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호

神과 같은 ‘방문자’들은 우리 곁에 살고 있을까?

외계인과 UFO

  • 맹성렬 | 우석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sunglyulm@gmail.com

    입력2013-05-23 16: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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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FO를 믿는 사람이 많다. 고도의 지적 능력을 지닌 외계인이 오래전부터 지구를 방문했고, 지금도 우리와 같이 살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버드대의 한 교수는 외계인들이 고대 수메르인들에게 농업과 수학을 전해줬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스티븐 호킹 박사도 우주를 누비며 식민지를 개척하는 외계인들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외계인은 정말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걸까.
    神과 같은 ‘방문자’들은 우리 곁에 살고 있을까?

    UFO 목격자인 미국인 빌리 마이어가 찍은 UFO 사진. 그러나 이 사진은 조작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할리우드에서 만든 SF 코미디 영화 ‘맨 인 블랙’은 여러 별에서 온 외계인들이 지구에 모여 살고 있고 미국 비밀정보기관이 이들을 특별 관리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에서 검은 정장을 입고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는 정보기관원이 바로 ‘맨 인 블랙’이다. 그런데 이 영화의 설정을 실제로 믿는 사람이 많다. 미확인 비행물체(UFO)를 연구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고도의 지적 능력을 지닌 외계인이 오래전부터 지구를 방문해왔고, UFO가 바로 그들의 우주선이라고 주장한다.

    로버트 오펜하이머와 함께 ‘원자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탈리아 출신의 천재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는 1938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고체 물리학 분야에서는 탁월한 학자다. 그는 1950년대에 엉뚱한 질문을 던져 학자들 사이에 논란을 일으켰다. 그가 던진 질문엔 ‘페르미 역설(Fermi‘s Paradox)’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페르미 역설은 다음과 같은 논리적 토대를 바탕으로 전개된다.

    △우리의 태양은 매우 젊은 별에 속하며, 우리 은하에는 태양보다 수십억 년 더 오래된 별이 수십억 개나 존재한다. △이런 별들 중 일부는 지구와 비슷한 조건의 행성을 거느렸을 것이며, 지구가 아주 유별난 천체가 아니라면 다른 행성들에서도 지적인 생명체가 탄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만일 그렇다면 성간여행(星間旅行·interstellar travel)을 달성한 문명도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 △성간여행이 가능하다면 어떤 식으로든 수천 만 년 이내에 우리 은하는 고도의 문명들에 의해 식민지화했을 수 있다. 이 추론의 결론은 “지구도 이미 고도의 지적 외계 생명체에 의해 식민지가 됐거나 최소한 과거에 그들이 다녀갔어야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로 정리된다.

    UFO와 접촉한 안젤루치

    1950년대에 미국을 중심으로 UFO 소동이 자주 벌어졌다. 우주 저 멀리에서 날아오는 외계인들에 대한 대중의 기대 심리는 UFO 출현과 맞물려 여러 사회 현상을 촉발했다. 자신이 외계인과 접촉했으며, 자신에게 지구와 인류 문명의 구원 임무가 주어졌다고 주장하는 이른바 ‘접촉자’들이 나타나 이들을 중심으로 한 유사 종교운동까지 일어났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오르페오 안젤루치, 하워드 멘저, 조지 아담스키 등이 꼽힌다. 이들 가운데 카를 융이 저서 ‘비행접시들’에서 대표적인 UFO 접촉자로 소개한 안젤루치의 체험을 살펴보자.



    안젤루치는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 1940년대 후반부터 캘리포니아 주 버뱅크에 소재한 록히드 항공사에 근무하고 있었다. 1952년 5월 어느 날, 그는 야근 후 새벽에 귀가하던 중 UFO와 접촉했다고 한다. 그는 일을 하던 중 온몸이 따끔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더는 일할 수 없을 만큼 상태가 안 좋아서 차를 몰고 귀가했는데, 도중에 붉은빛을 발하는 계란 형태의 UFO가 나타났고 그 물체가 안젤루치의 차로 다가오자 고통은 더욱 심해졌다.

