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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파주 용주골 윤락여성들

“우리도 세금내고 의보증 갖고 싶다”

  • 장윤선 월간 '참여사회' 기자

“우리도 세금내고 의보증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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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라는 여성이 있다고 치자. A의 쇼트 타임(30분)은 6만원, 초저녁부터 시작하는 롱타임은 40만원선. 롱타임은 쇼트타임 횟수를 모두 상계할 수 있어야 하니까 대개는 롱타임 가격과 쇼트타임 여러 번의 가격을 동일시할 수 있다. 그럼 A가 벌어들이는 하루 수입은 6만원×7회=42만원 꼴. 여기에 용주골 매매춘 여성의 수를 곱하면(42만원×285명) 1억1970만원. 여기에 30일을 곱하면 한 달에 35억91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산이다.

이를 다시 285명으로 나눈다면 개인이 월평균 벌어들이는 소득은 1260만원꼴. 이렇게 번 돈을 업주와 매춘 여성이 대개 5:5(업주 주장 3:7, 경찰조사 5:5)로 나누니까 개인당 돌아가는 한 달 수익은 630만원꼴. 이 기준에 따른다면, 매춘 여성의 하루 일하는 시간은 210분(3시간 30분), 주간 단위로 계산하면 3시간 30분(1일)×주 6일=1260분(21시간).

용주골에 있는 업소들은 대개 적게는 1명, 많게는 6명의 매춘 여성을 두고 영업한다. 6명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월평균 630만원×6명) 매달 3780만원이 업주의 몫이다. 여기에 그들이 내는 세금이란 각종 공과금(전기세, 수도세 등)이 전부. 매월 400만∼500만원 선의 건물 임대료를 내고 있지만 그들이 벌어들이는 연간 소득을 계산한다면 임대료가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게 아니다.

물론 이 계산은 최고의 소득을 전제로 계산했고, 월별, 일별 편차가 있을 테니 100% 들어맞을 수 없다. 그러나 대략의 수익을 꼽아본다면 이런 계산이 도출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쪽 사정에 밝은 사람들은 그 지역을 사회문제로만 조명할 것이 아니라 과세지역으로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용주골의 건물주들은 주로 서울 등지의 외지인. 건물만 지어놓고 업주들에게 임대한다는 것이다. 30대 중반의 한 업주는 “대개 이곳에 땅을 가진 사람들이 논을 갈아엎고 건물을 짓는 경우가 많아요. 업주들이 땅을 갖고 여기서 직접 영업하는 경우는 별로 없지요”라고 말한다.



어슴프레 농촌에 석양이 물들면 논밭 저편의 시골동네에선 저녁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시골 아낙들은 머릿수건을 풀며 하루 일과를 정리하는 데 반해 용주골 여자들은 저녁 7시부터 활기를 찾는다. 헤어드라이어로 젖은 머리카락을 말리고, 볼륨업 브라에 허리를 졸라 섹시한 이미지를 배가한다. 어깨엔 유리알 반짝이를 붙이고, 짙은 마스카라에 속눈썹을 붙여 다시 한번 시커멓게 눈가를 색칠한다. 텅텅 비어 파리 날리던 미용실은 혼잡해지고, 짙은 화장의 늘씬한 여성은 업소의 밤꽃으로 단장하고 자리에 앉는다.

그들의 하루 일과는 대개 오후 4시에 기상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부지런한 여성들은 오전에 일어나 에어로빅을 하거나 운전학원에 다니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밤늦게까지 영업하기 때문에 주로 오후 늦게까지 잠을 잔다고. 일어나 씻고 화장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

영업 후엔 PC방으로

영업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자유. 근처 상점에 나가 쇼핑도 하고, 비디오를 빌려다 보거나, 노래방 혹은 PC방에서 게임이나 채팅을 즐긴다고. 그들에게 매매춘은 단지 직업일 뿐 20대 초·중반 여성들이 즐기는 문화를 그들도 그대로 누리고 있었다.

용주골의 영업시간은 몇시부터 몇시까지라고 정해지지 않았다. 대개 자기가 편한 시간을 선택해 일하면 된다. 이곳은 철저히 영업 결과에 따라 급여가 책정되기 때문에 더러는 매춘 여성들이 업주보다 더 영업에 열을 올린다. 그러다 때로는 호객행위로 단속을 받기도 한다고. 그렇게 호객행위로 인해 경찰 단속에 걸리면 구류형에 처해지는데 대략 업주는 6일, 매춘 여성은 3일을 살게 된다.

매춘 여성들은 대개 생면부지의 여성이 접근하면 아래위로 쳐다보며 당장 육두문자를 토해낼 듯 경계심을 표한다. 말을 붙여도 천편일률적으로 “할 말 없어요” 하고 돌아서버린다. 파주경찰서 연풍지소의 도움을 받아 말머리를 터도 대개는 실패하고 만다.

실개천 둑 옆에 위치한 업소에서 물끄러미 기자를 바라보는 5명의 여성. 그들을 향해 꾸벅 절을 하고 “몇 마디 할 수 있겠냐”며 문을 열었다. 그들은 근처 빵집에서 케이크를 배달해 먹으며 기자 일행에도 박카스 두 병을 선뜻 건넸다. 2층으로 향하는 계단 아래 5명이 옹기종기 앉아 담배 디스와 말보로를 나눠 피우며 자유롭게 떠들다 기자들의 갑작스런 방문에 썰렁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편하게 세상 사는 얘기를 하자 해도 경계심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저 때문에 분위기가 괜히 썰렁해졌나봐요?

