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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미사일 막는 3대 방패 과연 믿을 수 있나?

킬체인, 한국형 MD, 美 확장억제

  • 이정훈 │편집위원 hoon@donga.com

北 핵미사일 막는 3대 방패 과연 믿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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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 기동전의 맹점

北 핵미사일 막는 3대 방패 과연 믿을 수 있나?

한국형 킬체인이 2015년 완성된다고 보고 2015년 전작권 환수를 주장하는 김장수 안보실장.

해전도 마찬가지다. 해군도 항공기와 미사일로 적 해군이나 적 지상 세력을 초토화한 후 지상전 세력인 해병대를 투입해 승리를 굳히는 전투를 한다. 하늘에서 시작되는 이 해상전쟁을 해군은 ‘공해작전(空海作戰·Air Sea Operation)’이라 칭한다. 이처럼 지상과 해상 전투에서 모두 A-데이 작전이 으뜸으로 올라서게 된 것이 현대전이다.

한미연합군은 이러한 작전을 연습한다. 매년 3월 실시하는 키리졸브 연습이 그것이다. 공지작전, 전략적 마비전, 공해작전을 만든 것은 미군인데 한국은 그러한 미군과 연합해 최첨단 작전술을 익힐 수 있다. 북한도 이런 사정을 알기에 이 연습을 할 때마다 한미 양국이 북침훈련을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연습은 북한이 도발했을 때를 상정한 것이다. 북한이 도발하지 않으면 이 작전을 현실화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북한은 비명을 내지른다. 이 훈련을 이유로 천안함 폭침 같은 도발을 획책해 위기를 조성한다.

공지작전, 공해작전을 할 수 있는 군에 60년 전 전술로 전면전을 기도하는 것은 ‘몰살(沒殺)’을 자처하는 짓이다. 6·25 때처럼 북한이 포를 쏘고 항공기를 띄우며 지상군을 대거 남침시키고 함대를 출항시키면, 한미연합군은 준비된 공지작전, 공해작전으로 그들을 궤멸할 수 있다.



이러한 부담에도 북한은 능력이 그것뿐이라 이판사판으로 고래(古來)의 전쟁을 강행할 수가 있다. 60년 전 방식으로 전쟁을 치르려면 지상군을 대규모로 동원해야하기에 그들이 사용할 막대한 군수품을 미리 준비해놓아야 한다. 전투에 돌입한 1개 사단이 하루에 소비하는 물자는 4t 트럭 400대 분에 달한다고 한다. 군수품을 싣고 가는 트럭들도 유류와 식량을 소비하니 과거식 지상전을 준비할 때는 전투 이상으로 군수(軍需)가 중요 작전이 된다. 전쟁이 장기화하면 할수록 승부는 군수에 의해 판가름난다.

지금 북한은 군수 물자를 마련할 능력이 없지만, 오래전부터 탄약과 식량, 유류를 비축했다면 이런 작전을 감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작전도 선택과 집중을 해야 성공 확률이 올라간다. 많은 부대를 특정 지역으로 집결시키고 한 곳을 선택해 집중 공략해야 돌파구를 만들 수 있다. 전선에 흩어놓은 부대를 몰래 한 곳으로 결집시키고, 특정 지점을 선택해 뚫릴 때까지 파상적으로 공격하는 ‘제파식(諸波式) 공격’을 해야 한다.

돌파 가능성을 높이려면 보병보다는 전차나 장갑차로 구성된 기동부대를 투입하는 것이 좋다. 기동군을 대거 동원한 제파식 공격을 해야 하는데, 이 전술을 구사하면 D-데이 H-아워 직전에 많은 부대가 기동하므로 한미 정보부대는 금방 그 사실을 포착할 수 있다.

과거 북한이 ‘서울 불바다’ 위협을 했을 때는 물론이고 지난 4월 위기 때도 북한군 기동부대가 대량 기동하는 움직임은 발견되지 않았다. 전선의 북한군은 농사도 짓는 둔전군(屯田軍) 성격을 띠고 있다. 4월 위기 때 인민군은 농사 지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한국에서는 북한이 전쟁을 일으킨다고 보고 북한을 달래야 한다는 평화 애걸세력이 일어나 종북세력과 함께 남남갈등을 야기했다. 북한의 의도 파악에 과도하게 집중하면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다. 북한의 대남 심리전에 말려들었다는 얘기다. 대비책 마련 없는 의도 파악은 악순환을 낳는다.

북한도 작전 바꿨다

몰살을 각오하지 않는 한 북한은 60년 전 전술로 한국을 침략하기 어렵다. 한국을 침공하려면 그들도 A-데이 작전을 펼쳐야 한다. 북한도 A-데이 작전을 준비해온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한국이 구축한 방공망이 조밀하고 북한은 에너지난이 심각해 항공유를 많이 소비하는 대규모 편대군(群) 공격을 하기 어렵다. 따라서 미사일 대량 발사로 A-데이 작전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미사일, 특히 탄도미사일은 조종사가 조종해 표적 상공까지 날아가 미사일이나 폭탄을 떨구는 항공기 공격보다 정밀도가 떨어진다. 북한은 장거리 지대지 순항 미사일을 개발하지 않았다. 따라서 빗맞더라도 표적을 파괴할 수 있도록 탄도미사일에 실을 탄두를 강화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엉뚱한 곳에 떨어져도 표적을 파괴하는 강력한 탄두는 핵탄두이기에 핵 개발에 올인한 것이다.

핵탄두가 완성되면 은하-3호 기술로 만든 미사일에 실어 A-데이 작전 때 제1발로 쏘아 올릴 것이다. 이것이 현실화할 수 있는 북한의 A-데이 작전 양상이다. 지난 4월 북한이 가한 위협이 이것에 가까웠다.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할 것 같은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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