    UFO는 엄청난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더니 유성처럼 저 멀리 사라져버렸는데, 그 직전에 안젤루치는 초록색 형광을 발하는 두 개의 작은 구체가 분리되어 나오는 것을 보았다. 직경 1m 안팎쯤 되어 보이는 이 녹색 화구(green fireball)들은 안젤루치의 차 수m 앞까지 다가와서 떠 있었는데 거기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와 함께 영화 스크린처럼 남녀의 영상이 허공에 투사됐다. 이 존재들은 너무나도 완벽한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안젤루치의 마음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듯했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지구인들을 관찰해왔으며, 안젤루치에게 그들의 모습을 드러낸 것은 안젤루치를 자신들의 전령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안젤루치는 그 후로도 종종 UFO와 접촉했는데 여러 차례에 걸쳐서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모선에도 갈 수 있었다. 외계인의 우주선에서 만난 선장 ‘넵튠’은 자신에게 일어난 외계인 접촉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하라고 명령했고, 안젤루치는 그의 얘기들을 뉴스 기사 양식으로 기록했지만 1952년이 다 가도록 용기가 나지 않아 공개를 미뤘다.

    ‘잃어버린 시간 증후군’

    1953년 1월, 1주일간 ‘잃어버린 시간 증후군(Missing Time Syndrome·외계인과 접촉하면서 상당한 시간이 흐른 것을 의식하지 못하는 현상)’을 겪은 후에야 안젤루치는 외계인과 접촉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가 이런 결심을 하게 된 것은 잃어버린 시간 동안 만났던 외계인이 마지막에 한 “네 앞에 길이 열렸다”라는 말을 기억해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안젤루치의 외계인 접촉 사례는 정신분석학자 카를 융의 주목을 받았다. 융은 그가 만난 외계인들이 고대의 신이나 영웅이 아니라면 천사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젤루치의 주장은 당시 과학자들에게는 터무니없는 헛소리로 들렸다. 하지만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그의 이야기는 이후 반세기에 걸쳐 일어난 이른바 ‘제4종 근접조우’의 전형으로 보인다. 온몸의 따끔거림, 광구(光球)의 출현, 잃어버린 시간 증후군 등이 대표적 현상이다.

    1963년 미국의 한 천문학자가 페르미 역설을 더욱 발전시킨 내용이 담긴 논문을 ‘행성 및 우주 과학(Planetary and Space Science)’이라는 저널에 기고했다. 그는 ‘상대론적 우주여행에 의한 은하 문명들 간의 직접적 접촉’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우리 은하에 존재하는 문명들이 상호 교류하는 데 상대론적 속도로 비행하는 성간 우주선을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우주선이 목표로 하는 종착지와 지구와의 중간지점까지는 지구 중력 가속도인 1g으로 운행하고, 거기서부터 종착지까지 다시 1g으로 감속한다면 상대론적 효과에 의한 시간 지연 때문에 우주 비행사의 일생 동안 우리 은하 어느 곳에라도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계인의 흔적

    그는 핵융합 추진을 사용하면 이런 비행을 하는 우주선을 제작하는 데 근본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고 하면서 도발적인 가설을 제기한다. 우리 은하에 느슨한 형태로 연합된 다양한 문명이 존재하며, 천체 탐사, 생명체 조사 및 표본 채취를 하는 공조 체제가 이미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가정으로 몇 가지 통계적 계산을 한 다음 지구의 역사 시기 동안 적어도 한 번은 고도로 발달한 외계 문명인들이 지구를 방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비록 고대의 기록들이나 도해(圖解)들에서 이런 자취를 찾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외계 문명들과의 접촉을 묘사한 듯한 고대의 신화나 전설들을 조사해 보면 뭔가 소득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도대체 이런 과감한 가설을 제기한 사람이 누구일까. 그는 당시 하버드대 천문학과 조교수이던 칼 세이건이었다. 칼 세이건은 몇 년 후 옛 소련의 천체 물리학자와 함께 쓴 ‘우주의 지적 생명체(Intelligent Life in the Universe)’라는 책에서 과거 지구에 외계인이 다녀간 흔적들에 대해 거론하면서 과학자나 역사학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논지를 전개했다.

