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사대문 안의 빌딩군을 한꺼번에 감상 할 수 있는 봉수대는 남산에서도 가장 은밀한 곳이어서 진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의 필수 코스다.
“나의 모든 것을 걸고 사랑할 수 있는 여인이 여기 있습니다. 벅차오르는 가슴을 어쩔 수 없어 여러분 앞에서 저의 사랑을 외쳐봅니다. 당장은 당신이 나의 모습을 받아들일 수 없다 하더라도 저는 당신과 함께 영원한 길을 걸어가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그 청년은 말을 마치고 나서 미리 준비한 꽃을 그녀에게 바쳤다.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을 흥미로운 장면이었다. 사람들은 그 청년의 순수함과 당당함에 갈채를 보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남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 무렵 남산타워 아래 ‘사랑의 자물쇠’라는 것이 등장했다. 연인들이 그들의 사랑이 영원하길 바라는 의미에서 매다는 것인데, 수천개가 넘어 오히려 경관을 해치게 되자 당국이 자물쇠를 모아 트리를 만들어놓기도 했다.

‘우리 사랑 영원히’. 사랑의 자물쇠를 잠그고 열쇠는 저 멀리 던져 버린다. 그리고 ‘인증샷’. 연인들이 자물쇠 앞 뒷면에 사랑하는 이에 대한 마음과 다짐을 번갈아 쓰며 즐거워하고 있다(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