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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꽃놀이패 ‘원안 수정 없다’

‘세종시 논란’ 여권 차기주자들의 대권 셈법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

박근혜는 꽃놀이패 ‘원안 수정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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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조기 전대 가능성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여권 잠룡들의 이해관계가 이처럼 복잡하지만 어차피 세종시 대안이 나온 직후 한나라당에서는 차기 대권 전초전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바로 2, 3월 조기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 때문이다. 지금은 세종시와 4대강 사업 등 복잡한 현안들이 맞물려 당내 각 계파에서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조기 전대 이야기를 꺼내지 않고 있지만 새해를 맞으면서 핵심 현안으로 불거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계파를 초월해 당 쇄신에 앞장서고 있는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이 국회의 예산안 처리 등 연말 일정이 마무리되고 새해에 접어들면 조기 전대 개최를 포함한 쇄신론을 다시 점화시킬 태세다. 조기 전대 실시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친이 핵심에서 조기 전대에 부정적인 게 가장 큰 이유다. 현재 친이 진영에선 조기 전대가 열리더라도 마땅히 내세울 인물이 없다.

이재오 권익위원장이 지도부 재입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상황이 꼬여 있다. 7월에 실시될 서울 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선 비슷한 시기에 예정돼 있는 정기 전당대회를 피해 2월 조기 전대에서 당권을 잡아야 하는 속사정이 있다. 하지만 지난 9월에 취임한 현직을 5개월 만에 사퇴하고 당권에 도전하기에는 명분이 너무 약하다. 당권을 잡더라도 6·2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하는데 여기서 한나라당이 패할 경우 책임론에 휘말려 순식간에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까지는 정몽준 대표 체제로 가자는 의견이 친이 내부에서 많다.

다만 ‘박근혜 변수’가 남아 있다. 최근 들어 친박 진영에서는 “박 전 대표가 6·2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친박계 한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는 차기 대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선거”라며 “박 전 대표가 어떤 식으로든 선거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친박 의원 모임인 ‘여의포럼’의 정기회동에서도 박 전 대표의 지방선거 역할론이 꾸준히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박 전 대표가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하려면 하나의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당 지도부 재입성이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 전 대표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크고 작은 선거 때마다 당 지도부로부터 지원유세를 요청받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선거는 당의 책임 있는 분들이 맡아서 치러야 한다”는 논리로 거부해왔다. 특정한 당직을 맡고 있지 않은 자신이 나서는 것은 ‘원칙’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박 전 대표가 명분을 갖고 선거지원 유세에 나서려면 조기 전대를 통해 당권을 잡아야 한다. 지방선거 역할론을 주장하는 친박 의원들이 조기 전대에 적극성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박 전 대표가 직접 출마했을 경우의 당선 가능성이다. 현재 여권에는 현역 국회의원 기준으로 100여 명의 친이계와 60여 명의 친박계, 그 사이에 위치한 중립계가 공존한다. 대의원들을 움직이는 현역 국회의원 분포로만 보면 이재오 위원장이 출마하지 않고 다른 친이계 후보가 나오거나 친이의 지원을 받는 정 대표가 재출마해도 박 전 대표의 승산이 낮아 보인다.

월박, 주이야박, 그리고 복박

그러나 이는 오류가 많은 계산법이다. 무엇보다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서는 전당대회 현장 대의원 투표와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해 당선자를 뽑는다. 대중적 인기가 높은 박 전 대표가 출마를 강행하면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몰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다 전당대회에서 박 전 대표가 당권에 다시 도전하면 이른바 ‘월박’(越朴·친박으로 전향), ‘주이야박’(晝李夜朴·낮에는 친이 밤에는 친박), ‘복박’(復朴·친이로 넘어갔다가 다시 친박으로 전향) 의원들이 정체(?)를 드러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 전 대표는 조기 전대와 지방선거 역할론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공식석상에서는 물론이고 친박 의원들의 모임에 참석해서도 일부 의원들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면 굳은 표정으로 대답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박 전 대표의 평소 스타일을 감안해도 조기 전대 같은 정치모험에 앞장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세종시 변수’는 그런 박 전 대표의 원칙론을 허물 수 있다.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에 따른 민심의 흐름, 그리고 이와 연결돼 수많은 지방선거 출마자의 요구가 물밀 듯이 몰려올 경우 박 전 대표는 선택을 해야 한다. 2008년 18대 총선 공천 때처럼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며 결과에 불만을 표시하며 친박 무소속과 친박연대 후보들의 출마를 묵인하는 일은 반복할 수 없는 까닭이다. 이런 복잡한 상황을 한꺼번에 돌파하려면 본인이 직접 당권을 잡고 지방선거의 모든 책임을 지는 방법밖에 없다.

이회창, 충청 대변자 자임

여권 잠룡들이 세종시를 발판으로 대권고지를 탐색하고 있는 것과 달리 야권에선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을 각각 이끌고 있는 정세균 대표와 이회창 총재 외엔 세종시 문제에 본격적인 접근을 하지 않고 있다. 10·28 재·보선 승리로 탄력을 받은 정세균 대표는 ‘생활정치 속으로’를 표방하면서 세종시 여론을 듣기 위해 연일 현장을 찾고 있다. 이회창 총재는 이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 직후 자유선진당 의원들의 일괄 사퇴를 결의하는 등 충청의 대변자 역할을 자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세종시는 이미 여권 잠룡들의 무대가 돼 있어 야권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거의 없어 보인다.

신동아 2010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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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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