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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경제보고서 <현대경제연구원>

맞벌이 ↓ 생활비 ↑ 세대 간 소득 양극화 더 심해졌다

엥겔·슈바베 계수로 본 청장년 가구

  • 김필수 |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본부 선임연구원 pskim@hri.co.kr

맞벌이 ↓ 생활비 ↑ 세대 간 소득 양극화 더 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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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바베 계수 = 주거비+수도·광열비 / 가계소비 지출

일반적으로 경제가 발전하고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의식주의 지출 비중은 낮아지고 자기 계발 및 여가 관련 소비 비중이 증대된다. 경제이론상 인간은 소비 행위로 발생하는 효용을 통해 행복을 느끼기 때문에, 가구의 삶의 질 가운데 상당 부분이 가계 소비의 규모와 행태에 따라 결정된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다.

따라서 경제 발전 및 소득 수준의 향상에 따라 기본 생활과 관련성이 높은 의식주 지출 비중은 감소하고 문화, 레저, 외식, 교육과 같은 선진국형 소비 지출 비중이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가계 소비의 질적 수준 평가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엥겔 계수와 함께 협의의 슈바베(Schwabe) 계수를 사용했는데, 슈바베 계수는 주거비 및 수도·광열비 지출을 가계소비 지출로 나누어 산출된다.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슈바베 계수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거비의 범위와 관련해서는, 본래 슈바베 계수는 주거비(임차비 포함), 수도·광열비 등 주거 활동과 직접적으로 관련을 갖는 소비만을 포함(협의)하지만 가구, 가전 등 집기 역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광의).




이자 비용 부담이 늘어나 그만큼 가계소비 지출이 줄어든 것도 청장년 가구의 가계 형편이 어려워진 원인이다. 2012년 청장년 가구의 이자 지출 등 비(非)소비 지출은 1.3% 증가하고, 가계소비 지출은 2.3% 감소하면서 총 가계 지출은 1.5% 감소했다. 이에 비해 중년 가구는 비소비 지출 3.6% 증가, 가계소비 지출 1.1% 증가, 총 가계 지출 1.7% 증가를 기록했다.

청장년 가구의 2012년 이자 비용은 전년 대비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나머지 비소비 지출의 증가율 0.4%를 크게 웃돈다. 이에 따라 청장년 가구의 전체 가계 지출 대비 이자 비용의 비중은 3.4%로 중년 가구(2.9%)에 비해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쓸 돈 없는 청장년

한편 식료품 물가의 상승세가 지속되는 것도 청장년 가계를 어렵게 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식료품은 소득이 정체해도 소비 지출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 금융위기 이후 식료품의 물가상승률은 2009년 7.6%, 2010년 6.4%, 2011년8.1%, 2012년 4.0%였다. 특히 2012년에는 청장년 가구의 주요 소비 품목 물가상승률이 전체 식료품의 평균 수준을 상회했다. 유제품 4.5%, 당류 및 과자류 4.1%, 음료 4.6% 등 청장년 가구의 소비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들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급등했지만, 상대적으로 중년 가구의 소비 지출 비중이 높은 육류는 -6.2%, 어류는 2.7% 상승에 불과했다.

주거비 역시 가구의 소득 수준 및 가구원 수와 관계없이 기본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이라 지출 여력에 따른 조정이 어렵다. 연료비 및 관리비 등을 포함한 주택 유지관리비는 세대 간에 큰 차이 없이 상승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2012년 실질 기준 청장년 가구의 주택 유지관리비는 2.38% 증가해 중년 가구의 증가율 2.40%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청장년 가구는 주거비에서 관리비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이는 주거 면적이 좁기 때문이다. 월세 역시 세대와 관계없이 증가 추세를 보이지만, 특히 청장년 가구는 소득이 정체되어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크게 발생한다. 최근 5년(2007~2012년) 동안 월세 가구의 연평균 월세 증가율은 청장년 가구가 4.2%이며, 중년 가구는 5.3%다. 하지만 같은 기간 가처분소득의 연평균 증가율은 청장년 가구 0.6%, 중년 가구 2.0%로 청장년 가구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청장년 가구의 이와 같은 부담은 정책적으로 덜어줘야 함이 마땅하다. 이들이 미래의 생산과 소비를 담당할 주역이기 때문에 단지 그들 세대의 문제로만 여길 수 없다. 이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4가지 정책적 고려사항을 제안한다.

첫째, 재형저축의 활성화 등을 통해 청장년 가구가 자산을 증식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현재 청장년층은 이전 세대와 달리 근로소득 외에 재산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재형저축 가입 대상 확대 및 소득 공제 등으로 이들 세대가 재산을 형성해 향후 주요 소비층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둘째, 청년 고용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를 통한 기업의 근로자 고용 확대 유도 등 청장년 가구의 근로소득 증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중년 근로자 가구와 이들의 근로소득 증가에 맞물려 청장년 가구는 주 소득 원인인 근로소득의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이다. 이에 기업의 청년 고용에 대한 세제 확대 등 청장년 근로자의 고용 유도를 통한 가구 소득 증대 방안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공적이전 제도 적극 활용해야

셋째, 임대주택의 활성화 등으로 주거유지비를 비롯한 청장년 가구의 기본 생활비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 최근 청장년 가구 살림의 질적 악화는 소득 정체와 더불어 기본적인 생활비 부담의 가중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청장년 가구의 기본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려면 임대주택 활성화 등을 통해 주택 자금 마련과 이자 비용의 부담을 축소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넷째, 보육 및 교육 지원, 사회 보험 등 공적이전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세대 간 양극화를 방지해야 한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소득 계층 간의 양극화 문제에 더해, 최근에는 세대 간에 소득 및 가계 자산의 양극화가 진행되는 양상이다.

중년 가구의 엥겔 계수가 청장년 가구보다 높다?

엥겔 계수는 가구의 가계소비 지출 대비 식료품비 지출을 산출한 것인데, 이때 가구당 가구원 수, 가구원의 연령 등을 고려하지 않는다. 따라서 가구주 연령별 가구 간의 엥겔 계수를 비교하면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엥겔 계수가 낮다’는 일반적인 이론과 상이한 결과가 도출되기도 한다.

2011년 기준 가구주 연령별 가구의 엥겔 계수는 60대 이상, 50대, 40대, 30대, 20대 순으로 높게 산출되어 각 가구의 소득 수준과 관련성이 적다. 한편 OECD 균등화척도(OECD-modified scale)를 통해 가구원 및 가구원당 식료품비를 재산출했더니 중년 가구의 가구원 수와 식료품비 지출이 청장년 가구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균등화척도는 가구원 1명이 추가될 때마다 증대되는 욕구를 나타내는 수치로 본래 가구원 1인당 소득이 가진 한계를 조정하기 위해 사용한다. 식료품비 소비 역시 가구원 1명이 추가될 때마다 식생활에 대해 동일한 수준의 욕구가 증대된다는 가정으로 해당 척도를 대입해 재산출한 결과다. 중년 가구는 조정 가구원 수는 물론, 가구원당 식료품비 지출 역시 청장년 가구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 같은 결과는 가구원의 연령이나 소득 수준에 따라 소비되는 식료품의 질적 차이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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