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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사행성 낮추고 공익성 높인다”

‘출범 10년’ 복권위원회 방문규 위원장

  • 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사행성 낮추고 공익성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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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낮은 도박중독 유병률…불법 사행산업 대체 등 공익 효과
  • ● 연 1조5000억 복권기금 조성, 저소득 취약계층 지원
  • ● 국산화한 온라인복권시스템 해외 수출 추진
“사행성 낮추고 공익성 높인다”
복권은 서민이 1000원으로 고단한 일주일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가장 저렴한 레저문화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지난해 12월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약 60%가 1년 이내에 복권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복권은 한탕주의에 빠질 위험이 있는 사행산업이기도 하다. 실제 로또복권 판매 초창기인 2003년경 100억 원이 넘는 고액 당첨자가 몇 차례 나오면서 ‘로또광풍’이 불기도 했다. 2004년 복권 판매 총액이 약 3조5000억 원으로, 당시 국내총생산(GDP)의 0.56%에 달할 정도였다. 2004년 5월 복권위원회가 출범한 이유다. 복권위원회는 복권에 대한 사행심리가 만연하지 않도록 건전한 복권정책을 펴고, 복권 발행 및 판매 등을 관리하며, 복권 판매 수익금으로 조성된 복권기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일을 하는 정부 기관이다.

복권위원회가 출범한 지 올해로 만 10년이 됐다. 올해 예상 복권 판매 총액은 3조3000억 원대로 10년 전인 2004년과 차이가 없다. 반면 2004년 9000억 원이던 복권기금 조성액은 올해 약 1조5000억 원(예상)으로 크게 증가했다. 그래서‘사행성 억제’와 ‘공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복권위원회는 4월 ‘복권제도 중·장기 발전방안 정책토론회’를 여는 등 지난 10년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기 위해 분주하다.

7월 복권위원장에 취임한 방문규(52)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만났다. 행정고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한 방 위원장은 예산과 재정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사회예산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 예산실장을 역임할 정도로 예산 관련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기획재정부 대변인 시절엔 기자들로부터 일을 꼼꼼히 처리하면서도 합리적이고 부드러운 성품을 지녔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복권 긍정 인식도 높아져

▼ 복권의 사행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간에겐 기본적으로 사행심리가 있습니다. 정부가 사행산업을 관리·감독하는 이유입니다. 복권위원회는 출범 초기부터 복권을 건전한 레저문화, 나눔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 발행·판매체계를 효율화하고 저소득층·소외계층 복지 증진을 위해 복권기금 배분과 사용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 결과, 복권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국민의 따가운 질책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복권의 건전화를 위해 더욱 노력할 생각입니다.”

▼ 복권의 사행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지난해 우리나라 복권매출 규모는 총 3조2340억 원으로, GDP 대비 약 0.23% 수준이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또한 조사에 따르면 복권은 중독도(도박중독 유병률)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표1 참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를 중심으로 사행산업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긴 합니다만, 복권을 너무 억제하면 도박중독 유병률이 높은 다른 사행산업(카지노, 경정, 스포츠 토토) 쪽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이연호 충북대 교수 등이 공동 집필한 논문 ‘사행산업 간 대체성과 총량규제 개편방안’에 따르면 카지노, 경마, 경륜은 다른 사행산업의 매출을 증가시키는 기능을 하는 데 비해 복권은 도박중독 유병률이 높은 다른 사행산업(카지노, 경정, 스포츠 토토)의 매출을 감소시키는 대체관계 기능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복권은 건전한 오락을 제공하고, 불법 사행산업은 물론 도박중독 유병률이 높은 다른 사행산업 수요를 흡수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복권을 건전하게 육성하는 게 전체 사행산업 건전화에도 기여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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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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