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호

윤보선 전 대통령 모교가 연 ‘대한민국 심포지엄’

英 에든버러대 해위(海葦)학술대회

  • 김학준 |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해위학술연구원장

    입력2013-03-20 09: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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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보선 전 대통령 모교가 연 ‘대한민국 심포지엄’

    영국 유학 시절의 윤보선 전 대통령.

    해위(海葦) 윤보선 전 대통령을 기념하는 해위학술대회가 3월 5일 그의 모교인 영국 에든버러대에서 열렸다. 해위는 영국의 세계적 명문대 가운데 하나인 이 대학에서 고고미술학을 전공해 학사 및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한민국 제4대 대통령인 해위는 사람으로 따져서는 이승만에 이어 두 번째 대통령이다.

    에든버러대는 자신의 졸업생이 훌륭한 삶을 살며 한국 현대사에 미친 공로를 높이 평가하면서 그를 기리는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한국 역대 대통령의 모교가 이러한 학술대회를 개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해위는 1911년 중국의 신해혁명에 자극받아 3년 뒤인 1914년 17세 때 항일독립운동에 투신하기로 결심했고, 3·1운동을 기반으로 상하이에서 성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임시의정원에 최연소(23세) 의원으로 선출된 인물이다. 그는 조국의 해방과 독립에 대비해 서구 선진국의 문물제도를 배워야겠다는 바람에서 영국 유학을 택했고, 에든버러대 등에서 7년에 걸쳐 수학한 뒤 1932년 귀국했다. 이후 그는 어떠한 형태로도 일제에 협력하지 않음으로써 독립운동가의 지조를 지켰다.

    1945년 8월 15일 일제가 패망하고 북위 38도선 이남의 한반도에 미군이 주둔함으로써 이른바 미군정 아래서의 해방공간이 열렸다. 이때부터 1948년 8월 14일까지 3년간 해위는 한국민주당 창당을 이끌었다. 해위는 고하 송진우, 가인 김병로, 인촌 김성수를 비롯한 저명한 민족주의자들과 함께 한국민주당을 중심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리를 지향하는 정부를 세우기 위해 노력했다. 이와 함께 해위는 민중일보를 이끌면서 조선공산당 및 그 후신과 다름없는 남조선로동당을 상대로 투쟁했다. 1948년 8월 15일 마침내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됐으며, 이로써 해위는 대한민국 정부수립운동의 원훈(元勳)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받았다.

    한국 현대사에 큰 족적



    해위는 이승만 대통령이 이끄는 대한민국 제1공화정 초기에 서울특별시장, 상공장관으로 봉직했다. 6·25전쟁 때는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우방의 지원을 받아내며 이재민들의 생활 유지와 자립을 위해 헌신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점차 독재로 흐르는 것을 보고,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대열에 참여했다. 그 과정에서 해위는 ‘한국 정치의 1번지’로 불리던 서울 종로구에서 제3, 4대 민의원으로 선출됐으며, 제1야당 민주당의 중앙위원회 의장에 이어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1960년 4월혁명으로 제1공화정이 붕괴된 직후 해위가 제5대 민의원에 이어 대통령으로 선출된 것은 그의 경력에 미뤄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항일독립운동, 정부수립운동, 반독재 민주화운동 모두에 참여한 정치인이 드물기도 했지만, 거기에 더해 행정 경험에 국제 안목까지 겸비한 이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해위는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고비를 맞았고, 1962년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그는 군정반대운동을 이끌었다. 올해는 그가 ‘민정이냐 군정이냐’의 구호를 내걸고 전국적인 차원에서 진정한 의미의 민정복귀운동을 전개한 때로부터 꼭 50주년이 되는 해다. 민간인의 정치활동이 제한적으로 허용된 1963년 1월 1일부터 그는 민정당(民政黨) 창당을 주도한 데 이어 당의 대통령후보로 전국을 유세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1963년 10월에 실시된 제5대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했으나 이후에도 일관되게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다.

    필자는 이번 학술대회에 참가해 해위의 삶에 대해, 그리고 독도와 동해에 대해 영국 청중에게 자세히 설명할 수 있었다. 특히 영국 정부가 1943년 카이로회담에서 한국의 독립을 지지했고, 패전국 일본을 상대로 한 1951년의 샌프란시스코조약 체결 과정에서 독도가 한국의 고유 영토임을 거듭 주장했던 사실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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