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호

“수입차에만 특혜” “국산 소형차 개발 등한시”

‘저탄소차 협력금제’ 사실상 무산, 得일까 失일까

  • 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입력2014-09-19 17: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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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라도 너무 다른 두 국책 연구기관 예측
    • 美·유럽 이산화탄소 배출기준 강화 추세
    • “자동차 시장은 보호할 수록 뒤처진다”
    • 제도 무산으로 온실가스 160만t 절감 방법 다시 고안해야
    “수입차에만 특혜” “국산 소형차 개발 등한시”

    푸조가 최근 출시한 준중형차 ‘뉴 푸조 308’. 수입차는 뛰어난 연비, 공간 활용성, 콤팩트한 차체 등으로 20~40대 고객에게 큰 인기를 끈다.

    9월 2일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자동차에 부담금을 물리는 ‘저탄소차 협력금제’ 도입 시기를 2021년 이후로 늦추겠다고 발표했다. 2015년 1월 시행 예정이던 저탄소차 협력금제 도입은 이로써 사실상 무산됐다.

    최 부총리는 “내년부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와 저탄소차 협력금제가 동시에 시행될 경우 산업계의 부담이 크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과도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프랑스를 제외한 대부분 자동차 생산국이 저탄소차 협력금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어 한국이 선제적으로 시행할 경우 국내 자동차 회사들의 불이익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당 국회의원, 시민단체 등은 즉각 반발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당일 국회에서 “사회적 합의를 버리고 산업계의 민원성 요구에 환경파괴 정책을 밀어붙였다”고 비판하며 “저탄소차 협력금제 시행 연기를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시민단체도 반발하며 최 부총리를 업무상 배임 등으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소형차 판매 유도

    시행 4개월을 앞두고 저탄소차 협력금제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이유는 무엇일까. 저탄소차 협력금제가 처음 논의된 것은 2009년. 당시 이명박(MB)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기치로 내걸고 ‘저탄소 사회로 이행’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실현하겠다는 목표 아래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치(BAU) 대비 30%를 줄이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후 녹색성장위원회는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구체화했고 수송 부문에서 2020년 3400만t, 그 가운데 자동차 부문에서 1780만t을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중에서 저탄소차 협력금제를 통해 줄이려는 온실가스 목표는 160만t으로 전체 감축 목표량의 9%다.

    저탄소차 협력금제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차에 부담금을 매기고,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차에는 보조금을 주는 제도다.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경차, 소형차는 보조금을 받고 대형차는 부담금을 내야 한다. 2015년 시행 예정 기준에 따른 보조금, 부담금은 400만~1000만 원선( 참조).

    정부는 이 제도를 통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중·대형차 판매를 줄여 결과적으로 중·대형차를 선호하는 자동차 소비문화를 바꾸고, 자동차 업계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친환경차, 경차를 많이 출시하게 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는 계획이었다.

    국내 소비자는 유독 중·대형차를 선호한다. 올 상반기 가장 많이 판매된 차는 현대차 쏘나타(최소 배기량 2000cc). 10위권 차종 중 기아차 모닝(3위), 현대차 아반떼(6위), 한국GM 스파크(7위)를 제외하고 7개가 쏘나타 이상의 배기량이다. 한국의 경·소형차 판매 비중은 28%로 일본(70%), 프랑스(74%)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수입차에만 특혜” “국산 소형차 개발 등한시”


    환경부 관계자는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에서 2000cc 중형차가 ‘국민차’라는 게 말이 안 된다. 정부는 국민이 ‘세컨드 카’라도 경차로 구매하게 유도하려고 저탄소차 협력금제를 도입하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2010년 기준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 국가이고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많다.

    제도 도입 검토 단계부터 연구용역을 수행한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저탄소차 협력금제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할 것이고, 이에 따른 사회적 편익이 4956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친환경차 개발 에 힘입어 자동차 생산량과 고용이 증가하며 특히 전기자동차 개발에 필수인 배터리 산업이 크게 발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3년 4월엔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됐다. 본래는 2013년 7월 시행 예정이었으나 통상 문제나 국내 완성차 업계의 준비기간 등을 고려해 협의 끝에 유예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제도 시행이 다시 유보되면서 다음 정부의 손으로 넘어갔다.

