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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전설적 주먹’ 2인 연쇄인터뷰

전 안토니파 보스 안상민 , 김두한 후계자 조일환

  • 조성식 mairso2@donga.com

전 안토니파 보스 안상민 , 김두한 후계자 조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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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조직 움직이는 주먹귀족 30명 있다”

한국 주먹사에서 조일환씨(64)가 차지하는 위상은 매우 독특한 것이다. 조씨는 주먹계 거봉인 고 김두한의 공인 후계자다. 김두한은 생전에 동료와 후배들이 모인 자리에서 조씨를 자신의 후계자로 공식 인정했다. ‘천안 곰’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조씨의 근거지는 충남 천안이다. 20대에 충남 일대를 휘어잡은 그는 타고난 힘과 배짱을 바탕으로 지난 40여 년 동안 전국 주먹계에 이름을 떨쳐왔다. 한가락하는 건달 치고 그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한때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며 정치에도 관심을 보였던 조씨는 자신을 우국지사로 자처한다. 장충단공원 단지사건과 독도결사대 사건은 그의 독특한 ‘우국충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 1974년 육영수 여사가 흉탄에 쓰러지자 격분한 조씨는 부하 100명을 장충단공원에 집결시켰다. 일본에 항의하는 뜻에서 그 자리에서 새끼손가락을 자르는 의식을 치렀는데, 조씨를 포함해 모두 34명이 손가락을 잘랐다.

1996년 독도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한·일 양국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다. 조씨는 독도결사대를 모집했다. 목표 인원은 2000명. 2000명이 독도로 몰려가 일제히 손가락을 잘라 손가락무덤을 만들고 그중 10명은 분신자살을 감행해 독도수호의지를 만천하에 알린다는 비장한 계획이었다. 다소 황당하기조차 한 이 계획은 목표 인원을 모으는 데는 성공했으나 관계당국의 해산명령으로 실행되지 못했다. 당시 문인 93명은 독도 앞바다에서 ‘3·1절 기념 문학인 독도방문행사’를 갖고 독도 지키기를 다짐했다.

집이 천안인 조씨는 서해안에서 대형횟집을 경영하는 한편 상가개발과 분양사업을 하고 있다. 또한 주먹 출신으로는 드물게 왕성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자신의 주먹생활을 그린 ‘불의 아들’(전 3권)을 비롯해 지금까지 10여 권의 책을 펴냈으며 최근엔 ‘한국 전통무술과 정착무술의 실제’라는 편저를 내기도 했다.



폭력배도 인권 있다

그의 건달관은 한마디로 ‘사회에 필요한 건달이 되자’는 것. 그는 후배들에게 “주먹을 쓰더라도 올바른 직업을 가져라”고 강조한다. 또한 ‘진정한 주먹은 국가와 민족을 먼저 생각하고 남한테 피해를 끼쳐선 안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평소 후배 주먹들의 애경사를 잘 챙기기로 소문나 있다. 결혼식 주례도 많이 본다. 현역에서 은퇴하긴 했지만 주먹계에 끼치는 그의 영향력은 누구도 무시 못한다. 2월10일 그를 만나 주먹계의 최근 동향을 물어봤다.

“지금 겉으로 드러난 폭력조직의 90%는 공권력과 언론에서 만들어낸 겁니다. 툭하면 조직폭력으로 몰아가는데 실제로는 조직폭력이라고 할 만한 것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조일환씨는 주먹계에 대한 공권력의 ‘남용’과 언론의 ‘과장’을 지적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조씨는 최근 검찰의 대대적인 조직폭력배 수사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렸다. 폭력조직 두목의 범죄혐의치곤 너무 약하다는 것. 즉 검찰이 여론몰이 수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다.

“리스트에 올라 있는 주먹만 계속 당합니다. 보이는 조직보다 보이지 않는 조직이 더 문제입니다. 근본적으로 치유할 방법을 찾아야지 이런 식의 전시·인기 위주 수사로는 진짜 조직이 걸리지 않습니다. 눈에 띄면 걸리니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움직입니다. 과거 주먹들이 사업을 하다보면 과격한 행동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공권력이 튀밥 튀깁니다. 지난번에 잡힌 사람들, 그들이 무슨 두목급입니까. 다 옛날 일입니다. 조직에도 별 힘이 없어요.”

가슴에 담아 두었던 얘기일까. 평소 하는 얘기일까. 조씨의 ‘주먹 옹호론’은 계속된다.

“법은 평등해야 하고 폭력배에게도 인권은 있습니다. 얼마 전 김태촌을 면회했습니다. ‘형님, 나 지금 많이 아픕니다’ 그래요. 그대로 두면 교도소에서 죽을지도 모릅니다. 워낙 살려는 의지가 강해 버티고 있을 뿐입니다. 11년째 (형을) 살고 있는데 그만한 형을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양은이파 부두목이라는 강아무개는 1980년 군법회의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을 살았습니다(2001년 2월 출소 예정). 조양은도 그랬지만, 엄밀히 따지면 주먹들끼리 싸운 것입니다. 행위에 비해 너무 가혹한 형벌이었습니다. 군사정권의 희생물이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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