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문지는 경남 통영. 7일 저녁 유 장관 일행을 태운 버스는 밤 12시30분이 돼서야 숙소인 통영 충무마리나 리조트에 도착했다. 워낙 늦은 시간이었지만 길가의 연두색 가로등이 인상적이었다. 8일 아침, 눈을 뜨자 리조트 앞에는 산맥처럼 이어진 수많은 섬과 그 위로 머리를 내민 태양이 장관을 이뤘다.
꼬불꼬불한 골목 ‘동피랑’

철새 보호를 위해 차량 출입을 금하고 있기 때문에 순천만 탐조대에 가기 위해서는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해야 한다.
일행은 경남도 소유의 행정선을 타고 통영시 한산면의 매물도로 향했다. 매물도는 거주 인구가 200명에도 못 미치지만 연간 35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인기 있는 섬이다. 관광객이 주로 찾는 작은 섬인 소매물도와 이보다 더 작지만 등대가 설치된 등대섬, 그리고 가장 면적이 넓은 대매물도 등 3개 섬으로 이뤄져 있다.
매물도는 ‘가고 싶은 섬’ 시범사업 대상지의 하나로, 유 장관의 이번 일정 가운데 주요 목적지 중 하나였다. ‘가고 싶은 섬’ 사업은 매물도와 함께 청산도(전남 완도), 외연도(충남 보령), 홍도(전남 신안) 등 4개 섬을 시범적으로 선정, 2007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으로 현재 계획으로는 2011년까지 국비 222억원을 포함해 지자체 부담분까지 총 사업비 458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일행은 소매물도에 도착했다. 항에 도착하자 맨 먼저 서양식으로 멋을 낸 꽤 규모가 큰 펜션이 섬 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 게 눈길을 끌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섬을 찾기는 처음이라며 반기는 주민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소매물도 정상까지 올라가자 예전에는 세관초소로 쓰였던 건물이 전망대 역할을 했다. 이곳에서는 멀리 동백나무와 후박나무 군락지를 볼 수 있었다. 초소 밑으로 5분 남짓 걸어 내려가자 ‘등대섬’으로 불리는 풍광 좋은 섬이 나타났다. 소매물도와 등대섬은 바닷물이 빠지면 관광객들이 걸어갈 수 있지만 이번에는 빠듯한 시간 때문에 그럴 기회를 갖지 못했다.
소매물도의 식당에서 점심으로 ‘따개비밥’과 섬 주변에서 땄다는 자연산 굴을 먹은 일행은 주민들을 뒤로하고 배에 올랐다. 등대섬을 우회해서 대매물도로 향하는 길에 글씽이굴, 촛대바위, 병풍바위 등 기암절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잠시 들른 대매물도의 주민들은 급수 사정이 좋지 않은 소매물도에 비해 접안 시설이나 식수 사정 등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배를 타고 통영시로 돌아온 일행은 국내 최장(1975m)으로, 통영의 또 다른 명소로 부상한 미륵산의 한려수도 케이블카를 탔다. 한려수도의 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어 일행은 전혁림미술관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유 장관은 현지 문화예술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전혁림미술관은 주택을 개조한 작은 미술관이지만, 원로 화가 전혁림의 명성에 걸맞게 아름답게 꾸며져 있었다.
통영은 대강 둘러보더라도 소설가 박경리, 작곡가 윤이상 등 한국이 자랑하는 많은 문화예술인이 왜 이 작은 도시에서 탄생했는지 이해될 만큼 매력이 있는 도시다. 하지만 짧은 일정 탓에 아쉬움을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
자동차 NO, 자전거 OK
통영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해 전남 순천에 한밤중에 도착했다. 숙소는 순천 낙안읍성의 한옥. 낙안읍성은 성내에 주민들이 거주하는 국내 유일의 살아있는 민속마을이라고 한다. 한옥 마당에서 장작불로 굴과 꼬막, 고구마를 구워 먹고 막걸리를 마시면서 운치 있는 밤을 보냈다. 밤하늘에는 별이 총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