    시행 6개월 앞둔 공청회에서…

    거침없이 추진되던 저탄소차 협력금제도 도입에 갑자기 노란불이 켜진 것은 올 초다. 당시 ‘일요신문’은 “1월 21일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 방문 성과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에서 느닷없이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에 대해 ‘국산차 업체한테 벌금을 받아 외국 수입차 업체에 보조금을 주는 결과를 낳는다. 제도 시행을 늦추거나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저탄소차 협력금제 시행을 저지하려는 행보가 급물살을 탔다. 6월 9일 열린 ‘저탄소차협력금제도 도입 방안을 위한 공청회’에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이 저탄소차 협력금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이 공청회에 참가한 한 대학교수는 “시행 6개월을 앞두고 열린 공청회라 어떤 차에 어떻게 보조금, 부과금을 부여할 것인가 하는 등의 효과적 제도 운영 방안을 논의할 줄 알았더니 제도의 타당성에 대해서만 따지고 있더라”며 의아해했다.

    이어 6월 12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한국무역협회 등 산업단체 10곳이 저탄소차 협력금제 철회를 공동 건의했고, 6월 19일 당·정·청 정책협의회에서 제도 시행을 연기하는 쪽으로 결정이 났다. 이 제도의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당·정·청 협의회에서 배제됐다.

    저탄소차 협력금제 반대자들은 “이 제도 시행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절감 효과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근거로 드는 것은 조세연의 용역 자료다. 조세연은 지난 6월 “2020년까지 누적 감축 이산화탄소는 54만8000t, 즉 목표의 35%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저탄소차 협력금제는 실효성이 없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이는 KEI의 기존 연구 내용과 판이하다. 두 개의 국책연구기관에서 한 제도를 두고 이렇게 상반된 결과를 내놓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두 연구기관의 용역 결과가 큰 차이를 보인 것은 ‘연구 전제조건’이 달랐기 때문이다. 먼저 ‘중립구간 및 부담금 설정’을 보자. KEI는 중립구간 및 부담금을 단계적으로 강화한다고 전제했지만, 조세연은 2015년 설계된 조건이 202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적용했다.

    정부는 제도 도입 계획을 내놓을 때 “시행 초기에 제작사와 소비자의 부담을 최소화하자”며 구간과 금액을 ‘보수적으로’ 책정했다. 따라서 전체 자동차의 52.9%가 부담금과 보조금이 부과되지 않는 ‘중립구간’에 포함됐다. 2013년 12월 정홍원 총리 주재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제도를 2015년 시행하되 수요자 및 산업계 부담을 최소화하는 수준으로 시행하라”라는 지시를 받고 이를 반영했다는 것.

    KEI와 조세연의 엇갈린 전망

    ‘신차 판매 전망’도 차이가 크다. 저탄소차 협력금제는 신차를 살 때 보조금, 부담금을 부여하는 것이라 신차 판매량이 많을수록 보조금, 부담금 액수도 많다. KEI는 2015년 136만 대에서 2020년 151만 대까지 신차 판매량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조세연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신차 판매량을 130만 대로 동일하게 설정했다.

    KEI는 “우리나라 자동차 1대당 인구수는 3.4명(2012년 수준)으로 주요 자동차 생산국(미국 2.6명, 독일 1.9명)에 비해 많아 향후 차량 판매 증가 가능성이 높다. 과거 10년간 자동차 등록대수 연평균 증가율(4.0%)과 한국교통연구원의 ‘승용차 등록대수 전망’,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한국의 자동차산업통계’ 등 전문 자료를 반영해 신차 판매량을 예측했다”고 밝혔다.

    “수입차에만 특혜” “국산 소형차 개발 등한시”


    “수입차에만 특혜” “국산 소형차 개발 등한시”

    8월 14일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소형차인 기아 ‘쏘울’을 이용했다.

    보조금을 받는 구간에 위치한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 전망도 엇갈린다. KEI는 6년간 누적 120만 대의 친환경차가 팔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조세연은 97만 대가 판매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조금을 받는 구간의 차가 덜 팔리면 저탄소차 협력금제의 효과는 줄어든다( 참조).

