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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 치료 秘方은 없었다

‘기적의 면역약침요법’ 논란의 진실

  •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말기암 치료 秘方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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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사연과 K한의원 P원장과의 ‘불편한 관계’가 빚어진 때는 지난 4월. P원장의 저서 등을 통해 면역약침요법의 독특함에 관심을 갖게 된 암사연 조대표는 지난 2∼4월 P원장과 두 차례 면담을 갖고 그에게 암사연을 통한 폐암환자 공개치료를 제의했다. 객관적인 검증작업을 거치면 좀더 많은 암환자에게 치료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P원장도 이에 동의했다. 그러나 공개치료 성사에 임박해 P원장이 자신의 한의원에서 치료받은 일부 암환자에게 ‘암사연 회원으로 가입한 뒤 K한의원에 우호적인 투병일지를 암사연 사이트에 게재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공개치료는 이내 무산됐다.

“공개치료가 무산된 후 P원장에게 말기암 완치 사례를 제시해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많은 말기암 환자를 고쳤다던 그는 단 한 건의 완치 사례도 내놓지 못했다.”(조대표)

암사연이 제시한 말기암의 정의는 병기(病期) 4기로서 다른 장기에까지 암세포가 전이됐거나 암이 재발한 경우(통상 M1환자로 지칭)로, ‘완치’ 기준은 발병 후 5년 이상 생존한 때를 말한다. 이는 통상 양방에서 말하는 완치의 개념과 동일한 것이다. 암사연이 이같이 엄격한 ‘잣대’를 들고나온 건 말기암의 경우 증상이 다소 호전될 수는 있어도 완치는 지극히 어려운 치료현실 때문이다.

이후 K한의원에 대한 민원성 제보까지 잇따르자 면역약침요법의 치료효과에 의구심을 가진 암사연은 자체 조사에 나선 끝에 지난 7월18일 이 요법의 허구성을 폭로하는 ‘호소문’을 자체 홈페이지(www.ilovecancer.org)에 공개했다. 이어 같은 달 20일과 22일 대검찰청과 서울지방경찰청에 진상을 규명해달라는 진정서를 각각 접수시켰다.



이에 대해 조대표는 “암환자 치료에 전념하는 다른 한방의료기관이나 대체의학적 노력을 폄훼할 의도는 전혀 없다”며 “오직 근거가 박약한 치료법의 실상을 암환자들에게 알리고 객관적인 검증을 거치자는 게 진정서를 낸 취지”라고 밝혔다.

암사연이 전격 공개한 호소문은 59쪽 분량의 장문. 초점은 P원장이 과연 말기암 환자를 완치시켰는지 여부에 맞춰져 있다. 즉 P원장이 진료한 환자 중 ‘5년 생존율’ 기간을 넘은 환자(완치 환자)는 전무하다, 이렇게 완치 사례가 없음에도 P원장은 면역약침요법을 세계 최고의 암치료법이라고 과장해 많은 말기암 환자들을 현혹하며 진료해왔다, 때문에 투병중인 암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기회마저 잃었다는 것 등이 핵심내용이다. 암사연은 그 근거로 자체 수집한 K한의원 관련제보들을 진정서에 첨부했다.

“호소문 내용에 거짓이 있다면 모든 법적·도덕적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할 만큼 자신감을 내비치는 암사연의 이런 충격적인 폭로는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암사연 주장이 잘못됐다면 P원장에 대한 명예훼손 시비까지 불거질 수 있는, 결코 가볍지 않은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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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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