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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市場이 모든 경제주체를 차별케 하라!

평등주의 함정에 빠진 한국경제 살리는 길

  • 글: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

市場이 모든 경제주체를 차별케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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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어버린 15년’. 한국경제가 장기 정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경제는 물론 사회 전 분야에 만연한 획일적 평등주의가 주요인이다. 1980년대 이후의 경제개혁이 정작 청산해야 할 ‘관치’는 그대로 껴안고 계승해야 할 ‘차별화’만 내다버린 결과다.
  • 시장이 주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차별화를 뿌리내려야 한다.
市場이 모든 경제주체를 차별케 하라!
최근 언론에선 우리 경제의 장기 성장정체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예컨대 우리 경제가 1995년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달성한 이후 8년이 지났는데도 지난해 말 여전히 1만달러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치자 이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고 1인당 소득 2만달러 달성을 위한 처방을 제시하느라 논의가 분분하다.

그러나 1인당 국민소득은 수요부문으로부터 지나치게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의 경쟁력 추이를 측정하는 지표로서 취약점이 많다는 게 이러한 논의의 맹점이다. 가령 해외수요의 증대에 따라 수출이 늘거나 국내 총수요 확대정책으로 소비나 투자가 확대될 경우 국민총생산이 증가한다. 그런데 이와 동시에 원화절상과 인플레가 진행됨으로써 사실상 기업 및 산업경쟁력이 향상되지 않더라도 달러표시 1인당 국민소득(명목)은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이 지표에만 의존할 경우 기업 또는 산업 경쟁력의 정체 및 회복시점에 대해 오판할 수 있고, 때문에 정체의 구체적 원인과 대책을 찾기 어렵다. 만일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것처럼 1995∼96년 전후를 경쟁력의 피크로 본다면 그 당시 우리나라의 기업 및 산업 정책에 어떠한 큰 변화가 있었기에 그 이후 정체기로 들어섰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이 시기에 우리 기업과 산업경쟁력에 뚜렷한 영향을 미칠 정책기조의 변화를 감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금의 논의는 경제를 걱정하게 하고, 성장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우는 방향으로 사회 분위기를 이끌 수는 있겠으나 정체의 근본 원인에 대한 규명을 오히려 어렵게 만들 우려가 있다.

[‘총요소 생산성’에 주목해야]



그렇다면 우리 경제의 장기 성장정체의 실상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 우선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서 지난 40여 년 간의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경로를 추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참조).

‘그림 1’을 보면 우리나라의 GDP 증가추세는 1987∼88년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즉 1960∼1987년의 28년간 추세치는 6.9%에서 8.8%로 높아진 반면 1988∼2002년의, 상대적으로 짧은 15년 간의 추세치는 4.9%로 크게 낮아졌다. 이와 같이 1987년 이후 장기추세선이 뚜렷하고 빠른 하락세를 보임과 동시에 경기순환의 고점과 저점도 일관되게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성장률도 2%대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 이후 경기가 반등한다 해도 5%대를 넘지 못하는 게 아닐까 우려된다. 앞으로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혹자는 “GDP 증가율의 장기추세 하락은 우리 경제의 성숙 혹은 선진화에 따른 자연스런 결과로서, 그렇게 우려할 필요도 없거니와 뾰족한 대책도 없다”는 논리를 펴기도 한다. 경제가 선진화 혹은 성숙할수록 요소자원 공급의 제약으로 GDP 증가율이 하락하는 경향이 나타나며, 그 대신 주어진 요소공급하에서 이른바 총요소 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의 증가를 통한 성장부분이 커지기 때문에 전체 GDP 증가율에는 그리 연연해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 주장의 약점은 1인당 GDP 4000∼5000달러에 이른 1980년대 후반, 혹은 백보 양보한다 해도 1인당 GDP 1만달러를 달성한 1995∼96년을 한국경제 선진화의 기점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자료를 검토해 보면 질적 성장 또한 장기 성장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市場이 모든 경제주체를 차별케 하라!

<b><그림 1> 1960년 이후의 GDP 증가율과 장기 추세선</b><br>1960~87년과 1988~2004년을 불리해 추세선을 추정했다. 매년 추세선의 기울기를 분석한 결과 1987~88년이 정점으로 나타났다. 2003년과 2004년 수치는 전망치.

총요소 생산성이란 국내총생산 증가에서 자본과 노동 투입에 의한 증가분을 차감한 부분이다. 즉 자원배분의 효율성 증가, 규모 및 범위의 경제와 같은 기술적 요인에 의한 생산증가, 기술혁신에 의한 생산성 증가와 같은 공급부문의 질적 성장에 의한 국내총생산의 증가분을 의미한다. 경제가 선진화된다고 하는 것은 바로 이 총요소 생산성의 증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국민경제의 질적 성장 여부를 확인하려면 총요소 생산성 증가 추이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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