    두 사람은 1960년대에 이미 달성했거나 향후 발전 가능성이 있는 추진 동력에 관한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외계 문명인들이 아광속 성간여행(sub-light speed interstellar travel)으로 지구를 여러 차례 방문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들은 그런 유의 외계 문명 접촉 사례로 고대 수메르인들에게 농업과 수학 등을 전해줬다는 반인반어(半人半魚)의 신인 문화영웅 오안네스(Oannes)에 관한 신화를 언급하면서 좀 더 진지하게 연구해볼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암벽화에 그려진 ‘방문자’들

    神과 같은 ‘방문자’들은 우리 곁에 살고 있을까?

    이탈리아 발 카모니카에서 발견된 고대의 그림들. 그림속 인물이 우주비행사라는 주장이 제기돼왔다(위). 아래는 사하라 사막에서 발견된 암벽화.

    칼 세이건 등의 주장은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까지 유행했던 이른바 ‘고대 우주인 가설(Ancient Astronaut Theory)’의 학문적 근거로 자주 인용됐다. 이와 같이 학계에서 제기된 가설로 인한 가장 큰 수혜자는 독일의 대중작가 에리히 폰 데니켄이다. 그는 1968년 ‘신들의 전차?(Chariot of the Gods?)’라는 책을 저술해 전 세계에 고대 우주인 가설 선풍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이 책에서 고대 지구에 외계인이 방문했으며, 당시 지구인들은 매우 발달된 과학문명을 보여준 외계인들에게 경외감을 갖고 신으로 숭배하게 됐다고 말한다.

    데니켄은 8000여 년 전 아광속 여행으로 지구에 도달한 외계인들을 우리 조상들이 목격했다면서 그 구체적인 증거들로 고대 벽화에 새겨진 이상한 존재들을 들었다. 사하라 지역의 타실리에서 발견된 암벽화나 이탈리아의 브레시아에서 발견된 암벽화에서 우주복과 같은 옷을 입거나 안테나가 부착된 헬멧과 같은 것을 쓴 휴머노이드들의 모습을 지적하고는 이들 그림은 고대의 인류가 조우한 외계의 방문자들 모습을 새겨놓은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오늘날에도 UFO 연구가들 중 상당수는 고대 외계인 가설을 지지한다. UFO를 이런 식으로 말고는 달리 설명할 수 없다는 게 주된 이유다.

    그런데 고대 신화 속에서 외계인의 자취를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칼 세이건이 정작 오늘날 외계인과 만났다는 사람들의 문제는 현대적 신화로 치부했다. 그는 UFO 접촉자들의 이야기를 우주과학시대의 신화로 여기면서 외계인들의 경이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과 그들의 초과학적 능력에 대한 상상에 의해 고전 종교들을 대신할 새로운 신의 상(像)이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안젤루치의 사례를 보면 세이건의 말대로 UFO 외계인 접촉은 고대의 신화 구조와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 고대 신화에서 외계인의 자취를 찾았던 그가 현대 UFO 신화와 외계인은 무관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일까.

    칼 세이건은 공식적으로 UFO의 실재를 부정했다. 그는 미국 공군의 UFO 조사 자문을 맡은 뒤부터 UFO는 학문적으로나 국가안보 차원에서 볼 때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전파하는 데 몰두했다. 하지만 그 자신이 정말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정황적 증거도 드러났다.

    칼 세이건보다 먼저 미 공군의 UFO 자문을 맡았던 이는 노스웨스턴대 천문학과 J 앨런 하이네크 교수였다. 그는 미 공군 UFO 공식 조사팀이 운영되던 1948년부터 자문을 맡았다. 칼 세이건이 합류한 것은 1960년대 들어서였다. 1969년 UFO의 실재에 대해 부정적 결론이 내려지면서 공군 UFO 조사팀이 해체된 뒤에도 UFO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줄어들지 않자 이들은 미국 지상파 TV의 여러 토크쇼에 출연할 기회가 많아졌다. 토크쇼에서 하이네크는 UFO 현상의 물리적 실재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반면 칼 세이건은 진정한 의미의 UFO는 그 실체가 없다는 부정론을 피력하곤 했다.

