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도 복권기금 하면 떠오르는 랜드마크가 없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복권기금을 다양한 사업에 사용하다 보니 일반 국민으로서는 이게 정부의 일반재정 사업인지 복권기금 사업인지 잘 모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호주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시드니 오페라하우스가 복권기금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우리도 국민이 복권기금의 공익성을 쉽게 느낄 수 있는 랜드마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복권기금이 국민에게 친근하게 인식될 수 있도록 복권기금을 상징하는 사업을 복권위원들과 함께 고민하려 합니다.”
▼ 공익적 사업에 기금이 사용되는 만큼 복권은 많이 팔릴수록 좋은 것 아닌가요.
“복권기금은 중요한 국가 수입원 중 하나입니다. 국가로선 수입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복권은 수입 측면만 고려할 수 없습니다. 국민이 건전한 여가문화로 즐길 수 있도록 사행성을 억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 다른 사행산업의 공익기금 조성률은 어느 정도인가요.
“우리나라는 경마, 카지노, 경륜, 경정,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소싸움 등 7가지 사행산업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복권의 기금조성률이 가장 높습니다(표2 참조). 복권위원회 출범(2004년) 이후 작년까지 약 10조7000억 원이 국민행복과 복지 향상을 위해 지원됐고, 앞으로도 해마다 1조5000억 이상이 지원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다른 사행산업은 기금 사용 범위가 특정 지역, 특정 대상으로 한정된 데 반해 복권은 저소득층을 비롯해 온 국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수혜 범위도 넓습니다. 이처럼 복권은 다른 사행산업에 비해 건전한 오락 제공, 불법 사행산업 대체뿐 아니라 공익재원 확보를 통한 저소득 취약계층 및 사회적 약자 지원 등 다양한 순기능적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정치권에서 통일복권 등 새로운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복권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던데요.
“통일복권은 그 취지에 비해 조성 효과가 미미할 수 있으며, 자칫 복권시장 및 수익금 배분체계에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습니다. 단순히 재원 마련을 목적으로 복권을 발행하는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새로운 복권은 건전한 레저문화 정착과 나눔문화 확산, 국민복지 증진에 기여하는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봅니다.”

▼ 중점 추진하려는 복권 정책이나 계획이 있다면.
“올해로 복권위원회가 설립된 지 만 10년이 됐습니다. 그동안의 성과를 분석해 잘한 부분은 더 키워나가고, 부족한 부분은 고쳐서 더욱 건전하고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복권문화를 만들려 합니다. 무엇보다 그동안 외국산에 의존했던 온라인복권시스템을 지난해 국산화함으로써 기술독립을 이뤘습니다. 국산화한 온라인복권시스템이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더욱 발전시켜 해외시장 개척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내년 아시아·태평양복권협회(APLA·Asia Pacific Lottery Association) 총회의 한국 개최가 성사된다면 우리의 온라인복권시스템을 수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때 기술을 전수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나눔이라는 복권 철학을 함께 전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까지 고민합니다.”
▼ 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복권의 가장 큰 가치는 조성된 수익금으로 많은 소외계층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나눔을 실천하고 기부문화를 선도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행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실제로 보면 복권 구매자는 대부분 평균 8800원, 즉 1만 원 내외로 재미를 느끼면서 나눔을 실천해왔습니다. 작은 재미를 주면서 어려운 이웃도 돕는다는 게 복권이 가진 철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국민이 적은 돈으로 복권을 건전하게 즐기면서 나눔과 봉사를 생각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