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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받은 이들 재도전 돕는 게 내 사명”

‘너클볼 인생’ 허민 고양 원더스 구단주

  • 박동희 │스포츠춘추 기자 dhp1225@naver.com

“상처 받은 이들 재도전 돕는 게 내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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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즈음 ‘천재 소년’ 허민에게 찾아온 불청객이 있었으니 바로 야구였다. 허민은 고2 때부터 공부보다 야구에 몰입했다. 당시 허민은 친구들을 불러 모아 야구팀을 조직하고 인근 고교 야구클럽팀들과 주말이면 야구경기를 했다. 이 때문인지 전교 1, 2등을 다투던 학업 성적은 전교 7등으로 떨어졌고, 결국 허민은 서울대 전자공학과에 응시했다가 낙방했다.

허민은 “한 번 등판할 때마다 200구씩 던지는 건 일도 아니었다”며 “아침에 일어나면 팔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어깨가 아파 고통스러웠다”고 회상했다.

야구 때문에 서울대 진학이 좌절되고, 심각한 어깨 부상까지 당했지만,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되레 인생 첫 번째 너클볼을 던졌다. 야구를 위해 다시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재수를 택한 것이다.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할 때부터 야구 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엘리트 야구 코스를 밟지 않았기에 현실적으로 내가 야구선수로 크는 건 불가능했다. 대학에 진학해도 날 야구선수로 받아줄 곳은 없었다. 궁리 끝에 알아본 게 서울대 야구부였다. 서울대 야구부는 엘리트 야구 출신이 아니어도 입회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재수 끝에 허민은 서울대 응용화학부에 입학했다. 그리고 그 길로 서울대 야구부에 입회했다. 허민의 서울대 야구부 선배인 이알참 베이스볼아카데미 사무국장은 “엘리트 투수 못지않게 빠른 공을 던지는 새내기가 야구부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3학년생들에게 ‘걔 이름이 뭐냐’고 물었더니 ‘부산에서 온 허민’이란 답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허민은 고교 시절 시쳇말로 ‘동네야구 투수’임에도 시속 130㎞대의 빠른 공을 던졌다. 부산고, 경남고 야구부 지도자들이 허민의 빠른 공을 보고 깜짝 놀랄 정도였다. ‘만년 약체’ 서울대 야구부가 새내기 투수 허민을 크게 반긴 건 당연했다. 하지만 정작 허민의 대학 야구 기록은 전무하다. 고교 시절 부상으로 말미암은 어깨통증이 재발한 까닭이다. 허민은 서울대를 졸업할 때까지 정식 마운드를 한 번도 밟지 못했고, 야구선수가 되겠다는 꿈도 접어야 했다.

非운동권 총학생회장의 좌절

어깨 부상으로 야구를 잠시 그만둔 허민은 1999년 서울대 총학생회장에 입후보했다. 풍부한 자금과 탄탄한 조직이 있던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허민은 NL(민족민주), PD(민중민주) 같은 학생운동 그룹과도 가깝지 않았다. 무엇보다 총학생회장에 입후보한 건 즉흥적 결정이었다. 허민은 이렇게 말했다.

“하루는 친구들과 당구를 쳤다. 그때 갑자기 내가 ‘야, 나 서울대 총학생회장 선거에 나갈 거야’라고 했다. 친구들이 ‘야, 저거 또 뭐라고 씨부리쌌노. 당구나 쳐라’ 하며 비웃었다. 하지만 난 당선될 자신이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나와 기숙사 룸메이트, 고교 동문 후배 3명 등 총 5명이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당선될 자신이 있다고 말했지만, 선거운동은 그런 자신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허민은 흔한 학내 연설도, 학우들을 찾아다니며 한 표를 읍소하지도 않았다. 대신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학생이 많이 모이는 곳에 틀었고, 홈페이지를 제작해 그걸 통해 선거운동을 전개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결국 허민은 7명의 후보자 가운데 1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자에 올랐고, 2차 결선투표에서도 쟁쟁한 운동권 연합 후보를 7표 차로 꺾고 총학생회장에 당선됐다. 두 번째 ‘인생 너클볼’이 성공을 거둔 순간이었다.

당시 언론은 허민의 당선을 ‘서울대 사상 첫 비운동권 총학생회장 선출’이라며 대서특필했다. ‘모든 학우가 참여하는 열린 총학생회’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표방한 허민은 그러나 재수와 어깨 부상에 이어 또다시 좌절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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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희 │스포츠춘추 기자 dhp12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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