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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철 SLS 회장 폭로의 숨은 진실

이상득 보좌관 접촉은 덮어두려 하고 권재진 법무 의혹은 턱도 없이 과장

  • 허만섭 기자│mshue@donga.com

이국철 SLS 회장 폭로의 숨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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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철 SLS 회장 폭로의 숨은 진실

이국철 회장은 최근 거의 매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폭로를 이어갔다.

“고향 친구 강모씨를 통해 이모씨를 소개받아 계열사 SP로지텍 고문으로 채용하고 6억원의 사업자금을 빌려줬다. 1억원은 SP로지텍을 통해, 5억원은 친구를 통해 줬다. 나중에 이씨로부터 ‘대구 소재 대학 총장 노모씨와 함께 권 장관을 만났다’는 말을 들었다. 이후 이씨가 그룹문제를 소홀히 하고 빌려간 돈을 갚지 않아 고소했다.”

권 장관 건과 관련해 이 회장은 10월7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선 추가로 아래와 같이 밝혔다. 이른바 ‘검찰의 권재진 비호의혹’이다.

“(SP로지텍 고문인) 이모씨가 대구 소재 대학 총장인 노모씨를 만나러 간다기에 그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2006년엔가 2007년엔가 경찰의 이 대학 압수수색 때 총장실 서랍에서 권재진 이름으로 된 돈 다발이 나왔는데 당시 검찰에 있던 권재진이 경찰을 협박해 수사를 무마시켰다’고 말했다. (내가) 그것을 검찰에서 진술했는데 김아무개 부부장 검사가 빼버렸다.”

이 회장은 기자를 만난 자리에선 “이씨로부터 ‘권 장관과 둘이서 두 번 만나고 노씨와 함께 셋이서 한 번 만났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권재진 의혹에는 이모씨, 노모씨, 강모씨 등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기자는 이들의 진술을 다 받아내어 이 회장의 주장과 비교해보기로 했다. 당시 이 회장 계열사인 SP로지텍의 고문으로 있으면서 권재진 장관을 만나 구명청탁을 했다는 이모씨는 이치화 퍼플코어㈜ 사장이다. 이 사장은 “내가 권 장관을 만난 적이 없다”면서 “이국철 회장이 이성을 잃은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 사장은 대구지역 모 언론사의 자회사(광고기획) 전무 출신이다. 다음은 이 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대구에서 스크린골프장도 운영해왔다면서요?

“수성구 황금동에. 700평 정도 됩니다.”

▼ 골프장에 방이 하나 있다면서요? 접견실 같은 거요. 거기로 여권 정치인들이 자주 들렀다고 하던데요?

“네네. 국회의원들. 한 번씩. 교통이 좋다보니까요.”

▼ 여권에 인맥이 넓으셔서 이국철 회장 측이 회사 구명을 부탁한 것으로 볼 수 있겠군요.

“오래전부터 이국철이를 좋아했어요. ‘고졸 학력으로 대기업을 이룬 게 대단하다. 대구출신이니 도와줘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해오고 있었죠. 이국철이 ‘나는 평생 쇳덩어리만 만졌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 없다. 너무 억울하고 답답하다’고 주장하는 것을 들어보니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은 힘이나마 내가 해보겠다고 했죠.”

‘권재진 의혹’ 사건의 이면

▼ 그래서 권재진 장관을 만나 구명을 부탁했나요?

“권 장관을 알기는 압니다. 상대편은 나를 잘 모를지 모르지만. 대구지검 근무시절 나를 자문위원으로 임명해준 적이 있고 여러 사람 있는 데서 식사 한 번 했어요. 이런 정도밖에 모릅니다. 대신 나는 노병수 전 영남외대 총장(이국철이 노모씨로 지칭한 사람)은 잘 알아요. 노 전 총장은 권 장관과 경북고 동창으로 절친해요. 그래서 노 전 총장에게 ‘SLS 건을 권 장관에게 이야기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노 전 총장은 ‘한번 해보자’고 긍정적으로 답변했어요. 그러나 (말만 그렇게 하고) 실제로 권 장관에게 이야기를 넣지 않았다고 해요.”

▼ 이국철 회장은 이치화 고문으로부터 ‘권 장관을 만났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는데요.

“이 회장에게 그런 이야기를 한 적 없어요. 노 전 총장이 움직이지 않으니 권 장관을 만날 수 없었죠. 이 회장에게 민정수석실의 다른 사람(행정관급)을 만났다는 얘기는 했어요. 이걸 자기 식으로 해석하는 것 같아요. 권 장관과 관련해 이국철 회장이 행동하는 것을 보면 이성을 잃은 듯해요. 자기 편리한 대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 이 회장 측으로부터 2010년 6억원을 받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골프장 사업으로 사채를 많이 지게 됐어요. SLS 구명활동에 전념하는 차원에서 SP로지텍 감사로 임명돼 활동비조로 월 300만원 정도 받았어요. SP로지텍에서 1억원 정도 여유자금이 있는데 쓰겠느냐고 해서 그러자고 했어요. 이어 이 회장의 친구인 강모씨가 재미교포 여성의 5억원도 빌려 쓰라고 해서 이 돈도 빌렸습니다. 이 여성이 한 번 방문한 적이 있어요.”

▼ 이 돈을 구명활동에도 썼나요?

“사채 변제에 전액 썼다는 것은 이 회장 측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근저당 말소 등 기록으로도 다 입증됩니다.”

이 사장은 권 장관을 만나진 못했지만 여권의 여러 인사를 상대로 SLS 구명활동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이 회장 측이 내게서 월 1200만원씩이나 이자를 받아갔다. 사채 이자보단 쌌지만 서운했다. 고문료는 몇 달 들어오더니 말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이 신재민 같은 거물과도 가까운지 알았다면 처음부터 그를 돕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내 능력으론 도저히 구명이 안 되겠다’고 하자 이 회장 측이 빌린 돈과 밀린 이자를 갚으라고 민·형사 소송을 낸 것”이라고 했다.

이치화 사장의 주장에 의하면 ‘권재진 의혹’은 이국철 회장의 주장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사건이다. 즉, 이국철 회장 측은 이치화 사장의 능력 정도를 고려한 편의(수개월치 고문료와 사채보다 조금 싼 이율의 고리 대출)만을 제공하고 이 사장을 구명활동에 활용해보려고 했으나 이 사장이 권재진 접촉에 실패하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관계를 청산하고 소송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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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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