    현재 6개국이 저탄소차 협력금제를 도입했는데, 그중 주요 자동차 생산국은 프랑스뿐이다. 두 연구기관은 프랑스의 제도 시행 효과에 대해서도 상반된 분석을 내놓았다. 조세연은 “프랑스는 저탄소차 협력금제로 자동차 내수시장이 축소됐고, 자국 자동차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저탄소차 협력금제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이 때문에 푸조시트로엥이 2012년 49억 유로(약 7조원)의 최대 적자를 냈고 2013년 프랑스 뫼동 공장도 폐쇄하는 등 자국 자동차산업 경쟁력이 약화됐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KEI의 설명은 다르다. 저탄소차 판매비율이 2007년 50%에서 2012년 83.5%로 지속적으로 증가했을 뿐 아니라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판매도 늘어 프랑스 브랜드가 친환경차 시장의 강자로 부상했다는 것.

    또한 푸조시트로엥의 경영악화는 2008년 남유럽 재정위기 이후 이 지역의 자동차 판매가 급감한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캐나다와 관련한 의견도 엇갈린다. 조세연은 “캐나다는 실제적 환경개선효과가 미미해 도입 2년 만에 폐지했다”고 분석했지만, KEI는 “캐나다는 애초에 2년 한시적으로 제도를 도입했다. 보조금제는 폐지했지만 부담금제는 현재 운영 중”이라고 반박했다.

    이를 두고 야당 국회의원과 시민단체 등은 “정부가 저탄소차 협력금제 무용론을 확산하기 위해 조세연 등 국책연구원을 이용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런 음모론은 차치하더라도 같은 항목을 놓고 두 국책 연구원의 연구 결과가 왜 이렇게 다른지에 대해서는 검증이 필요하다.

    골프는 보조금, 아반떼는 부담금

    “고가의 수입차만 보조금을 받고, 소시민이 타는 국산차는 중립구간에 있어 보조금을 못 받는다.”

    6월 9일 공청회에서 산업연구원 김경유 연구위원은 이렇게 말했다. 2015년 시행 예정이던 보조금·부담금 구간 금액을 살펴보면 배기량 1600cc인 폴크스바겐 골프1.6은 50만 원의 보조금을 받지만 같은 배기량의 현대차 아반떼는 보조금, 부담금이 없는 중립구간에 속해 있다. 배기량 2000cc인 BMW320d 역시 50만 원 보조금을 받지만 현대차 쏘나타는 중립구간에 있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에서는 “같은 배기량이라도 수입차만 보조금을 받는 것은 수입차 온실가스 배출량이 그만큼 적기 때문”이라며 “국내 자동차업계는 왜 그간 수입차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는지 반문할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최근 10년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선 수입차 판매가 크게 늘었다. 소형·준중형 디젤차가 그 견인차 노릇을 했다. 3000만 원대 가격에다 연비와 유류비 등의 강점 등을 앞세워 20~40대 소비층을 적극 공략하면서 ‘외제 소형 디젤차 신드롬’이 일었다. 올 상반기 수입차 중 배기량 2000cc 미만 소형차는 5만1620대가 판매돼 전체 판매대수의 54%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디젤 소형차 판매 분야에서 약세를 보였다. 다수 전문가는 2000년대 초 국내 디젤승용차 규제 기준이 강화된 데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당시 정부는 강력한 디젤승용차 규제 기준을 도입했다. 디젤차의 질소산화물(NOχ), 미세먼지(PM) 기준치를 유럽에 비해 각각 25배, 5배 강화한 것. 이로 인해 당시 한국 디젤차 시장에 눈독을 들이던 유럽 업체들의 진입이 차단됐다.

    하지만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디젤차 개발에 소홀했던 탓에 오늘날 세계 디젤 소형차 시장을 선점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송상석 녹색교통연대 사무처장은 “자동차 시장은 정부가 보호할수록 자동차 제작사의 경쟁력이 약화된다”며 “저탄소차 협력금제 시행이 무산된 것 역시 장기적으로 국내 자동차 업체의 기술 개발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입차에만 특혜” “국산 소형차 개발 등한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9월 2일 저탄소차 협력금제도 시행 연기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왼쪽부터 한정애, 은수미, 이인영, 장하나 의원.



