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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전략│ 남아공월드컵

허정무 감독이 말하는 팀별 ‘맞춤형 전략’

“몸이 아닌 머리로 마라도나와 맞짱뜨겠다”

  • 최원창│일간스포츠 축구팀 기자 gerrard11@joongang.co.kr│

허정무 감독이 말하는 팀별 ‘맞춤형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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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하겔 감독은 스스로를 ‘분데스리가의 아이’라고 부른다. 그는 분데스리가에서 수많은 우승컵을 따낸 명장이다. 1980년 뒤셀도르프 감독으로 독일컵을 차지했고 14년간 지휘봉을 잡은 베르더 브레멘에서는 분데스리가·독일컵·UEFA컵·위너스컵 등 온갖 타이틀을 싹쓸이하며 ‘오토 대제’라는 별칭을 얻었다. 하지만 1996년 바이에른 뮌헨 감독 시절 보르도(프랑스)와의 UEFA컵 결승전을 겨우 나흘 앞두고 구단주 프란츠 베켄바워와 마찰을 일으켜 해고됐다. 그는 곧바로 2부 리그팀 카이저 슬라우테른을 맡아 1년 만에 1부 리그로 승격시킨 후 이듬해인 1998년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뮌헨에 복수했다. 분데스리가 초유의 일이었다.

레하겔 감독은 고집불통이다. 기계적인 반복훈련으로 조직력을 촘촘히 다듬고, 극단적인 수비전술을 펼치다 역습 한 번에 승부를 꾀하는 고전적 독일 축구의 신봉자다. 선수들과 구단 직원들은 레하겔의 팀 운영을 독재라는 뜻의 ‘오토크라시(Autocracy)’와 발음이 똑같은 ‘오토크라시(Ottocracy)’라고 부른다.

#그리스 깨기② ‘역습 패턴을 역이용하라’

레하겔의 진법은 간단하지만 한번 걸려들면 세계적 강호들도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한다. 측면 크로스에 이은 헤딩 역습이 매서워 상대는 알면서도 당한다. 그의 축구를 두고 ‘전술이 시대착오적이다’ ‘한물 갔다’고 비판하지만 그는 “이기는 것이 가장 현대적인 것”이라고 강변한다.

레하겔 축구는 변하지 않는 패턴이 있다. 공격 때는 반드시 키가 크고 힘이 센 두 명의 공격수를 중앙 수비와 경쟁시킨다. 사마라스(셀틱·193㎝)·카리스테아스(뉘른베르크·191㎝) 등 그리스 공격수가 모두 장신인 까닭이다. 중앙 수비수 키르지아코스(리버풀·193㎝)와 파파도폴로스(올림피아코스·188㎝)의 세트피스 가담도 위협적이다.



독일월드컵 때 스위스의 필리페 센데로스에게 선제골을 내주던 상황을 떠올려보자. 뒤로 돌아들어온 장신 수비수를 한국은 대처하지 못했다. 그리스의 주요 공격루트는 당시 한국의 실점 장면과 비슷하다. 수비수들이 힘과 높이에서 그리스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고 공간을 지켜내야 하는 까닭이다. 허 감독은 그동안 이정수(교토·185㎝) 곽태휘(전남·185㎝) 김형일(포항·187㎝) 등 장신의 젊은 수비수를 국가대표로 데뷔시켜 키워왔다.

그리스 축구는 측면을 주로 활용한다. 레하겔 감독은 빠르고 강한 날개를 선호한다. 요주의 인물은 게카스(레버쿠젠)다. 비교적 단신(179㎝)인 그는 측면뿐 아니라 최전방에서도 활발하게 공격에 가담한다. 그리스의 단조로움을 다채롭게 만드는 마술사. 유럽예선 때 그리스가 터뜨린 21골 중 10골을 기록하며 유럽예선 득점 1위에 오른 점만 봐도 실력을 알 수 있다. 그는 주로 오른쪽 윙포워드로 선다. 따라서 왼쪽에서 버티고 선 대한민국 캡틴 박지성(28·맨유)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크다.

레하겔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 진용을 경험 많은 노장을 중심으로 짠다. 카이저 슬라우테른 시절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미하헬 발락(현 첼시)을 중용하지 않은 일화는 유명하다. 경험 많은 베테랑이 포진한 중원에선 활발함과 경륜이 녹아든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따라서 그리스전은 김남일(32·고베)이 진가를 보여줘야 한다.

레하겔 감독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 유행한 리베로 시스템(일자 수비라인 뒤에 한 명의 수비수를 더 배치하는 전술)을 여전히 애용한다. 그리스의 리베로를 무너뜨리려면 포스트플레이를 펼칠 타깃맨도 중요하지만 2선에서 개인기술로 적진을 돌파할 박주영(모나코)·이근호(이와타)·이청용(볼턴)의 세밀한 패스워크가 요구된다.

그리스는 예선 기간에 26명의 선수밖에 활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전력 분석은 어렵지 않다. 게다가 그리스는 유럽예선에서 스위스에 2차례 모두 졌다. 그리스가 예선에서 상대한 룩셈부르크·라트비아·이스라엘·몰도바 등은 강호가 아니었다. 수비수는 머리 위를 조심하고, 공격수가 무릎 밑을 파고든다면 유로2008 때 빠르고 정확한 2대 1패스로 그리스를 4-1로 깬 스페인처럼 우리도 승리할 수 있다.

허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그리스는 북한처럼 수비할 때 밀집 수비를 펼친다. 게다가 역습이 빠르고 공중전에 능하다. 그런데 그리스가 우리를 상대로 극단적인 수비 전술로 나오겠는가? 그리스도 우리를 잡지 못하면 16강이 힘들다. 그리스가 수비가 아닌 공세를 취할 때 그것을 역이용할 전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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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창│일간스포츠 축구팀 기자 gerrard1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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