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호

방문자를 시인으로 만드는 의왕 백운호수

  • 글·김현욱 | 조경학 박사, 육임조경(주) 실장 lakhw@hanmail.net / 사진·장승윤 기자

    입력2011-05-23 17: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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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자를 시인으로 만드는 의왕 백운호수
    이맘때 서울 근교 의왕시에 위치한 백운호수는 싱그러운 신록과 다채로운 꽃으로 치장한 산에 둘러싸여 사람들의 눈을 정화하고 머리를 맑게 해준다. 신록과 구름과 바람을 가두는 호수는 김동명의 시 ‘내 마음은’처럼 우리 마음에 사랑을 싹틔우는 신비한 힘이 있다.

    주말의 백운호수는 드라이브하는 데이트족으로 붐비고, 옛 정취를 불러일으키는 인근 라이브 카페는 중년들에게 인기다. 세련된 외관의 카페에서 백운호수를 바라보거나, 호수 주변의 화원에서 꽃향기에 흠뻑 젖을 수도 있다. 호수에 비치는 달빛은 연인들에게 시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시적 경관(poetic landscape)은 달빛, 바람, 안개 등과 같은 요소들이 일시적으로 어우러지며 만들어진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타입캡슐을 묻은 나무, 최근에 개봉된 ‘달빛 길어올리기’의 세숫대야에 담긴 달 등이 시적 경관의 사례다. 시적 경관은 한 폭의 그림과 같아 시정(詩情)을 자극한다. 백운호수의 시경(詩景)은 사랑의 묘약이다.

    방문자를 시인으로 만드는 의왕 백운호수
    백운호수의 카페촌에서 벗어나 학의동 쪽으로 200여 m 걸어가면 아주 정겨운 정원이 있다. 어느 대학 조경학과 교수의 정원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전원생활을 하면서 정원을 조성했다. 10여 년 전만 해도 그곳은 백운호수를 찾는 사람들로부터 방해를 받지 않는 한적한 곳이었다. 하지만 요즘엔 이곳을 찾는 이들이 하나둘 늘고 있다. 예쁜 돌담으로 둘러싸인 이 정원에는 잔디밭과 연못, 소박한 정자와 텃밭이 있고, 큰 소나무, 조팝나무, 개나리가 있어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굳이 이 정원이 아니어도 호수 주변의 정취는 누구나 시인으로 만들 것만 같다.

    방문자를 시인으로 만드는 의왕 백운호수
    방문자를 시인으로 만드는 의왕 백운호수
    1 백운호수 주변에서 필수 산책길인 뚝방길.



    2 호수 주변 카페촌에 밤이 내려 앉았다.

    3 고양이 한 마리가 백운호수 주변의 은밀한 데이트족을 훔쳐보고 있다.

    4 백운호수 공원의 조형물.

    5 백운호수 주변에선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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