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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의 현주소

14세기에 멈춰 선 아프간, 여성은 당나귀만도 못한 대우 받아

  • 번역·김승련│동아일보 편집국 기자(전 워싱턴 특파원) srkim@donga.com│

아프가니스탄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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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 국군을 파병하는 방안을 확정하면서 국내에서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동아’는 미 육군대장 출신으로 현재 미 육군사관학교 교수로 있는 배리 매카프리의 ‘아프가니스탄 보고서’를 단독으로 입수했다. 매카프리 교수는 보고서 작성을 위해 2009년 11월 쿠웨이트와 아프간을 방문, 미군과 나토군 고위관계자와 미국 대사관 관계자, 아프가니스탄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터뷰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편집자>
아프가니스탄의 현주소

아프간 난민 부자

2001년 미군에 의해 권력에서 축출됐던 탈레반은 이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서방국가는 시계(clocks·과학문명)를 가졌지만, 우리는 시간(time·명분)을 갖고 있다”고 외친다.

탈레반은 자신들의 도덕적 우위를 자신하고 있다. 마약밀매 자금으로 충분한 전투 화력을 갖췄다. 인터넷 활용 능력도 날로 개선되고 있다. 최근에는 과거 집권기의 잔인한 통치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한 홍보조작이 진행되고 있다.

아프간전쟁 초기인 2003년까지만 해도 아프가니스탄(이하아프간)내 364개 지역 가운데 탈레반이 장악한 곳은 30곳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 이 숫자가 160곳으로 늘어났다. 주(州) 단위로 그림자 내각(shadow cabinet)까지 구성해놓았을 정도다. 탈레반 무장테러도 1년 내 60%나 늘었다.

최근 들어 탈레반은 대대(大隊) 병력 규모로 작전을 감행했고, 성공했다. 미군에 치명적 타격은 주지 못했지만, 탈레반의 기습작전, 정찰활동, 후방 지원사격이 조직적으로 동원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미군, 연합군, 아프간 정규군(ANA)은 물론 아프간 치안유지 경찰병력(ANP)이 치명적인 피해를 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2009년 11월25일 현재 아프간에서 미군은 922명이 사망했고 4565명이 부상당했다.



아프간을 돕기 위한 미군 주도의 국제안보지원군(ISAF)이 때마침 병력 확충에 나섰다. ISAF에는 미국이나 나토회원국 이외에 42개국 3만5000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다수는 실전 전투능력에서 문제가 심각한 게 사실이다.

현재 6만8000명 수준인 미군은 12월2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결정한 대로 향후 3만3000명이 증파된다. 같은 기간 연합군도 7000명 정도 확충될 전망이지만 전투력을 갖췄거나, 지상 및 공중보급능력을 갖춘 것은 영국군뿐이다. 캐나다군은 철수를 앞두고 있다. 전투력 약한 독일군은 국내 정치적 지지 기반도 약해 존재 자체가 느껴지지 않는다. 프랑스군의 작전능력은 높은 편이지만, 전투현장에 배치된 숫자가 너무 적다.

성공적인 아프간 군, 갈 길 먼 아프간 경찰

아프간 정규군(ANA)은 성공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ANA 병력규모는 현재의 9만명에서 24만명으로 증강된다.

미 육군 빌 콜드웰 중장은 최근 ANA와 경찰병력(ANP)을 정상화시키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 결과 아프간 병력훈련을 위해 미 육군 2개 여단이 투입됐고, 미군이 전체 나토 훈련요원을 지휘 통제하고 있다. 훈련을 받은 아프간 병력은 지역사령부에 배치되고, 나토 산하의 ISAF에 배속된다.

현재 9만2000명 규모인 ANP는 아직까지 전열이 갖춰지지 못한 게 사실이다. 정규군보다 설립이 6년 늦었고, 초기에는 부패와 무능으로 허덕였다. (최근 2년간 경찰 7300명이 해고됐으며, 365개 경찰서 가운데 64곳에서만 정식 훈련을 받았을 뿐이다.)

현재 상황에선 아프간 경찰력이 군소지역까지 장악해 치안능력 및 원칙에 충실한 경찰력을 복원하는 데 10년은 걸릴 거라는 계산이다. 또 1000명 규모의 판사, 비슷한 규모의 검찰수사 인력 및 변호인 확충이 시급하다. 수용된 범죄자가 비인도적 처우를 받지 않도록 하는 교정제도 마련도 절실하다.

미국은 지금까지 별도 명령체계에 놓였던 미군, 나토군, 아프간 정규군의 지휘계통을 정비했다. 아프간 내 공군력도 처음으로 미국과 나토의 일관체계를 갖췄다. 육해공군 및 해병대의 대규모 지원 없이는 이번 전쟁이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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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김승련│동아일보 편집국 기자(전 워싱턴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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