“기자들이 싫어요. 여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추측해서 쓰고, 사실대로 안 써요. 와서 제대로 묻지도 않고 함부로 지껄이니까요. 여기 있는 아가씨들 별로 말 안할 걸요? 기자들에 대한 불신이 많아서 그래요. 그런데 왜 여자기자가 왔어요? 이런 데는 대개….”

까르르. 심각한 말끝에 터져나온 한마디가 나머지 여성들의 웃음보를 터뜨렸다. 연신 머리칼을 손가락으로 꼬며 천장에 눈길을 주던 그녀는 “여기라고 별다른 사람이 사는 별천지는 아니다”고 못박았다. 다만 밖에 있는 사람들과 스스로 단절하고 살 뿐이지 언제든지 돈 벌면 밖으로 나가 자기세계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누가 하루 일과 좀 얘기해주세요.

“아침에 영업 끝나면 다 자요. 우리 집엔 거의 다 ‘잠순이’들만 있어서 특별히 하는 일 없이 그냥 잠자고, 일어나 화장하고, 또 영업하고… 그런 식이죠 뭐.”

다섯 명의 여성 중 가장 연장자라는 경상도 말씨의 20대 중반 여성은 대개 머리하고, 화장하는 데 시간을 쓸 뿐 다른 취미생활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옷도 연풍리에 있는 의류점에서 한 벌에 7만∼8만원 수준 하는 스판덱스의 투피스를 사 입는 것이 고작이라고. 하지만 이런 영업용 의복은 한 벌씩 사서 서로 바꿔 입을 뿐 특별히 돈을 들여 사지는 않는다고 한다. 주로 20대 초반인 이들은 여가에 주로 무슨 일을 하며 지낼까? 용주골 업소에 석유를 납품한다는 40대 남성은 이렇게 귀띔한다.

“이곳 여자들은 대개 아침에 영업 끝내고 바로 잠자지 않고 PC방에 많이 가더라고요. 아침 8∼9시 사이 큰길에 있는 PC방에 가면 많이 만날 수 있어요. 또 아침에 운동하는 사람도 많고요. 게으른 여자들은 잠만 퍼질러 자고, 부지런한 여자들은 이것저것 많이 하더군요.”

피곤한 경찰의 업무

이렇게 한 달 일하는 동안 본인이 원하면 업주와 협의해 휴가를 쓸 수 있다. 휴가 때는 주로 집을 방문하거나 친구 혹은 애인을 만난다고. 용주골 매춘 여성들은 용주골이 자유로워 일하기 편하다고 입을 모은다. 군산 등지는 택시기사와 유착된 업주들이 매춘 여성을 감금해 임금을 착취하는 등 사고가 많은 데 비해, 용주골은 자기가 원하는 만큼 일하고 일한 만큼 대가를 챙겨가니 별 어려움 없이 일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한 업소에서 4년씩 일하는 여성들도 많다고.

현재 이 지역은 파주경찰서 연풍지소 관할 아래 있다. 연풍지소는 원래 연풍파출소였는데 지난 1월 구조조정 끝에 지소로 격하됐다는 것. 연풍지소장 김형수 경사는 귀양살이하는 심정으로 이곳에서 일한다고 털어놓았다.

“원래 6명이 있었는데 지금은 직원 셋이서 일을 다 해야 해요. 그래서 힘들다고 막 떠들었더니 의경 둘을 보내주더라고요. 그걸로도 안 돼 웅담파출소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말입니다. 여기는 사실 굉장히 일하기 힘든 데예요. 솔직히 기회만 생기면 나가고 싶어요.”

지원 나온 또 다른 경찰도 “밤이 되면 쳐다보기 싫을 정도로 징그럽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하지만 막상 이곳을 없애면 생길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사회범죄를 생각해보면, 이 사회의 ‘계륵’처럼 매매춘 지역을 존치시킬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도 한다. 물론 그들은 김강자 서장의 부임 이후 몰아친 ‘미성년 매매춘과의 전쟁’ 탓에 미성년자 귀가운동을 자체적으로 펼치기도 했다.

“79년생, 80년생, 81년생까지의 어린 윤락녀들을 대상으로 집에 서한을 발송했어요. 댁의 자녀가 유흥업소에서 일하고 있으니 데려가라고. 한 100여통 보냈을 걸요? 그런데 직접 파출소로 찾아온 가정은 열 집 안팎이에요. 여기 제 발로 찾아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문제가정의 자녀들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가 용주골에서 일하면서 겪은 가슴아픈 사연 한 토막. 지금도 그는 그때 일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제주도가 고향인 스무살의 여자였어요. 부모님과 언니가 직접 올라왔는데 오자마자 언니는 흥분해서 따귀를 때리며 막 욕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아가씨가 집에 안 가겠다는 거예요. 여기가 더 좋다고. 그렇게 막 싸우다 집으로 데려갔는데 도로 왔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참 집으로 돌려보내는 게 잘하는 것만은 아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설령 밖으로 나간다 하더라도 미용사, 봉제기술사로 80만∼90만원 받아가면서는 살지 못해요. 살던 가락이 있어서 그런지 또다시 이리로 들어오게 되던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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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선 월간 '참여사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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