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5027 대체하는 ‘新연합작계 5012’ 논란

美 태평양사령부 관할이지만 한국군 고유 작계?

  • 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5027 대체하는 ‘新연합작계 5012’ 논란

2/4
5027 대체하는 ‘新연합작계 5012’ 논란

미군이 주도할 북한 대량살상무기(WMD) 제거 및 해병 강습 상륙작전 시나리오

전작권 전환과 연합사 해체에 대한 보수층의 불만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한국 국방부의 처지를 엿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포인트로, 새 작계를 ‘공동작계’로 규정할 것이냐 ‘연합작계’로 규정할 것이냐의 문제가 있다. 언뜻 비슷해 보이는 ‘공동(joint)’과 ‘연합(combined)’의 군사적 함의가 사뭇 다르기 때문.

기존의 5027은 연합사라는 하나의 사령부가 통합해 운용하는 연합작계였던 데 비해, 두 개의 사령부가 함께 운용하게 될 새 작계는 논리적으로 공동작계로 불러야 옳다. 실제로 한국 정부당국도 2006년 이래 새 작계를 공동작계로 불러왔다. 그러나 UFG를 계기로 국방부는 발표자료나 브리핑에서 ‘신연합작계’라는 새로운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언론에도 이 용어를 사용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연합작계가 공동작계라는 완전히 새로운 형식으로 바뀌는 게 아니라 새 연합작계로 업그레이드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자 하는 속내다.

아프간과 이라크의 경험

실제로 새 작계와 관련해 관계당국자들이 가장 먼저 강조하는 점이 “5027과 거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전작권 전환에 따라 지휘체계의 변화와 의사소통 방식 같은 계통상의 문제만이 다시 정리됐을 뿐, 작계의 내용 자체는 작성 작업을 직접 담당하는 이들을 제외하고는 군 관계자들도 쉽게 간파하지 못할 만큼 5027에서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는 새 작계가 5027에 비해 ‘대규모 지상전 발발 이전상황’을 더 면밀히 고려하고 있다는 평가가 흘러나온다. 개전 임박시점 혹은 초기에 항공전력이나 특수전 병력을 이용해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하고 평양 정권 수뇌부를 정밀타격하는 방안에 관한 부분이다. 흔히 미군 작계 5026의 내용으로 알려져 있던 방안의 상당 부분이 5012에 흡수됐고, 그 대부분을 미군 측이 주도하는 것으로 협상이 마무리됐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북한 지상군의 전면남하를 기준으로 5026과 5027로 나뉘어 있던 기존의 작계 구조가 새 작계에서는 5012 하나로 통합된 셈이다.



개전 초 정밀타격 시기와 전면지상전 이후를 분리해 사고하는 콘셉트는 걸프전 등 1990년대 미국이 수행한 전쟁의 양상을 그대로 상정한 것이다. 지상군 투입 이전에 결정적 승리를 확정한 당시의 경험은 한반도에서도 정밀타격만으로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이어졌고, 따라서 이들을 시계열적으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낳았던 것. 정밀타격을 해보고 그래도 끝나지 않으면 대규모 지상전을 시작한다는 식이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수행한 전쟁에서의 뼈저린 경험은 미국 국내에서 이러한 개념 분리가 적절치 않다는 논쟁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압도적인 정밀타격이 선행돼도 지상전력의 마무리 없이는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교훈이다. ‘임무완수’ 선언 이후에도 만만찮은 지상병력 희생이 줄짓고 있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렇게 놓고 보면 새 작계는 정밀타격과 지상전을 구분하는 그간의 콘셉트를 최소화하고 이를 하나의 전쟁으로 인식하는 새 개념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질 경우 지하진지 등을 장기간 구축해온 북한의 군사적 특성상 정밀타격만으로는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므로, 대규모 지상군을 조기에 혹은 동시에 투입해 상황을 끝내야 한다는 복안인 셈이다.

순서도 혹은 매뉴얼

한국 측 인사들이 “작계는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는 것에 비해, 미국 측 관계자들의 이야기는 사뭇 다르다. 한마디로 “5012는 한국군의 작계”라는 것이다. 작계의 개념설정이나 세부사항 작성 작업의 주도권을 모두 한국 측이 행사했고, 미군 측은 이를 함께 검토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분담 속에서 진행됐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새 작계에 미군의 체계를 준용해 명칭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도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새 작계의 얼개를 적용해 진행된 지난 UFG 훈련에서도 과정의 상당부분을 한국 측 지휘관이 맡고 미군 측은 이를 ‘지켜보는(observe)’ 역할을 담당했다는 게 공통된 전언이다.

‘작전계획’이라는 말만으로는 선뜻 그림이 그려지지 않지만, 실제의 작계는 일종의 순서도에 가깝다. 예를 들어 ‘북한의 장사정포가 공격준비에 들어갔다는 징후가 신호정보를 통해 확인됐다’는 상황을 가정하고, 이 경우 누가 상황을 판단해 대화력전 수행본부에 대응을 명령할 것인지, 또 대화력전 수행본부는 K-9 자주포 등 다양한 무기체계 가운데 어느 것을 동원할 것인지 등의 결정항목을 시간순서에 따라 분류해놓은 매뉴얼인 셈이다.

2/4
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목록 닫기

5027 대체하는 ‘新연합작계 5012’ 논란

댓글 창 닫기

2019/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