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륙을 질주하는 검은 말 후진타오 런즈추, 원쓰융 지음/임국웅 옮김2002년 11월 당 총서기, 2003년 10월 국가주석, 2004년 9월 군사위 주석을 물려받으면서 당·정·군을 장악해 명실상부한 중국 최고 지도자로 부상한 후진타오. 그는 공산당 고급 간부의 자식도, 어느 열사의 후손도 아니다. 하지만 이런 측면이 오히려 각 방면 인사들로 하여금 그를 쉽게 받아들이게 하는 조건이 됐다. 원로들을 존경했기에 누구도 그를 나쁘게 보지 않았고 정적(政敵)을 만들지도 않았다. 이런 조심스런 행로 끝에 후진타오는 거대 중국을 이끌어갈 확실한 지위를 얻는다. 이 책은 후진타오의 정치, 경제, 군사전략은 물론 마오쩌둥에서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로 이어지는 중국 권력층의 흐름, 앞으로 중국이 나아갈 방향 등을 알려주고 있다. 들녘/ 660쪽/ 2만3000원
별들의 들판 공지영 지음유학 시절 임수경의 방북 사건에 연루돼 귀국하지 못하고 망명자로 살아가는 남자(‘내게 강 같은 평화’), 광주항쟁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독일인 위르겐 힌츠페터(‘귓가에 남은 음성’), 동베를린 통과비자 때문에 헤어져야만 했던 한 가족(‘별들의 들판’)…. 386세대를 대표하는 여류소설가 공지영이 5년 만에 낸 소설집 ‘별들의 들판’은 그가 2002년 2월부터 1년간 베를린에 체류하면서 만난 교민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다루고 있다. 그는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사랑과 이상을 잃고 삶의 방향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의 삶을 그린다. 가슴을 파고드는 감각적인 문장은 자칫 ‘후일담 소설’로 흐르기 쉬운 그의 작품들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창비/ 264쪽/ 9000원
미국과 대량 학살의 시대 사만다 파워 지음/김보영 옮김아르메니아 학살, 나치의 홀로코스트, 캄보디아 사태, 이라크 학살, 보스니아 학살, 르완다 사태, 코소보 사태 등 20세기에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대량 학살을 다룬 책이다. 동시에 세계 경찰국임을 자처하는 미국이 자국의 이익과 관련이 없으면 대량학살을 방관함으로써 결국 이를 조장하고 말았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직접 발로 뛰어 수많은 학살 피해자를 취재하고 미 행정부와 CIA, 의회의 주요 인물 300여명을 인터뷰했다. 여기에 기밀문서들을 샅샅이 뒤져 집필한 이 책은 인권은 무시한 채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진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2003년 퓰리처상 수상작이다. 에코리브르/ 양장 960쪽/ 4만원
7080 이야기꽃이 피었습니다 남태제 지음‘7080’은 70년대와 80년대에 대학을 다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7080세대인 저자는 딱지치고 다방구하던 유년에서 독수리표 전축과 오디오에 열광하던 청소년기, 청계천 8가를 걷던 대학시절 등 정겨운 추억을 곱씹어 책을 엮어냈다. 그 시절의 곰살궂은 이야기들을 정감 있게 풀어낸 저자는 “7080에 대한 열정은 추억 속에서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꿈을 찾으려는 마음에서 나온 것 같다”고 말한다. 보온도시락, 반공포스터, 팽이, 이발소 전경, 통일호, 양복점, 소년지, 청량리 빽판, 아리랑성냥, 미루나무 언덕 등 낡은 앨범 속에나 있을 법한 사진들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자녀에게 부모 세대의 어린 시절을 들려주기에 좋다. 미디어윌/ 208쪽/ 9800원
TV가 콕 찍어준 초특급여행 MBC ‘토요일엔 떠나볼까?!’ 제작팀 지음2002년 가을, 여행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PD와 작가, 촬영감독이 모여 MBC ‘토요일엔 떠나볼까?!’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400여 여행지를 방송에 소개한 이들은 이중 최고의 여행지 52곳을 엄선하고, 방송에서 못다한 이야기와 더욱 업그레이드된 정보들을 모아 방송보다 생생한 여행서를 펴냈다. 당일, 1박2일, 2박3일 등 다양하게 여행일정을 짜준 것과 52곳의 여행지마다 ‘나 홀로 떠난다면’ ‘가족과 오붓한 여행을 하고 싶다면’ ‘연인과 달콤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등으로 나눠 평점을 실은 것이 이 책의 특징. 또 여행지를 촬영하면서 겪은 웃지못할 에피소드들을 담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사진도 풍부하게 수록돼 있다. 동아일보사/ 248쪽/ 1만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