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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김선겸의 낯선 땅, 낯선 사람 (4)

지구에서 外界를 만나다

영화 ‘스타워즈’ 촬영지 터키 카파도키아

  • 여행작가 김선겸

지구에서 外界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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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外界를 만나다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카파도키아의 아름다운 풍경.

역사 속의 적지 않은 인연에도 불구하고 터키는 우리에게 낯선 나라였다. 2002년 월드컵에서 꽃핀 ‘형제 나라‘의 이미지가 아니었다면 앞으로도 한동안 그랬을 뻔한 나라다. 유럽과 아시아가 만나는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한 까닭에 히타이트, 그리스, 비잔틴, 오스만투르크 등 여러 주인이 거쳐간 이 땅의 역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새로 알게 된 터키의 모습은 무척 흥미롭다. 다양한 인종과 문명이 섞여 있는 터키에는 볼거리가 정말 많다. 그 중에서도 중부 아나톨리아 고원지대에 위치한 카파도키아는 그 특이한 비경이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아름답다. 화산 폭발로 형성된 수많은 암석들이 하늘을 향해 씩씩하게 솟아있고 형형색색의 지층이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카파도키아에 들어서면, 이곳에서 영화 ‘스타워즈1’을 촬영했다는 안내자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1271년 이곳을 방문했던 마르코 폴로는 ‘동방견문록’에서 카파도키아의 특이한 지형을 극찬하면서 이곳에 많은 기독교도들이 살고 있다고 소개했다.

▼ 수만명 규모 지하도시 옛 모습 그대로

카파도키아는 걸어서 돌아보기에는 너무 넓다. 지프를 렌트해 괴레메 야외박물관으로 향했다. 비잔틴시대의 교회가 밀집해 있는 야외박물관은 초기 기독교도들의 생활상과 종교 벽화를 엿볼 수 있는 곳. 암벽을 깎아내 만든 동굴교회 내부에는 예수의 생애를 그린 벽화와 각종 성화들이 아직도 그 색채가 뚜렷이 구별될 정도로 온전히 남아 있다. 부엌으로 이용하던 공간에는 당시의 그을음 자국이 선명하다.

카파도키아 곳곳에 널려있는 지하도시는 초기 기독교들의 아픈 상처를 그대로 보여준다. 기독교도들은 거친 박해를 피해 이곳에 몸을 숨겨 목숨과 신앙을 지켰다.



괴레메 야외박물관에서 차로 1시간 남짓 달려가 만난 카이마클리 지하도시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동시에 수만명이 모여 살 수 있는 규모라는 것. 지하 수십미터까지 파 내려간 동굴 내부에는 교회, 식당, 부엌, 우물, 화장실, 학교 등 인간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다. 평상시 바깥에서 살던 주민들은 적이 쳐들어오면 이 지하도시로 숨어들었다고 한다. 미로처럼 복잡한 내부구조, 한 순간에 통로를 막을 수 있도록 설치된 바위 등 외부의 침입에 대비한 수단들도 모두 옛 모습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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