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호

자신에게 긍정적이지만 불만족

안철수 : 똑똑하다 / 박근혜 : 신뢰한다 / MB : 하락하다

  • 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입력2011-10-18 14: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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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에게 긍정적이지만 불만족
    한국의 40대는 자신을 ‘젊고 똑똑하다’고 인식하면서도, 386세대는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명박(MB) 대통령은 ‘하락하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우수하고 고급스럽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동아’가 10월3~11일 뉴로마케팅 리서치 전문기관 ‘브레인앤리서치(Brain·Research)’와 함께 실시한 ‘40대 자아 및 사회 인식 조사’ 결과다.

    ‘신동아’는 △이명박 △안철수 △박근혜 △박정희 △김정일 △노무현 △내 집 △자녀 교육 △나 자신 △386세대 △무상급식 등을 주요 키워드로 설정해 40대의 현재 인식을 알아봤다. 조사는 ‘자동 감성단어 이미지 분석프로그램(ASTAS)’에 의해 진행됐다. ASTAS는 특정 키워드에 대해 피험자가 갖는 이미지를 명확하게 알아보는 조사기법. 20~60대가 모두 5만여 회 조사에 참가해 세대별로 특성을 비교 분석했다. 실험 참가자의 평균 나이는 41세였다.

    40대는 자기 자신을 ‘긍정적’이며 ‘사랑스럽다’고 인식했지만 ‘불만족스럽다’는 인식도 비교 세대 중 가장 높았다. 구체적으로는, ‘긍정적이다’는 항목에 73점을 줘 20~30대(71점), 50~60대(62점)보다 높았고, ‘(나는) 최신식이다’는 항목에는 63점을 줘 20~30대(61점)의 인식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 ‘우수하다(62점)’ ‘똑똑하다(61점)’와 같은, 자신의 능력을 평가하는 응답에서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줬으며, 나 자신을 ‘좋아한다(73점)’ ‘신뢰한다(71점)’ ‘편안하다(67점)’ 등에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 ‘좋아한다’는 항목은 40대 여성(73점)이 남성(67점)보다 높았다.



    반면 ‘불만족스럽다’는 항목은 20~30대가 35점, 50~60대가 38점을 준 반면, 40대는 41점을 줘 상대적으로 자신에 대한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대평가’ 항목에서도 57점을 줘 다른 세대보다 높았다.

    이는 ‘신동아’가 실시한 40대 23명 심층 인터뷰에서도 확인됐다. 한 반에 60명이 넘는 교실에서 열심히 공부해 나름대로 성공했지만, 현재는 가정경제 문제와 자녀교육, 전셋값 상승 등으로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게 그들의 공통적인 견해다(88쪽 참조).

    안철수 ‘인기인’이미지 커

    40대가 바라보는 정치인은 어떤 모습일까. 그들은 최근 신드롬을 일으킨 안철수 원장에 대해선 ‘우수하고 똑똑하다’고 인식하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차갑다’와 ‘부드럽다’를 동시에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40대는 안 원장에 대해 ‘똑똑하다’는 항목에 79점, ‘우수하다’는 항목에 75점, ‘고급스럽다’항목에는 71점을 줬다. 이는 20~30대나 50~60대의 평가보다 각각 6점 이상 높은 수준. 서울 의대 출신으로 의사, 벤처기업가, 교수 약력을 가진 안 원장에게 전 세대가 ‘우수하고 똑똑하다’고 평가했는데, 특히 40대의 인식 강도는 더 높았다.

    또 ‘관심 있다(71점)’ ‘나와 관련 있다(64점)’ ‘내가 잘 안다(57점)’ 같이 안 원장과 자신의 ‘관계’를 평가하는 항목에 다른 세대보다 높은 점수를 줬다. ‘신뢰한다(70점)’ ‘상승하다(70점)’ ‘최신식이다(69점)’ ‘사랑스럽다(68점)’ 항목도 마찬가지. 조사에 참여한 김성수(45)씨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안 원장은 올해 만 49세여서 40대와 친숙한 느낌이다. 여기에 토목, 건설로 대표되는 이명박 대통령과 대비되는 미래지향적인 이미지, 제도 정치권에 들어간 ‘386 정치인’들에게 느낀 실망감에 대한 반대급부로 더욱 높은 점수를 줬다.”

