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호

욕지도의 부표

  • 입력2003-09-29 17: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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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지도의 부표

    일러스트·한철우

    한 자리만을 고집하는 생에는,섬 마을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고 있다

    그물같이 촘촘하고 질긴섬 마을 사람들의 생을 짊어지고 있다가라앉지도 떠돌아다니지도 못한다

    몸살 난 젖꼭지 물려 놓고도 보듬는내 어머니같이견디기 힘든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짊어진 짐이 힘에 부친 듯일몰에 젖은 그렁그렁한 눈망울 속엔갈매기 끼룩끼룩 날아간다



    섬 마을 파도보다짐이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죽어서도 살아 숨쉴 애간장이욕지도를 지키고 있다

    지우지 못해 끊지 못해파도를 가르는 뱃고동비릿한 풍경을 끌어안고 운다망연하게 바라보는 나는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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