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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6연패 神弓들이 수험생·취업 준비생에게 전하는 ‘특수 심리훈련법’

‘철심장’만들려면 ‘생각하는 기계’가 되라

  • 글: 김현미 동아일보 미디어출판팀 차장 khmzip@donga.com

올림픽 6연패 神弓들이 수험생·취업 준비생에게 전하는 ‘특수 심리훈련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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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종목의 선수일수록 반드시 ‘담력훈련’을 한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태릉선수촌을 벗어나 야구장에서 공개 훈련을 가진 이래 양궁 대표팀은 야구장, 경정장, 경륜장같이 관중이 몰리고 소음이 많으며 돌풍이 잦은 곳에서 실전 훈련을 해왔다. 올해도 아테네올림픽을 한 달 앞두고 야구장과 경륜장 두 곳에서 남녀 혼성대결, 남녀 성대결을 펼쳐 관중들에게 뜻밖의 볼거리를 선사하기도 했다. 이밖에 10m 하이다이빙, 전방 입소, 야간 행군, 공동묘지에서 노래 부르기 등 다양한 훈련법이 담력 키우기에 동원됐다.

신중한 박경모, 속전속결 장용호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과학적으로 입증된 개인별 맞춤 훈련을 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올림픽이 열리기까지 서울대 스포츠심리연구센터 홍길동 수석연구원(37)과 임태희 연구원(30)이 각각 남자, 여자팀을 전담했다.

심리기술훈련은 크게 이완기술, 심상기술(image training), 집중기술, 목표설정, 자화(self talking), 인지재구성 등의 전략과 기법이 있으나 무엇보다 선수 개인의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각 선수의 심리특성과 시합내용 분석이 우선돼야 한다. 이를 위해 성격검사, 심층면담, 비디오촬영, 심박수 측정, 뇌파 측정 등 모든 방법이 동원됐다.

“조준하고 슈팅할 때까지를 슈팅타임이라고 합니다. 그 시간이 1초도 안 걸리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5초 이상 걸리는 선수도 있습니다. 잔뜩 긴장하고 바라보는 관객 눈에 빨리빨리 쏘면 왠지 더 자신감이 있어 보이고 설령 실수를 하더라도 믿음직한 반면, 슈팅타임이 길면 답답하고 불안하죠. 그러나 짧다고 반드시 좋은 건 아닙니다. 선수마다 적정 슈팅타임이 있어요. 예를 들어 박경모 선수는 5.5초로 긴 편인데 2.5초까지 줄이려고 노력했고 반면 장용호 선수나 임동현 선수는 1.5초에서 2초 사이로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막상 선수들은 자신이 어떤 상황과 조건에서 10점을 쐈는지 정확히 모르고 감에 의존해 경기를 해왔습니다. 심리기술훈련은 관찰과 면담을 통해 각 선수가 지니고 있는 특성을 모두 끄집어내고, 수정할 부분을 정확히 꼬집어내는 것이죠.”(홍길동)



“박성현 선수는 리듬을 타고 쏠 때 10점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요. 릴리즈(슈팅시점)하고 나서 심박수가 100에서 109까지 올라갔다 다시 90대 초반 혹은 80대 후반으로 내려갑니다. 이때 슈팅하면 좋은 점수가 나오죠. 이 패턴이 아주 일정합니다. 리듬을 타려면 슈팅타임을 1.2초로 유지하라고 알려줍니다. 윤미진 선수는 의외로 약간 흥분된 상태에서 좋은 점수가 나오죠. 승부를 즐기는 스타일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시합에 들어가기 전에 템포가 빠른 음악을 들으며 기분을 고조시키도록 했습니다. 이성진 선수는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만큼 심박수의 기복이 심한 편이었습니다. 대신 호흡과 이완에 강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슈팅타임은 1.0초에도 못미칠 정도로 아주 짧은 편이죠. 이런 점을 감안해 감독께서 전략을 잘 세우셨어요. 드로잉 전에 깊은 호흡으로 이완한 뒤 일단 사선(射線)에 들어가면 빨리 쏘고 나오는 전략이었죠.”(임태희)

심리훈련 효과 입증

스포츠심리연구센터 연구진이 양궁 대표팀 선수들과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5월. 이때부터 각 선수의 특성을 파악하고 모든 대회 기록을 분석하는 작업에 들어가 9월부터 본격적인 심리기술훈련에 돌입했다.

당시 대표팀은 남녀 각각 8명으로 실업팀 소속 9명, 대학팀 2명, 고교생 5명으로 구성됐다. 16명의 실력은 이미 세계 최강. 2003년 7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는 개인전 금(윤미진), 은(박성현), 동(이현정)메달과 단체전 금메달을 땄고 남자는 은(임동현)과 단체전 금메달(장용호, 박경모, 임동현)을 따서 각각 3장의 올림픽 출전 티켓을 확보했다. 한 달 후 열린 프레올림픽에서는 남녀 모두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을 휩쓸었다.

하지만 이들 중 어느 누구도 이듬해 열릴 아테네올림픽 참가를 장담할 수 없었다.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다시 원점에서 출발해 ‘죽음의 라운드’라 불리는 4차례 국가대표 선발전과 3차례 평가전을 통과해야 한다. 서바이벌게임의 마지막 생존자는 남녀 각 3명. 올림픽이 열리기 3개월 전에 최종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선수들은 잠시도 방심할 틈이 없었다. 피 말리는 긴장상태가 수개월 지속되자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주저앉는 선수도 나왔다.

“평가전에서 특히 이성진 선수가 심리훈련 효과를 많이 보았습니다. 이 선수는 불안수준이 높은 편이어서 슈팅타임이 길어지면 실수할 확률이 높아요. 선발전에서 7위까지 떨어져 대표팀에서 탈락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3차전부터 슈팅 스타일을 속전형으로 바꿔 결국 3위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죠.”(임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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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현미 동아일보 미디어출판팀 차장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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