    40대가 안 원장에 대해 ‘내게 호의적이다(71점)’ ‘매력적이다(70점)’ ‘세련됐다(71점)’ 같은 감성적인 항목에 70점 이상을 준 점도 이해되는 대목.

    하지만 ‘리더십’에는 67점을 줬다. 이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55점), 이명박 대통령(53점)에 비해 높지만, 안 원장이 대다수 항목에서 70점 이상 받았음을 고려할 때 눈여겨볼 만하다. ‘인기인 안철수’에 대한 기대가 ‘정치인 안철수’에 대한 평가보다 앞서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자신에게 긍정적이지만 불만족
    자신에게 긍정적이지만 불만족


    자신에게 긍정적이지만 불만족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40대의 이미지는 ‘신뢰한다, (55점)’ ‘차갑다(56점)’ ‘세련됐다(54점) 등이 컸다. 40대는 ‘(박 전 대표를) 신뢰한다’는 항목에서 20~30대(44점), 50~60대(49점)보다 높은 점수를 줬다. ‘만족한다’는 항목(46점)에서도 다른 세대 평가보다 10점가량 높았다. 이밖에도 40대는 ‘부드럽다(61점)’ ‘여성적이다(64점)’ ‘아름답다(56점)’ 등 박 전 대표의 여성적 속성에 높은 점수를 줬고, ‘똑똑하다(61점)’ ‘독립적이다(55점)’ 등에서도 높이 평가했다. 50~60대는 박 전 대표에 대해 ‘안심하다(57점)’ ‘안정적이다(56점)’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줬지만, 40대는 각각 5점 낮은 점수를 줬다.

    한편 박 전 대표의 외모에 대해 가장 높은 점수를 준 세대도 40대였다. 40대는 ‘잘생겼다’는 항목에 57점을 줘 20~30대(54점), 50~60대(52점)보다 높았다. 참고로 ‘잘생겼다’는 항목에 대해 안 원장에게 72점, 이 대통령에게 45점을 줬다.

    이 밖에 ‘차갑다(56점)’ ‘정적이다(57점)’는 항목도 40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설문 참여자인 김정웅(48)씨는 “박 전 대표의 헤어스타일(고수머리)은 어머니를 연상시켜 부드러운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말수가 적고 실수하지 않으려는 모습에선 차갑고 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강하고 우수하다’고 인식했다. ‘강하다(72점)’ ‘우수하다(62점)’ ‘정직하다(54점) ‘매력적이다(56점)’ 항목은 다른 비교 세대에 비해 4점 이상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독립적이다’ ‘선하다’ 등의 속성에 대해서도 비교적 높은 점수를 줬다.

    “현재의 40대는 박 전 대통령 집권 시절 어린이여서 그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박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어머니가 울었던 기억뿐이다. 요즘 회사에서 ‘사오정’으로서 눈치가 보이는데, 경제부흥을 이끈 그가 존경스러운 생각이 든다.”(이장혁씨·46세)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한 40대였지만, 이번 조사에서 40대의 평가는 전반적으로 부정적이었다. 40대는 이 대통령에 대해 ‘하락하다(62점)’ ‘약하다(49점)’ 등의 항목에서 다른 세대와 달리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또 ‘불신한다(69점)’ ‘구식이다(55점)’는 항목도 높게 나왔다.

    ASTAS란?
    자신에게 긍정적이지만 불만족

    ASTAS 실험 화면.

    ‘자동 감성 단어 이미지 분석 프로그램(Automated Sense Tag Analysis System, 이하 ASTAS)’이란 특정 단어에 대한 피험자의 반응을 다차원으로 분석하는 조사다. 피험자는 특정 키워드를 본 뒤 ‘여성적이다-남성적이다’ ‘저급하다-고급스럽다’ ‘실망스럽다-만족한다’ 등 대비되는 속성에 대해 각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예를 들어 ‘전자제품’에 대해 ‘편리하다-불편하다’는 속성에 대해 개인적 판단에 따라 ‘편리하다’에 90점, ‘불편하다’에 70점을 주는 식이다. 100에 가까울수록 해당 속성이 강하다.

