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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협약 둘러싼 산자부·환경부 외교부 불협화음

3人3色 정책이 경제 쇼크 부른다

  • 이상훈 환경운동연합 부설 에너지대안센터 사무국장 leesh@kfem.or.kr

기후변화협약 둘러싼 산자부·환경부 외교부 불협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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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말, 각 부처의 기후변화협약 관련 공무원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일이 여의도에서 벌어졌다. 국회의원들이 느닷없이 기후변화 대책 관련법의 입법을 발의하고 나섰기 때문. 12월21일 이정일 의원 등 20명의 여야 의원들이 ‘지구온난화방지대책에대한법률안’을 제출한 데 이어, 같은달 27일에는 이호웅 의원 등 23명의 여야 의원들이 거의 유사한 내용의 ‘지구온난화가스저감대책법안’을 국회 환경노동위에 제안했다.

사전에 이러한 내용을 전혀 알고 있지 못했던 행정부처 공무원들로서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일 수밖에 없었다. 기후변화 종합대책을 총괄 수립하는 국무조정실 산업심의관실, 온실가스 배출의 93%가 넘는 에너지·산업공정 분야를 담당하는 산자부 자원정책과, 기후변화협약과 관련된 외교협상을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외교부 환경심의관실 담당자들은 갑자기 벌어진 ‘입법사태’의 진의를 파악하느라 분주해졌다.

반면 환경부 지구환경과의 분위기는 이와 정반대였다. 의원들의 입법 발의가 오히려 반가운 일이었던 것. 사실 제출된 두 개의 법률안은 1999년부터 환경부가 일본의 ‘지구온난화대책추진법’을 본따 정부입법을 추진하던 ‘지구온난화방지대책법’과 유사한 골격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환경부는 산자부 등 관련부처의 반발에 부딪혀 눈물을 머금고 ‘지구온난화방지대책법’의 추진을 보류했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상황파악에 나선 국무조정실과 산자부는 거의 동시에 제안된 지구온난화방지대책관련 법안들이 사실상 ‘의원 발의의 형식을 빌린 환경부 입법안’이라고 보았다. 향후 기후변화 대책 추진과정에서 환경부의 권한을 크게 강화하는 자체 입법안의 제정이 관련 부처 반발로 힘들어지자, 환경부가 자신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민주당 의원 중심의 국회환경포럼, 한나라당 의원이 다수인 환경경제연구회 등의 연구회를 통해 우회하는 방식을 취했다고 여긴 것이다. 두 개 법률안의 극히 일부분을 제외하곤 골격과 내용이 거의 일치할 뿐 아니라 예전의 환경부 안과 상당부분 유사하다는 점 등이 이런 추측을 낳았다.

환경부 지구환경과에서도 의원들이 제출한 법률안이 환경부 안을 기초로 했음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환경경제연구회 측 역시 기후변화협약 대책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온실가스 감축 의지가 강한 환경부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환경부의 손을 들어주는 입법안을 냈다고 말한다.



놀란 가슴을 진정한 관련부처에서는 순식간에 제출된 법안에 대해 다양한 부정적 견해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지구온난화방지대책에 관한 국가, 지방자치단체, 사업자 및 국민의 책무를 명확히 하고, 지구온난화종합대책추진 및 국제협력 증진에 관한 사항 등을 정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대책법안의 제안 취지와 주요골자는 일견 무난해 보인다.

그러나 관련부처들의 심기를 거스른 것은 바로 이 대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주체가 환경부로 명시돼 있다는 사실이었다. 국무총리를 위원장, 환경부 장관을 부위원장으로 하는 대통령 소속 지구온난화방지대책위원회의 설치, 환경부 장관 소속 실무기획단 설치, 환경부 장관이 관리하는 지구온난화대책추진기금 신설 등은 물론 온실가스 배출억제 조치의 상당부분도 환경부가 담당하는 것으로 법률안은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이호웅 의원 안은 종합대책의 수립 주체도 환경부 장관으로 명시했다. 이러한 체제는 지금까지의 기후변화협약 대응체제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새로운 대응체제가 도입되면 현재 기후변화협약 대책의 총괄·조정을 맡고 있는 국무조정실과 국내 저감대책을 주도하는 산자부, 국제협상을 담당하는 외교부를 축으로 하는 기후변화협약대책위원회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다. 당연히 산자부와 외교부는 ‘온실가스배출억제조치 도입은 부적절하다, 기존 대책위원회와 업무가 중복되고 혼선의 우려가 있다, 부처간 업무 조정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대책법안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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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환경운동연합 부설 에너지대안센터 사무국장 leesh@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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