    하이네크는 초기엔 UFO의 실재에 대한 회의론자였으나 20년 가까이 조사 자문을 맡으면서 UFO가 실재한다는 옹호론자로 변했다. 그래서 미 공군의 주요 자료를 함께 검토했던 칼 세이건이 부정론을 제기하는 것을 매우 의아하게 여겼다. 1984년 어느 날 자니 카슨 쇼 출연을 앞두고 무대 뒤에 대기하고 있던 하이네크는 세이건에게 UFO의 존재를 왜 그렇게 부정하는지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세이건은 “나는 UFO가 실재한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당신처럼 이 사실을 대중 앞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함으로써 정부 지원 연구비를 잃는 모험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2010년 레오피치-해리스에 의해 처음 공개됐다. 하이네크는 1986년에, 칼 세이건은 그로부터 10년 후에 타계했으니 칼 세이건이 죽고서도 10여 년이 지나서야 밝혀진 셈이다. 레오피치-해리스는 1980년부터 하이네크가 타계하기 직전까지 그와 공동 연구조사 활동을 했으므로 아마도 하이네크는 이 사실을 그녀에게 알려주며 절대 비밀을 지켜달라고 요구했을 것이다.

    ‘근접조우’

    2010년 봄 케임브리지대 스티븐 호킹 교수는 페르미의 역설을 더욱 확대 해석했다. 그는 우주를 누비며 식민지를 개척하는 외계인들이 존재하며, 이들과의 만남은 우리에게 엄청난 재앙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계인들의 주목을 받을 모든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고도 했다.

    외계인에게 피랍됐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무시무시한 외계인들이 이미 지구를 식민지화했으며, 이들이 인간들을 납치해서 온갖 끔찍한 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초창기에 이런 주장들은 UFO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헛소리라고 무시됐으나 오늘날에는 이런 사례를 조사하는 UFO 연구자들이 있다. 대표적인 사람이 하버드대 의대 교수 출신의 존 맥 박사다. 그는 1977년 칼 세이건과 함께 퓰리처상을 받았는데, 두 사람은 외계인 문제를 놓고 대척점에 서 있었다.

    세이건은 저서 ‘악령 들린 세상’에서 존 맥의 주장을 강한 어조로 성토했다. 도대체 외계인에게 납치되고 있다는 사람들에 대한 아무런 객관적 증거도 없으면서 이를 사실인 것처럼 주장하고 다니는 그를 이해할 수 없다고 썼다. 하버드대 교수 시절인 1994년 존 맥은 지구상에서 외계인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피랍’이라는 제목의 책을 써서 학계를 뒤흔들었고, 이 때문에 하버드대 의대 의료위원회에 소명자료를 제출하기도 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SF 영화 ‘제3종 근접조우(Close Encounters Of the Third Kind·개봉 제목 ‘미지와의 조우’)’는 하이네크의 UFO 분류법에서 제목을 따온 것이었다. 이 분류법에 의하면 제3종 근접조우란 약 200m 이내의 거리에서 UFO에 탑승하거나 주변에 있는 외계인을 목격한 경우에 해당한다. 훗날 외계인에 의한 피랍 연구자들은 자신들이 다루는 사례에 ‘제4종 근접조우’라는 이름을 붙였다.

