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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적 민족주의가 김종훈 사퇴 불렀다”

김영근 세계한인네트워크 회장

  • 최호열 기자│honeypapa@donga.com

“폐쇄적 민족주의가 김종훈 사퇴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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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적 민족주의가  김종훈 사퇴 불렀다”

지난 2월 열린 ‘재외동포 정책포럼’에서 김영근 회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재외동포 투표는 낮은 투표율과 과도한 비용 지출 때문에 비효율적이란 주장도 나온다.

“참정권을 가진 재외동포는 약 223만 명이다. 이 가운데 22만여 명이 지난 대선 때 유권자 등록을 했고, 15만 명 정도가 투표했으니 실제 투표율은 7% 라고 할 수 있다. 투표율이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국내에서는 투표당일에 지정된 가까운 투표소에 가서 투표만 하면 된다. 그러나 재외동포는 유권자 등록기간에 직접 총영사관 등 지정된 곳에 가서 유권자 등록을 해야 하고, 투표 당일에 또 가야 한다. 투표소도 많지 않아 몇 시간씩 걸리는 먼 거리를 두 번이나 가야 한다. 시간도 돈도 많이 든다. 그래도 앞으로 투표율이 더 높아질 것이다.”

▼ 불편한 투표 방법을 개선할 방안이 있다면.

“투표소를 대폭 늘리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우편투표나 인터넷투표도 고려할 만하다. 현재 새누리당은 우편투표를, 민주당은 인터넷투표를 주장한다. 서로 자기들에게 유리한 것을 주장하니까 합의가 안 된다. 미국은 우편투표를 허용하고 있다. 공인인증시스템을 활용하면 인터넷투표도 비밀투표가 가능하지 않겠나. 재외동포의 편의를 돕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유권자 등록 방법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한번 등록하면 2, 3년 동안 유효하게 하는 방법도 있지 않겠나. 새누리당이 영주권자에게 별도의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데, 적극 환영한다.”

▼ 재외동포 투표가 효과에 비해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비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국내에선 1인당 투표비용으로 2만 원이 소요되는데 재외국민은 1인당 투표비용이 60만 원이나 된다는 주장인데, 계산 방법이 잘못됐다. 국내 투표에서는 선거에 들어가는 총비용을 총유권자 수로 나눠 계산하면서, 재외동포는 총비용을 총유권자 수가 아닌 실제 투표자 수로 나눠 계산했다. 총 관리비용 293억 원을 참정권을 가질 수 있는 재외동포 숫자인 223만 명으로 나누면 국내 비용과 큰 차이가 없다.”

동포재단 활성화 기대

▼ 새 정부에 제안하고 싶은 재외동포 정책이 있나.

“보여주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피부에와닿는 정책을 펴주길 바란다. 가령 국무총리실 산하 재외동포정책위원회는 재외동포 정책의 큰 틀을 만드는 곳인데 회의가 1년에 한 번 정도 열린다. 유명무실한 재외동포정책위원회를 사무국을 둔 상설기구로 강화해야 한다. 또한 재외동포재단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1년 예산 450억 원, 직원 50여 명에 불과하다. 720만 재외동포를 관리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최소한 직원 100명 이상, 예산 1000억 원 이상으로 늘려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구로 만들어야 한다.”

▼ 재외동포를 지원하는 기관으론 어떤 곳들이 있나.

“재외동포재단 외에 교과부, 문광부, 여성부, 무역협회 등에 흩어져 있다. 예산도 쪼개져 제각각 사용하다보니 중복지원 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무역협회의 옥타(OKTA)와 재외동포재단의 한상(韓商)은 행사 이름만 다를 뿐 참가자가 똑같은 재외동포 경제인들이다. 이런 비효율성을 줄이기 위해 청와대 안에 재외동포 정책을 담당하는 비서관을 둬야 한다. 담당 비서관이 컨트롤타워가 돼 각 부처 간 업무를 조정해야 한다.”

▼ 재외동포처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도 있는데.

“그래야 재외동포의 위상이 올라가고 인물 데이터베이스라도 만들 수 있다. 현재 재외동포가 720만 명이라고 추정만 할 뿐 정확한 숫자를 모른다. 지금부터라도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단기체류자나 유학생은 주민등록번호가 있지만 재외동포 영주권자는 국적만 한국으로 돼 있지 주민등록번호가 없다. 이들에게 별도의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하는 것은 재외동포 현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재외동포처를 만드는 것에 대해 외교부에서는 국제관례에 어긋나고 거주국과의 마찰이 있을 수 있다며 우려하는데, 마찰이 생길 나라는 중국밖에 없다. 조선족 때문이다. 거시적 시각에서 재외동포 정책을 바라봐야 한다.”

▼ 한국인의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한 사업도 필요할 것 같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과 미국의 경기를 앞두고 ‘워싱턴포스트’가 한국계 미국인 고등학생에게 어느 팀을 응원할 거냐고 물었더니 대부분 ‘코리아’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한인 2세지만 부모가 한국말을 가르치고 한국 문화를 들려주니까 자신이 한국인이란 정체성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3세, 4세로 내려가도 우리말과 문화가 이어질지 모르겠다. 말과 문화를 잃으면 더 이상 한국인이 아니다. 그렇게 되기 전에 한국어 교육, 문화 교육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지금 전 세계 재외동포가 2세에서 3세로 넘어가는 시기다. 지금 하지 않으면 그들은 거주국 국민이 되고, 우리가 재외동포 인재를 활용할 기회는 점점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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