    “소비자 선택 침해하는 제도”

    저탄소차 협력금제 논란과 관련,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인 현대자동차의 의견을 들어봤다.

    ▼ 저탄소차 협력금제도가 왜 무산됐다고 보나.

    “저탄소차 협력금제를 처음부터 찬성하고 밀어붙인 건 환경 관련 시민단체와 환경부밖에 없다. ‘환경오염의 주범은 자동차이니 매연을 줄여야 한다’는 건데, 협력금제의 효과가 없다는 (조세연) 연구가 나왔다. 이 제도의 도입 전제는 고객들이 친환경차를 사줘야 한다는 건데 현실성이 떨어진다. 만약 소비자가 대형차를 사고 싶은데 이 제도 때문에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면 형평성에 문제가 있지 않겠나. 헌법소원을 낼 수도 있는 사안이다.”

    ▼ “수입차에 이득인 제도”라고 하는 것은 현대차가 상대적으로 탄소 배출이 많기 때문은 아닌가.

    “수입차 중에서도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차가 많다. 국내에서 많이 팔리는 외제차가 주로 디젤 소형차라서 그렇게 보일 뿐이다.”

    ▼ 현대차가 경차 개발에 소홀하고 대형차 소비를 유도한다는 비판이 있다.

    “국내 소비자를 무시하는 얘기다. 요즘 소비자는 기업이 유도한다고 따라오는 게 아니다. 소비자들도 나름의 생각을 갖고 소비한다.”

    ▼ 어찌 됐든 현대차도 친환경차, 경차 분야를 확대해야 하지 않을까. 가령 일본은 666cc 이하 경차 모델이 40개인데 국내에는 3개뿐이다.

    “현대차도 친환경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미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까지 다 개발해 상용화했다. 다만 지금은 가격이 너무 비싸고 충전소가 적어 판매가 잘 안 된다. 정부가 충전소를 확충하거나 로드맵이라도 만드는 게 우선이다.”

    한편 녹색교통연대 송 사무처장은 “저탄소차 협력금제와 친환경차 확대는 같은 선상에서 해석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환경을 위해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는 건 좋지만 전국에 전기차 충전소를 만들려면 수백, 수천조 원이 소요된다. 조세연의 예측대로 전기차 누적 판매량이 늘어난다고 해도 2020년 기준 전체 자동차량의 10%에 불과하다. 저탄소차 협력금제는 나머지 자동차 90%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자는 전략이므로 친환경차 확대와는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

    小貪大失

    자동차 온실가스 규제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유럽은 온실가스 규제를 위해 자동차 1대당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량을 2015년 130g/km에서 2020년 95g/km로 낮추기로 했다. 미국도 2015년 146g/km에서 2025년 89g/km까지 낮출 예정이다. 즉, 국산차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레이, 아반떼, 쏘나타, 스포티지2.0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하는 차는 2020년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할 수 없다.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저탄소차 협력금제를 통해 국내 업체들의 이익이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 존립이 문제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국내 시장에서도 독신, 핵가족, 독거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소형차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자동차 업체들이 ‘위기는 기회’라는 생각으로 소형차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면 더 큰 시장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처장은 “정부의 에너지 감축 목표는 국제 사회와의 약속인데 그런 약속을 어겼다”고 비판했다. 현대차 엔지니어 출신인 박심수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도 “저탄소차 협력금제 유보는 정부와 자동차 업계 에 소탐대실(小貪大失)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저탄소차 협력금제를 도입해도 국내 자동차 업체의 중·대형차 내수 판매량은 절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국내 업계는 소형차, 경차 개발을 등한시할 것이고 2020년 미국·유럽의 강화된 기준을 충족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정부 역시 6년간 저탄소차 협력금제를 통해 온실가스 160만t을 줄이겠다고 계획해왔는데 제도가 무산됐으니 다시 자동차를 이용해 온실가스를 줄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번 제도 시행 연기로 인해 국산차 경쟁력이 약화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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