    수상한 수메르 신화

    2010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포스카인드(The Fourth Kind)’는 제4종 근접조우의 영문 표현 ‘Close Encounter of the Fourth Kind’의 마지막 두 글자를 따서 만든 제목이다. 이 영화에 따르면 알래스카에서 빈발했던 실종사건이 외계인들에 의한 것이며 외계인들은 수메르 언어를 사용한다.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이 영화가 철저히 사실에 기반을 둔 것처럼 영화 장면 일부에 다큐멘터리 기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주연배우가 외계인 피랍을 조사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그 실제 인물이 영화에 등장한다. 하지만 이 인물 또한 영화배우였다. 이 영화의 내용은 모두 허구였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왜 외계인들이 수메르어를 사용하는 것처럼 그렸을까. 수메르의 신들이 외계인들이고 이들의 영향으로 지구 문명이 일어났다는 가설은 칼 세이건이 처음 제기한 후 다양하게 변형된 모습으로 전개됐는데, 그중에서도 제카리아 시친이라는 수메르어 학자가 매우 그럴듯한 형태의 가설을 만들어냈다. 그에 따르면 태양 주변을 3600년 주기로 공전하는 니비루라는 행성이 외계인들의 본거지이며, 이들이 주기적으로 지구를 방문해왔다는 것이다.

    수메르 신화에는 3명의 주신(主神)이 등장한다. 아누가 최고신이고 그의 두 아들 엔릴과 엔키가 있다. 엔키는 인류에게 지혜를 가져다준 신인데, 그의 신전을 지키는 수석 사제는 오안네스 또는 아다무로 불리며, 인류에게 문명을 전해준 것으로 기록돼 있다. 수메르 문명은 정말 외계인이 전해준 것일까. 제카리아 시친의 주장은 과학적으로나 신화학적으로 별 근거가 없다. 그럼에도 고대 신화와 오늘날에 그려지는 외계인은 매우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한 대중 소설가로 자신의 피랍 체험을 ‘커뮤니온(Coomunion)’이라는 논픽션으로 저술한 휘틀리 스트리버는 자신을 납치한 외계인들이 아주 오래된 신화 속 존재들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비행접시를 본다거나 난쟁이들을 조우하는 일이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만일 그들이 외계인이라면 그들이 정말로 이곳에 계속 있었을까? 적어도 2000년 이상을 지구에 머물면서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있었을까? 그렇지 않다면 최근에 지구에 도착해 자신들의 참모습을 숨기기 위해 인류의 오래된 종교 신화 속에 스며들어가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존 맥은 UFO와 외계인이 보여주는 과학의 수준을 3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물리적 수준의 현상이다. 눈에 보이거나 레이더에 감지되고 빛과 소리를 내며, 지면에 자국을 남기거나 피랍자의 몸에 흔적을 남기는 것이 이 범주에 속한다. 두 번째는 현대 과학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현상이다. 순간 가속이나 레이더 상에서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기술, 문이나 벽,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기술, 피랍자나 최근접 체험자들의 마음을 조작하는 기술 등이다. 세 번째는 현재의 패러다임에서 전혀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시공간이 무너지는 것 같은 체험, 우주의식과 합일되는 체험, 전생 및 환생체험, 자유로운 형체 변형 등이다.

    ‘차원 넘나들기’

    神과 같은 ‘방문자’들은 우리 곁에 살고 있을까?
    맹성렬

    1964년생

    서울대 물리학 학사, KAIST 신소재공학 석사, 영국 케임브리지대 공학 박사

    세계 최대 UFO연구단체 MUFON 한국 대표, 영국 심령연구학회 회원

    세종대왕상 수상, 미국화학학회 정회원, 미국과학진흥협회 전문가 회원

    저서 ‘UFO 신드롬’ ‘초고대문명’ ‘과학은 없다’ 등


    그는 수천 년간 우리 인류 신화의 주역이었던 고도의 지성적 존재들이 바로 외계인들이라면서 현재 우리가 규정하는 과학 패러다임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차원을 넘나드는 존재라고 지적한다. 하이네크도 고도로 발달한 문명이라면 차원을 넘나드는 것이 아주 평이한 문제일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는 만일 수백 만 년 앞선 문명이라면 물리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의 경계를 이미 넘어섰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에게 마치 마술처럼 보이는 온갖 놀라운 일들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정말로 우리는 신(神)과 같은 외계인과 함께 살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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