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O는 셰일가스와 동일한 방식으로 생산 가능한 원유를 총칭하며, 주로 셰일층에서 나오기 때문에 ‘셰일오일’이라고도 한다. LTO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지금까지의 추세로 볼 때 글로벌 에너지 산업에 미칠 파괴력이 셰일가스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분야에서 높은 중동 의존도, 그리고 LTO가 산업 전반에 미칠 파장을 고려한다면 우리는 LTO 효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하기 전에 중장기 에너지 및 관련 산업 정책 재정비에 나서야 한다.
미국 ‘에너지 독립’ 앞당긴다
셰일가스가 촉발시킨 미국의 ‘에너지 독립’ 논의가 LTO 붐으로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는 미국이 2017년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산유국, 2030년에는 원유 독립국, 그리고 2035년에는 자국의 총 에너지 수요를 자급자족하는 에너지 독립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지난해 11월에 내놓았다.
2012년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650만 배럴로 2008년 500만 배럴과 비교해 약 30% 증가했다. 이는 실로 엄청난 양이다. 전통적인 유전에서 생산량이 감소하는 대신 LTO 생산량이 2006년 하루 20만 배럴에서 2012년 200만 배럴로 6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로써 LTO가 미국 원유 생산량의 30%를 차지하게 됐다. 미국의 경기침체와 에너지 효율성 향상으로 인한 수요 감축, LTO 생산량 증가에 힘입어 2012년 미국의 연간 원유 수입량은 2008년 대비 약 5억 배럴 감소했다. 미국의 에너지 독립이 정치적 수사(修辭)가 아닌, 현실이 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이다.

LTO는 현재 노스다코타 주 바켄(Bakken)과 텍사스 주 이글포드(Eagle Ford) 두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고, 이 밖에도 약 15개 지역에서 LTO 탐사 및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 중 2~4개 지역에서만 개발이 성공한다 해도 2020년 미국의 LTO 생산량은 하루 550만 배럴로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훌쩍 뛸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 성공 지역이 10~15개에 달한다면 2020년 최대 생산량은 하루 1400만 배럴이 될 것이다. 현재 미국의 원유 수입량이 하루 평균 850만 배럴임을 고려하면 미국은 2020~ 2025년에 ‘원유 독립’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에너지 독립은 지구촌 원유 공급과 수요 측면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글로벌 에너지 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亞 원유시장 쟁탈전 가능성
미국의 원유 수입은 2008년 하루 평균 1000만 배럴에서 2012년 850만 배럴로 15% 감소했다. 자국 내 원유 생산 증가에 따라 이미 수입량 조절에 돌입한 것이다. 2020년 미국 LTO 생산이 하루 550만 배럴에 이른다고 가정하면 미국 내 유가 안정화, 관련 인프라 건설 수요 증대 등 미국 에너지 산업은 일대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글로벌 원유 생산량의 7% 수준에 그쳐 글로벌 유가를 억제하는 수준에만 머물 뿐, 큰 폭의 유가 하락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 LTO 생산이 하루 1400만 배럴에 이르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는 글로벌 원유 생산량의 17%를 웃도는 양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공급 조정 가능 범위를 넘어선다. 글로벌 유가 하락이 가시화할 수 있고, 캐나다 오일샌드나 심해 유전개발 프로젝트 등 개발비용이 배럴당 60~70달러를 상회하는 고비용 유전 프로젝트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다만 글로벌 유가는 경기 회복에 따른 원유 수요 증대, 이라크 원유 생산 추이, 북해 및 브라질 지역 심해 유전 개발 추이 등 여러 변수에 영향 받기 때문에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