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호

연말정산, 올해부터 달라지는 것들

신용카드 공제받으려면 11월 안에 당겨 써라

  • 글: 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팀장 hans03@shinhan.com

    입력2004-11-24 14: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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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연말정산에선 교육비나 의료비 공제한도가 늘어나고 결혼이나 장례를 치르는 경우에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12월부터 신용카드 사용금액 공제 대상이 축소되는 것에도 유념해야 한다. 또 맞벌이 부부라면 세율이 높은 쪽에 소득공제를 신청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도 필요하다.
    연말정산, 올해부터 달라지는 것들

    장기주택구입자금 대출이자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가 올해부터 1000만원으로 늘어났다.

    연말정산은 직장인의 재테크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행사다. 연말정산은 한 해 소득에 대한 세금을 정확히 계산하는 절차로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상당한 절세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연말정산을 매년 반복되는 일회성 행사가 아닌 재테크의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살피고 챙기고 모으는’ 입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연말정산을 앞두고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지난해와 달라진 내용을 살피는 것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연말정산이지만 지난해 공제 내용이 그대로 적용된 적은 한 번도 없다. 항상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고 기존 규정이 바뀌는 만큼 달라진 내용들을 파악하면서 자신에게 해당하는 사항이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교해 달라진 내용이 적지 않다. 특히 6세 이하의 자녀를 둔 직장인에 대해 소득공제를 확대한 것이 눈에 띄며, 교육비나 의료비 등의 공제한도가 늘어났다. 결혼이나 장례, 이사를 하는 경우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규정도 새롭게 생겨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모든 근로소득자에게 적용되는 근로소득공제금액이 지난해에 비해 25만원 가량 올랐다. 근로소득 세액공제 금액도 50만원으로 5만원 늘어났다. 또, 월급을 받을 때 비과세로 인정되는 식대 금액이 매월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늘어나 그만큼 세금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부양가족 인적공제에서는 65세 이상 경로우대자에 대한 소득공제 금액을 더욱 세분해 65세 이상은 종전대로 1인당 100만원을 공제하고 70세 이상인 경우에는 1인당 150만원을 공제한다. 또, 여성근로자나 배우자 없는 남성근로자에게만 적용하던 6세 이하 자녀에 대한 양육비 공제를 올해부터는 모든 근로소득자에게 적용한다. 공제금액도 자녀 1인당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였다. 아울러 지난해까지는 자녀양육비 공제와 교육비 공제 가운데 하나만 신청할 수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중복 공제를 허용해 한 자녀에 대해 양육비와 교육비를 모두 공제받을 수 있게 되었다.



    교육비 지출에 대한 소득공제도 상향 조정되었다. 유치원 보육비 등 영·유아에 대한 교육비는 연간 200만원(종전 150만원), 대학생인 자녀나 형제자매에 대한 교육비는 연간 700만원(종전 500만원)으로 공제한도가 늘어났으며, 장애인에 대한 특수교육비는 공제한도가 없어져(종전 150만원) 지출 비용 전체를 공제받을 수 있다.

    의료비의 경우 본인 의료비에 대한 공제한도가 폐지돼 장애인, 경로우대자에 대한 의료비와 마찬가지로 무제한 공제된다. 다만, 의료비 공제는 연소득의 3%를 초과하여 지출한 부분에 대해서만 적용되므로 사전에 의료비 총액이 이 기준을 넘는지 따져봐야 한다. 참고로, 올해까지는 의료비를 신용카드로 지출한 경우 의료비 공제와 신용카드 공제를 모두 받을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의료비 공제를 받는 부분에 대해서는 신용카드 공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한편, 결혼·이사·장례비 공제제도가 신설되었다. 글자 그대로 근로자 본인이나 기본공제대상자(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형제자매)를 위해 지출한 결혼비용이나 장례비, 이사비용에 대해 각 사유당 100만원에 한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실제 지출된 비용과 관계없이 호적등본이나 부동산 계약서 등을 통해 해당 사실이 있었다는 것만 증명하면 공제가 가능해 영수증을 챙기는 수고도 덜게 됐다. 단, 소득공제의 요건이 총급여액 2500만원 이하의 근로자로 한정돼 있어 이보다 소득이 많은 사람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와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도 지난해와 비교해 일부 내용이 변경되었다. 집을 살 때 받은 장기주택구입자금 대출이자는 지난해까지 대출기간 10년 이상인 경우 600만원 한도로 소득공제됐으나 올해부터는 대출기간이 15년 이상(거치기간 3년 이하)으로 강화된 반면 공제한도는 1000만원으로 늘어났다.