    피험자는 대상별로 총 108개 속성에 대해 답을 하는데, 이 결과를 종합 분석하면 대상에 대해 갖는 이미지를 복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 상당수가 ASTAS 기법을 이용해 소비자 인식을 파악한다. 박정민 브레인앤리서치 사업부 팀장은 “설문조사로는 파악할 수 없는 대상의 실체 이미지를 가장 명확하고 깊이 있게 알아내는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언론사가 ASTAS 기법을 도입해 세대별 자아 및 사회 인식을 파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B, ‘불만족’ ‘약하다’ ‘성실’로 인식

    자신에게 긍정적이지만 불만족

    40대는 자기 자신을 긍정적이며 사랑스럽다고 인식했지만 불만족스럽다는 인식도 가장 높았다.

    하지만 이 대통령에 대해 ‘성실하다’ ‘정직하다’에 각 42점, 37점으로 20~30대보다 10점 이상 높은 점수를 줘 눈길을 끌었다.

    2007년 대선 당시 40대의 46.9%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했다(114쪽 참조). 2007년 7월 한나라당 경선을 앞두고 동아일보와 코리아리서치센터(KRC)가 실시한 ‘대선 9차 여론조사’에서도 40대의 71.5%가 차기 대통령 역점 추진사항으로 ‘경제성장’이라고 답했다. 40대는 당시 경제성장을 위해 ‘실천하는 경제대통령’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이 후보를 지지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뜨겁다(65점)’ ‘사랑스럽다(60점)’ ‘아름답다(58점)’ 항목에 높은 점수를 줬다. ‘신뢰한다(63점)’ ‘만족스럽다(57점)’ ‘조용하다(55점)’ 항목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주민투표로 이슈가 된 ‘무상급식’에 대해선 자신과 밀접한 이슈로 인식했지만 무상급식이 과대평가됐다고 생각했다. 40대는 무상급식과 관련해 ‘관심 있다’ ‘나와 유관하다’라는 항목에서는 다른 세대에 비해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무상급식에 대한 ‘호감’은 20~30대에 비해 높지 않았다. 20~30대는 무상급식에 대해 ‘좋아한다(63점)’ ‘사랑스럽다(60점)’고 평가했지만, 40대는 낮은 점수(62점, 55점)를 줬다. 이는 40대가 학부모로서 ‘무상급식 혜택을 받기도 하지만, 복지정책에 관심이 많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김정일은 惡…386세대는 경쟁력 높여야”
    자신에게 긍정적이지만 불만족
    40대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386 운동권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사회 통념상 다른 세대와 달리 40대는 학창시절 민주화 욕구가 억눌렸던 데 대한 반발 등으로 북한에 호감을 갖거나, 김일성 주체사상을 행동지침으로 삼았던 주사파(主思派)에 대해 다소 호의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조사결과 ‘386 세대’에 대한 호감은 여전했지만, 김 국방위원장에 대해서는 다른 세대보다 ‘최악’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는 키워드 ‘김정일’에 대해 ‘악하다’ ‘구식이다’ ‘저급하다’ ‘불신한다’ ‘실망스럽다’ ‘불만족스럽다’고 인식했다. 이는 50~60대의 인식 정도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악하다’는 속성은 40대가 77점으로 가장 높았고, 20대(74점), 50~60대(63점) 순이었다. ‘싫어한다’는 76점(20~30대 67점, 50~60대 75점), ‘공포스럽다’는 74점(20~30대 68점, 50~60대 63점)으로 다른 세대와 비교해 가장 높았다. ‘부정적’이라는 인식은 50~60대가 가장 높았고(75점), 40대는 20~30대와 같은 71점이었다.

    ‘386세대’에 대해선 다른 세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선하다(62점)’ ‘아름답다(62점)’ ‘우수하다(61점)’ ‘기쁘다(58점)’고 인식했다. 여러 속성 중에서 ‘386세대가 나와 유관하다’는 속성에 가장 높은 점수(66점)를 준 것을 감안하면, 40대는 여전히 ‘386세대’와 동일시, 혹은 동지로 인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386세대의 ‘글로벌 경쟁력(49점)’ ‘잠재경쟁력(48점)’을 가장 낮게 평가해 386세대의 변화를 주문했다.

    설문 응답자 김모씨는 “386세대를 여전히 지지하지만, ‘과거에 머물러 있고 정치 이익만 추구한다’는 비판을 받는 만큼 경쟁력을 지닌 사회세력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또 김 위원장에 대해선 “3대 체제 세습과 탈북자들의 증언, 천안함 폭침사건 등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고 답했다.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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