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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리포트

미국은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행동하라

9·11테러 1년

  • 정리·성문홍 동아일보 논설위원 songmh@donga.com

미국은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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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사태와 부시행정부가 선포한 테러와의 전쟁은 향후 세계정치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러나 그 영향은 기본적으로 서구 중심적인 국제질서를 강화하고 강대국 사이의 결속을 더욱 굳히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1990년대의 국제정치가 성취한 가장 중요한 업적은 강대국들 사이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협력적인 관계가 유지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냉전시절의 양극체제는 세계의 지정학적 구도에 별다른 충격을 주지 않은 채 미국의 일극 체제로 바뀌었다.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는 부시 행정부의 연합 전략도 이같은 협력관계 구도를 강화하는 데에 기반을 두고 있다.

유럽과 일본 미국이 이같은 질서의 핵심이다. 만약 러시아가 서구에 좀더 가깝게 접근한다면 국제사회에는 강대국들이 동맹적 파트너십과 협력적 안보관계로 서로 긴밀하게 엮어진 ‘의미 있는 실체(critical mass)’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중국까지 국제체제로 통합하는 전략적 궤도를 따라준다면, 앞으로 상당 기간 강대국들은 세력 균형을 이루고 안보 라이벌 관계가 아니라 포용(engagement)과 조화(accommodation)가 지배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다.

일방주의에서 실용주의로

9·11테러 사태가 부른 일차적인 여파로 부시 행정부가 중도적인 외교정책을 지향하게 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애초에 부시 행정부 내에는 국제질서와 미국의 리더십에 관한 다양한 철학이 불편하게 공존하고 있었다. 동맹과 다자간 협력, 상호 이득이 되는 법칙과 제도를 강조하는 실용주의적 접근방법이 한 갈래였고, 군사적 우위와 선별적인 포용, 미국의 독자 행동에 무게를 두는 일방주의적 접근방법이 다른 한 갈래였다.



집권 후 최초 6개월 동안 부시 행정부는 강경하고 일방주의적 성향에 치우친 모습을 보였다. 미국은 일련의 국제조약과 협정을 거부했고, 미사일방어체제 구축을 천명했으며, 일방적으로 ABM조약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은 미국이 테러리즘에 대항하기 위한 세계적 연대를 구축할 필요가 생기면서 완연히 달라졌다.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다른 강대국과의 협조체제가 과거보다 훨씬 절실해졌다. 따라서 초기의 일방주의는 더 이상 유지하기가 어렵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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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성문홍 동아일보 논설위원 songm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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