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정가안테나

박근혜는 꽃놀이패 ‘원안 수정 없다’

‘세종시 논란’ 여권 차기주자들의 대권 셈법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

박근혜는 꽃놀이패 ‘원안 수정 없다’

2/4
친박 일부서 고개 드는 ‘출구전략’

박 전 대표 개인의 이미지 관리 차원뿐만 아니라 파국을 막기 위해서라도 퇴로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친이 내부에서도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간간이 새어나온다. 정부 수정안이 최종적으로 발표되기 전에 친이, 친박 간 교집합을 찾아야 한다는 현실론도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입장은 단호하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그의 ‘세종시 원안 사수(死守)’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가늠할 수 있는 일화가 있다. 한때 친박계의 좌장으로 인정받던 김무성 의원은 2009년 5월 ‘원내대표 추대론’ 파동과 몇 가지 일로 박 전 대표와 사이가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 김 의원이 박 전 대표의 ‘원안+α’발언이 나올 즈음에 “세종시 법안은 잘못된 것이므로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그 소식을 듣고 상당히 마음이 상했다고 한다. 이후 김 의원과 절친한 친박계 의원이 박 전 대표를 만나 “여러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화해 중재를 시도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그 문제는 나에게 맡겨달라”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은 “소위 말하는 세종시 출구전략이란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출구전략? 그것은 언론에서 만들어낸 말 아니냐. 한나라당이 다수 야당 시절에 법을 통과시킨 것이니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그것을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추진했던 정책’이라며 바꾸려 해선 안 된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가 끝나고 새로운 정권이 수정된 정책을 또다시 변경하려 들면 어떻게 되겠느냐. 또 이번에 정부 의지대로 세종시 원안이 수정되면, 혁신도시를 비롯한 균형발전정책 전반에 대대적인 손질이 가해질 것이 틀림없다.”



영남 출신 친박 중진 의원은 “세종시는 철학의 문제이기 때문에 박 전 대표가 입장을 바꿀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박 전 대표는 미디어법 파동 때 ‘말 바꾸기 시비’에 휘말린 바 있다. 당시 일각에서 ‘박근혜식 원칙론’에 의문을 품는 여론도 형성됐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더욱 원칙을 지킬 수밖에 없는 속사정도 있다.

박근혜는 꽃놀이패 ‘원안 수정 없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세종시 수정 논란 와중에 ‘지사직 사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세종시와 관련, 아직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왼쪽).

김문수, “가장 잘못된 말뚝, 세종시”

원칙의 문제뿐 아니라 ‘실리’를 따지더라도 후퇴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친박 내부에서 제기된다. 출신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다수 친박 의원도 지금 시점에서 출구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세종시 정국에서 박 전 대표가 이른바 ‘꽃놀이패’를 쥐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친박 의원 대다수는 ‘원안 수정이 무산되면 그 공은 고스란히 박 전 대표에게 돌아간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박 전 대표가 말한 ‘+α’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 ‘+α’라는 것은 9부2처2청 외에 다른 기관이 더 오거나 별도의 지원을 해달라는 요구가 아니라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짓는 데 필요한 인프라 구축과 부대효과를 의미한 것이기 때문이다.

친박 강경론자들은 만일 원안이 수정되더라도 대권의 캐스팅 보트를 쥔 충청권에서 박 전 대표의 입지가 흔들릴 부분은 없다고 파악하고 있다. 충청도민들이 만족할 만한 대안이 나오지 않아 지역민심이 들끓으면 원안 고수에 앞장섰던 박 전 대표의 주가가 올라가게 된다는 것. 이에 반해 적절한 대안이 나와 충청민이 수용하더라도 “그나마 박 전 대표가 노력했기에 가능했다”는 여론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박 전 대표가 “내가 아닌 충청도민과 국민을 설득하라”고 말했기 때문에 충청도민을 설득시킬 만한 묘안이 나온다면 받아들일 명분도 생긴다. 결국 똑같은 결과를 가상하더라도 대권주자들 사이의 셈법은 크게 다르다.

친이, 특히 이재오계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박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며 세종시 논란에 한 발을 담갔다. 김 지사는 2006년 경기도지사선거에서 ‘대(大)수도론’을 공약으로 제시한 이후 기회 있을 때마다 수도권의 경쟁력 강화를 주창하고 있다. 그는 2009년 11월25일 연세대 리더십센터가 주최한 리더십 특강에서 “세종시는 선거 포퓰리즘에서 비롯된 잘못 박힌 말뚝”이라고 규정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에 나서면서 캐스팅 보트를 쥔 충청도 표를 의식해 행정수도 이전을 약속한 것이란 주장이다.

김 지사는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면 충청도보다 낙후된 강원도 등 다른 지역에 행정중심도시를 세워야 했다. 당시 세종시 구상은 나눠 먹기의 대표적 사례며 국가경쟁력을 가로막는 말뚝”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2009년 9월에도 세종시 문제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은 말뚝 중 가장 잘못된 말뚝으로 지금이라도 그만두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가 이완구 당시 충남지사로부터 “대권 도전을 위한 사전 작업 같은데 조급해하거나 초조해하지 말라”는 핀잔을 공개적으로 듣기도 했다.

2/4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
목록 닫기

박근혜는 꽃놀이패 ‘원안 수정 없다’

댓글 창 닫기

2019/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