    신용카드 사용금액 공제는 대상 카드 종류에 기명식 선불카드가 추가되었으며, 카드 종류에 관계없이 동일한 소득공제율이 적용된다. 즉, 총급여의 10%를 초과하는 카드사용 금액에 대해 20%(총급여액 20%와 500만원중 적은 금액)를 소득공제한다. 예를 들어 연소득이 4000만원인 근로자가 신용카드로 1500만원을 지출했다면 소득공제금액은 1100만원(1500만원-400만원)의 20%인 220만원이 된다.

    효과적인 연말정산을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맞벌이 부부처럼 부양가족이나 공동 지출비용에 대해 부부 모두 소득공제를 신청할 수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전략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된다. 원칙은 간단하다. 소득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에, 정확하게 말하면 소득규모가 달라 적용세율에 차이가 나는 경우에는 소득이 많아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쪽에서 소득공제를 신청하는 것이 유리하다.

    현재 연말정산 때 적용되는 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 9.9~39.6%의 4단계로 분류돼 있다. 이로 인해 100만원을 소득공제받을 경우 이를 누구 앞으로 신청하느냐에 따라 세금 환급효과는 9만9000~39만6000원까지 차이가 난다. 당연히 세율이 높은 쪽의 환급효과가 큰 만큼 소득이 많은 사람이 신청하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 소득차이가 크지 않아 동일한 세율이 적용되는 경우라면 고르게 분산하여 소득공제를 신청하는 편이 유리하다. 어느 한쪽에 몰아서 신청할 경우 과세표준이 낮아져 적용세율도 덩달아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형제가 공동으로 부양하는 부모님에 대한 부양가족 공제나 맞벌이 부부의 자녀에 대한 소득공제는 세금 환급효과를 따져본 다음 적절히 나눠서 신청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편, 신용카드를 사용할 경우 이왕이면 올해 11월까지 미리 당겨서 쓰는 것이 유리하다. 신용카드 공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1월까지의 카드 사용금액 중 총급여의 10%를 초과하는 금액을 대상으로 하는데 내년 연말정산부터는 총급여의 15% 초과분으로 대상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내년부터는 현금영수증에 대해서도 소득공제가 가능하도록 범위가 확대되는 대신 신용카드 공제 대상은 총급여의 10% 초과분에서 15% 초과분으로 줄어든다. 따라서 소득공제를 위해 일부러 신용카드 지출을 늘릴 필요는 없지만 머지않아 큰 금액을 지출할 예정이라면 금년도 신용카드 사용액에 포함되는 11월말 이전에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저축과 절세를 동시에

    연말정산 시기가 다가오면 소득공제가 되는 저축상품을 활용하는 방법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소득공제 항목이 대부분 비용지출에 대한 공제인 데 비해 소득공제 저축상품의 경우 저축한 부분에 대해 공제되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절세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소득공제가 가능한 저축상품은 장기주택마련저축과 연금저축이 대표적이다.

    먼저 가입기간 7년 이상인 장기주택마련저축은 매년 불입한 금액에 대해 40%(300만원 한도)를 소득금액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가령 연봉 3000만원인 직장인이 1년 동안 500만원을 불입했다면 이 중 40%인 2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고, 약 40만원(본인소득세율19.8%)의 세금을 줄이는 효과를 얻는다. 다만, 소득공제 대상이 세대주인 근로자로 한정되어 있으며, 무주택자거나 국민주택규모(약 25.7평) 이하의 1주택 소유자에 한해서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또한, 불입 한도가 분기당 300만원으로 정해져 있어 지금 새로 가입하는 경우 연말까지 300만원을 불입해 120만원만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연금저축은 연간 불입액의 100%, 240만원 한도 내에서 소득공제가 가능하며, 소득공제를 받기 위한 별도의 요건은 없다. 따라서 지금 새로 가입해 240만원 이상을 저축한다면 누구나 소득공제 한도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연금저축은 말 그대로 노후 대비용 연금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55세 이후에 연금 형태로만 돈을 찾을 수 있으며 그 전에 저축을 해지할 경우 상당한 세금을 추징당하게 된다. 따라서 연금저축은 소득공제 효과뿐만 아니라 노후대비를 위한 자산설계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밖에 지난 2000년 이전에 가입한 개인연금저축도 올해 180만원 이상을 저축하면 저축액의 40%인 72만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2000년 10월 이전에 가입한 청약부금도 연간 저축액의 40%인 96만원 한도 내에서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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