출신지 분포도를 바꾸어 놓았다. 과거 정권까지의 출신지 분포가 ‘영남 편중’이었다면 새 정부 들어서는 영남 출신이 줄어들고 호남 출신이 상대적으로 늘어났다. 그에 상응해 고위 공직자의 출신고교 분포도 달라져 5·6공 때 고위직을 독점해온 경북고·부산고 출신과 YS 정권에서 실세 그룹을 형성해온 경남고·경복고 출신의 비중은 축소됐고 광주일고·광주고·목포고·전주고 출신의 비중은 다소 커졌다.

이처럼 출신 지역 및 출신 고교별 고위 공직자의 분포가 달라진 사실을 놓고 여야·지역별 시각은 천양지차다. 야당은 ‘지역편중 인사’라고 비판하고 있고 여당은 ‘과거 정권의 편중인사 시정’이라는 반론을 펴고 있다. 문제는 특정고교 출신들이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관계를 은연중에 맺고 배타적 영역을 형성하는가에 있다.

실제로 5·6공 시절에는 “경북고 출신은 전화 한 통으로 민원을 다 해결한다”는 말이 유행했고, YS 정권 때는 “경남고 출신이면 안 통하는 데가 없다”는 말이 있었듯이 특정고교의 위세는 대단했다. 특히 대통령을 배출한 경북고(전두환 노태우)·경남고(YS)의 위세는 가히 하늘을 찌를 만한 것이었다. 6공 정권 중반기였던 90년의 경우 노태우 대통령을 필두로 안기부장 육군참모총장 치안본부장 국세청장 등 당시 실세들이 죄다 경북고 출신 선후배였다. 5·6공 시절 경북고 출신은 동문 기수별로 열거해야 할 정도로 요직을 독차지했다.

▲25기 박준규(국회의장) ▲32기 노태우(제13대 대통령) 김윤환(민자당 사무총장) 정소영(농수산부 장관) 정춘택(산업은행 총재) 정호용(내무부 장관) ▲33기 박우병(국회의원) 서동권(검찰총장·안기부장) ▲34기 김만제(경제기획원 장관) 김우현(치안본부장) 박희도(육군참모총장) 이영창(치안본부장) 최세창(국방부 장관) ▲35기 권병식(수도방위사령관) 오한구(국회의원) 이종구(육군참모총장) ▲37기 문희갑(국회의원) 정해창(법무부 장관) ▲38기 서영택(국세청장) ▲39기 사공일(재무부 장관) ▲40기 서완수(특전사령관) ▲41기 박철언(정무1장관)… 이쯤되면 동문만으로도 국무회의와 전군 지휘관회의를 열 수 있을 정도이다.

YS 정부에서도 집권 중반기였던 95년 8월 당시 법무장관,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육군참모총장, 청와대 경호실장, 경제수석 등 실세들이 모두 경남고 출신 선후배였다. 김기춘·안우만 법무부장관-김기수 검찰총장-배재욱 사정비서관이 경남고 동문이었다. 또 박일룡 경찰청장·안기부 차장과 정형근 안기부차장이 대통령의 동문이었다. 이쯤되면 관계기관대책회의가 곧 동문회고 동문회가 관계기관대책회의였던 셈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또 어떤가. DJ의 경고 발언대로 아직 그런 폐단은 나타나지 않고 있을지 몰라도 특정 부처 및 분야에서는 “○○고가 뭉치고 있다”느니 “○○고 출신이 약진하고 있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이미 그런 사례와 그로 인한 폐단은 몇차례 감지되었다.

DJ와 임기를 함께 할 것으로까지 점쳐졌던 천용택 국정원장이 낙마한 배경을 인사 갈등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물론 천원장 경질의 직접 배경은 민감한 정치자금과 관련된 치명적인 설화(舌禍)였다. 그러나 한번의 실수를 동교동계 일부에서 경질 쪽으로 몰아간 데는 신주류인 그가 국방장관-국정원장 재임중 주류 동교동계의 일부 인사청탁을 냉정하게 거절한 데 대한 응보(應報)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동교동계 일부에서 그의 사표 수리를 적극 건의한 데서 연유한 시각이다.

