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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베이비붐 세대의 이동이 시작된다

  • 김용하│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2010 베이비붐 세대의 이동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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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베이비붐 세대가 주도하는 인구구조 변화가 갖는 문제는, 이들 세대를 받쳐줄 신세대 인구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1995년 이후 출산율이 극단적으로 떨어진 것을 감안할 때, 이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2020년경 신규 노동시장 진입 인력은 극단적으로 최저선이 되는 반면, 베이비붐 세대는 65세 이상 노인층으로 접어든다. 초저출산 문제의 해결 고리가 극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한 2040년대까지 이러한 극단적 불균형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금융계가 받을 타격

베이비붐 세대의 인구 이동과 관련해 일본에서 나타난 두드러진 특징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부동산시장의 버블 붕괴가 촉진됐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현상이 발생할 것인지가 부동산시장의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중형 아파트 수요 붐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이들의 고령화가 중형 아파트 수요를 감소시켜 아파트 가격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 통계청에서는 주택 구입 인구(35~54세)의 감소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겹쳐 2011년 이후 주택경기 침체가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이동은 금융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노후준비를 위해 자산시장에 투자했던 자금들이 노후소비자금으로 전환되면 금융시장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한국 베이비붐 세대는 노후 대비 보유 자산이 적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40~49세 가구주 순자산은 약 3억260만원으로 부동산이 2억2600만원, 저축액은 6743만원에 불과하다. 은퇴 후 퇴직금으로 구성하는 금융자산이 은퇴 전보다 적어 삶의 질 하락이 예상되는 반면에 금융시장의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심각한 저축률 감소도 우려되는 현상 중 하나다. 일본에선 베이비붐 세대가 속하는 50대의 가계저축률이 1998년 이후 점차 하락하고 있으며, 이들이 정년을 맞는 시기에는 제로 또는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지 않았음에도 가계저축률이 한 자릿수 대로 하락했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행 대출 등을 동원해 무리하게 부동산에 투자하면서 부채가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일본의 예에서 보듯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들 세대의 은퇴로 인해 저축률이 더욱 심하게 떨어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저축률 하락은 투자재원의 부족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잠재적인 경제성장률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노동시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주도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이들 세대가 쓰나미처럼 노동시장을 빠져나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리나라의 평균 정년연령이 55세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2010년이 되면 이들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베이비붐 세대가 장기간에 걸쳐 있으므로 그들의 은퇴에 따른 노동력 인구 감소도 느리게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도 있으나, 2030년 이후 생산인구가 급속히 감소하는 건 분명해 보인다.

일본에선 베이비붐 세대가 장기간 연마한 기능과 노하우, 지식을 전수받을 차세대가 부족하며, 이러한 문제는 종신고용제도 하에서 지식이 사람을 중심으로 축적되는 구조 때문에 더욱 심화됐다.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능 전수 문제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서, 특히 제조업·건설업·운수업 부문에서, 사무직보다 기능직에서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의 경우 고도화된 분업과 자동화 시스템으로 인해 기능의 중요성에서 시스템의 중요성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기능 전수 중심의 노동집약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중소기업 인력난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연금이 바닥난다

이들 세대가 은퇴하면 이들에 대한 경제사회적 부양 부담도 대폭 커진다. 이들은 1988년에 시작된 국민연금에 30년 가입한 세대다. 수급자 수도 많지만 연금액 수준도 높다. 국민연금의 급여 지출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킨다. 이들은 국민연금 최대 수혜자로 역사에 남는 한편 재정악화의 주범이 될 전망이다.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역연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건강보험도 남의 일이 아니다.

이들이 고령자로 들어서면 보험급여 지출도 지금보다 더 빠르게 늘어난다. 베이비붐 세대의 이동은 국민연금 기금 규모의 변화를 초래한다. 베이비붐 세대가 사라지는 시점에 국민연금 기금도 동시에 바닥난다.([그림 3] 참고) 베이비붐 세대는 국민연금 기금 증식을 주도한 세대에서 국민연금 기금 잠식을 주도하는 세대가 된다.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 특수직역연금제도 역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수급자 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대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 이들 세대가 가진 투표권의 힘이 가공할 만한 수준이기 때문에 이들이 본격적으로 은퇴한 후에 개혁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특수직역연금 외에 사회보장급여의 급속한 증가는 정부재정부담을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세수의 중심 세력이 세출 중심 세력으로 전환됨에 따라 세율 인상이 불가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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