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을 바라보고 있소.”
“오, 그것뿐입니까?”
“그것이면 충분하지 않은가요?”
온전한 인간이 되려면 자기 존재부터 확인해야 한다. 또한 사람은 개인으로만 존재할 수 없다. 나를 확대하면 자연스럽게 사회로 연결되고, 국가와 인류의 일원으로 살아야 하는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의 잔해 속에서 삶의 의미를 깨닫고, 미래까지 조망하는 특성 때문에 인류가 만물의 영장이 되었는지 모른다.
2008년 1월 호주 한인동포 사회는 숙원사업이던 ‘호주 한인 50년사’를 출간했다. 호주 한인사회의 존재를 알리는 동시에 공동체의식을 확인하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이 책의 편찬을 주도한 추은택 편찬위원장을 만났다.
이민사 50주년, 한호 수교 50주년

추은택 편찬위원장
▼ 2007년이 한국인 호주 이민역사 50주년이었고, 올해가 한호 수교 50주년이다.
“호주 동포사회가 마침내 반백년의 나이가 됐다는 걸 실감하면서 지내고 있다. 개개인도 나이에 걸맞은 삶을 살아야 하며, 공동체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동포사회가 장년의 원숙미를 보여야 한다. 뭔가 원하는 바를 제대로 해볼 수 있는 연륜이 아닌가.”
▼ 한호 관계는 1961년 10월31일 정식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출발했다. 이번 호주 한인 50년사의 첫출발의 근거를 어디에 두었나?
“편찬위원회 출범 당시에는 이민사의 첫출발에 대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았고, 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다행히 양명득 편찬위원이 호주 정부가 발행하는 연감에서 1957년 한국인 한 명이 시민권을 취득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다음, 진지한 논의 끝에 한인 이민사 50년을 공식화했다.”
▼ 책의 제목을 호주 한인 이민사가 아닌 호주 한인 50년사로 정했는데….
“한인동포 차세대를 생각해서 그렇게 결정했다. 50년 이민사의 출발은 한국에서 건너온 1세대가 했지만 그 후로 수많은 차세대가 호주에서 태어나고 성장했다. 그들을 계속해서 이민자나 이방인 범주에 넣으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 한국계 호주인 (Korean Australian) 이기 때문이다. 후세대를 이민자로 가름하면 호주 원주민인 애버리진 말고는 호주 국민 전체를 이민자로 불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