천원장은 목포 문태고 출신이지만 국방부장관 시절 목포상고 출신에 대한 장성 진급 청탁을 거절한 데 이어 국정원장 재임중에도 인사 청탁자에게는 오히려 불이익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원장은 지난해 8월 감찰실의 직원 비위 내사에 대해 조직적 항명 조짐을 보인 최아무개씨(2급) 등 목포상고 출신 직원들을 대기 발령하거나 인사 조치한 바 있다. 민주당 권노갑 고문의 목포상고 후배인 최아무개씨는 권고문이 야당 시절 오래 전부터 드러내놓고 가깝게 지내올 만큼 배짱이 두둑하고 보스 기질도 있어 목포 출신 안기부 직원들의 맏형으로 통했다. 그 덕분에 천원장은 목포상고 동문들 사이에서 ‘목상(木商) 킬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였다.

DJ정부 K1·K2의 신경전

이른바 K1과 K2의 미묘한 갈등도 호사가들에게는 좋은 ‘안주거리’이다. YS 정부 시절에 만들어진 K1·K2라는 용어는 YS 차남 현철씨의 모교인 경복고 출신들이 득세함에 따라 경기고를 K1, 경복고를 K2로 부른 데서 비롯되었다. 그런데 DJ 정부에서는 광주일고가 K1이면 광주고가 K2라는 것이다. DJ 정부 출범 초기에는 K2가 전주고와 함께 두각을 나타내는 바람에 ‘호남 제일 명문고’라는 자부심이 강한 K1 출신들과 미묘한 갈등을 빚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박상천 법무장관-김태정 검찰총장-박주선 법무비서관으로 이어지는 ‘K2 3인방’의 존재는 사정을 관장하는 핵심 요직이라는 점 때문에 두고두고 야당뿐만 아니라 언론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옷로비 의혹 사건이 꼬이게 된 것도 이들이 동문이라는 데 있었다. 광주고 출신으로 부산에서 태어난 김태정 총장은 YS가 임명한 사람이지만 처음부터 박상천 의원이 장관 자리를 포기하거나 YS 시절에도 ‘잘 나가던 검사’였던 박주선 비서관을 법무비서관에 기용하지 않았더라면 화를 자초하지 않았을 것이다. 잘못 끼운 첫 단추였던 셈이다.

지난 1월 신광옥 대검 중수부장(사시 12회)이 신설된 민정수석에 기용되고 김대웅 강력부장(사시 13회)이 중수부장에 임명된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두 사람 모두 검찰 내에서는 요직을 두루 거친 특수수사통이라는 점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광주일고 선후배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신광옥 검사장의 청와대 입성으로 또 다시 검찰의 중립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마당에 사정을 관장하는 민정수석과 교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후임 중수부장에 동문 후배를 앉힘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김대통령과 청와대 내에서도 이와 같은 폐단과 그로 인한 국정 운용의 부담에 대해 심각히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특히 DJ 정권 내부에서도 새 정부 출범 후 처음 치를 98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의 패배 원인이 인사편중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논란이 있었으나 ‘정면 돌파론’이 우세했다는 것이다.

당시 이들이 내세운 논리는 전 정권과의 단절론이었다. 즉 IMF 체제에서 이미 국가 경영에 실패한 정권으로 낙인 찍힌 정부에 참여했던 인사들을 기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또 소수파 정권의 한계를 극복해 개혁을 추진하고 국가를 경영하려면 주체세력을 형성할 수밖에 없는데 지역 안배에 머무르면 개혁의 추진력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사실 당시로서는 정권 핵심들 사이에서도 경제 위기를 해결하지 못하면 DJ 정권은 실패한다는 위기감이 팽배했기 때문에 위기 극복과 개혁 추진을 위한 주체세력 형성을 먼저 풀어야 할 과제로 보았었다. 거기다가 50년 만에 여야 정권교체가 이뤄진 마당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명분론과 개혁 주체세력의 책임론이 가세해 ‘기득권 세력’으로 대비되는 영남 인맥을 가로지르는 수밖에 없었으나 문제는 지역감정의 함정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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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당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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