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표적 타격, 종합 군사력 필요한 고난도 작전
북한 전역에 6000개 이상 군사용 지하시설 존재
차세대 관통폭탄도 北 지하 핵시설 파괴 한계
지하 핵시설 네트워크 파괴 위한 창의적 접근 필요

2025년 6월 21일 미 공군의 벙커버스터 투하로 이란 포르도 핵시설 부지에 큰 구멍이 생겼다. 뉴시스
종합해 보면 MOP는 이란의 주요 핵시설에 상당한 피해를 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하 깊숙이 위치한 시설들의 복잡성과 견고함으로 인해 완벽한 파괴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이와 관련 미국은 기존의 MOP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차세대 관통폭탄(Next Generation Penetrator·NGP)’의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MOP보다 관통력과 정밀도가 향상된 NGP는 미 공군의 차세대 스텔스 폭격기 B-21에 통합될 예정이다. 상기 사례는 북한의 핵문제에도 중대한 함의를 갖는다. 과연 미국의 ‘차세대 관통폭탄’은 북한이 자랑하는 지하 핵시설들을 파괴할 수 있을까.
‘심야철퇴’ 작전의 교훈
‘심야철퇴’ 작전의 주요 목표물은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 거점인 포르도 농축시설이었다. 포르도 우라늄 농축 단지, 나탄즈(Natanz) 농축시설, 이스파한(Isfahan) 핵기술센터 등을 겨냥해 B-2 스텔스 폭격기 7대가 14발의 GBU-57A/B 벙커버스터(MOP) 폭탄을 투하했다. MOP 14발 중 12발이 포르도를 집중적으로 폭격했다. 이란의 중북부 산악지대 지하 깊숙이 자리한 포르도는 이란 내에서 가장 중무장된 핵시설로 알려진다.‘심야철퇴’ 작전에서 미군은 포르도 시설의 2개 지점에 MOP 폭탄을 집중적으로 투하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2개의 관통구를 설정해 각 지점에 6발씩 연속적으로 MOP를 투하했다. 선행 폭탄이 암반층을 뚫고 구멍을 만들면, 후속 폭탄들이 동일 지점을 두들기면서 더 깊이 파고들도록 하는 전술을 구사했다. 이러한 ‘연속 관통 타격’ 기법은 두꺼운 지층을 단계적으로 관통해 지하 깊숙이 구축된 목표물을 무력화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단일 관통폭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창의적 수법이었다. 실제로 미 국방부는 작전 후 브리핑에서 “목표 내부에서 특정한 효과를 거두도록 각각의 폭탄에 ‘맞춤형 신관 세팅과 투하각’이 설정됐다”고 밝혔다.
이 작전에는 폭격기 외에도 광범위한 지원 전력이 동원됐다. 미 공군의 F-16 전투기들은 ADM-160 MALD 등 미니어처 미사일형 기만체들을 발사해 적 방공망을 혼란시켰다. 수십 대의 공중급유기와 정보·정찰기를 투입하고, 아라비아해의 미 해군 잠수함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24발을 발사해 이스파한 등의 핵시설을 정밀 타격했다. 총 125대 이상의 항공기가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이 대규모 작전은 지하 표적 타격이 독립적 임무가 아니라 종합 군사력 투사가 필요한 고난도 작전임을 보여줬다. 스텔스 폭격기와 순항미사일, 전자전 자산, 공중급유기, 동시다발 정밀타격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이란의 중층 방공망을 무력화하고 목표에 폭탄을 정확히 투하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작전 결과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존재한다. 일례로 위성사진 판독 결과 포르도 상부에는 커다란 분화구들이 확인됐으나, 지하시설의 완전 파괴 여부는 여전히 첩보 및 추가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는 벙커버스터로도 고도로 강화된 표적은 100% 파괴를 장담할 수 없는 불확실성을 보여준다. 전략적 차원에서 ‘심야철퇴’ 작전은 몇 가지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첫째, 재래식 공격만으로도 어느 정도 깊이의 지하 핵시설을 무력화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는 북한이나 이란이 지하시설을 ‘핵으로만 파괴 가능’한 안전자산으로 여기던 인식을 약화시킬 것이다. 둘째, 이러한 작전에는 대규모 자산과 치밀한 계획이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한정된 수량의 MOP를 효과적으로 운용하려면 창의적 전술과 정확한 정보, 완벽한 타이밍이 요구된다. 셋째, 작전 성공의 기준에 대한 문제다. 지하 핵시설의 완전한 무력화는 재래식 폭격의 단일 작전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다른 수단의 병행이 필요할 수 있다. 넷째, 지정학적 효과로서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격은 북한, 러시아, 중국 등 다른 잠재적 적대국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북한은 특히 미국의 이러한 능력과 의지를 면밀히 주시하며 자국 지하시설의 취약성을 재평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요약하면 한반도에서 북한의 지하 핵시설을 타격하는 시나리오는 2025년 이란의 사례보다 훨씬 더 복잡한 전략 계산이 요구될 것이다. 따라서 ‘심야철퇴’ 작전의 교훈은 북한에 대한 차세대 벙커버스터 적용의 가능성과 한계를 가늠하는 귀중한 기준점이 될 것이다.
미국 차세대 관통폭탄의 기술적 진전과 특징
‘심야철퇴’ 작전 이후 미 국방부와 공군은 GBU-57 MOP의 한계와 향후 대비책에 대한 논의를 공개적으로 시작했다. 미 공군 지휘관들은 “적들이 우리의 MOP 사용에 대응하려는 방책을 강구할 것”이고 말했다. 실제로 2024년에 미 공군은 MOP의 신형 신관 개발과 함께 향후 MOP 후속탄 개발계획을 수립했다. 2025년 6월 26일 미 상원 청문회에서 공군 참모차장 데이비드 올빈은 “이제 MOP 후속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할 때”라며 NGP 개발이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NGP의 설계 목표는 한마디로 MOP보다 더 ‘강력하고 영리한’ 벙커버스터다. 우선 탄두 중량만 최대 2만2000파운드(약 10t)에 달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이는 MOP의 4배 가까운 중량이다. 탄두 중량 증가는 관통력과 파괴력의 증대를 의미한다. NGP는 전체 무게와 크기를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다. 이유는 차세대 스텔스 폭격기 B-21 레이더(Raider)의 내부 무장 능력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NGP는 MOP급 관통 능력을 높이면서도 B-21에 1발 이상 적재할 수 있을 정도로 콤팩트하게 개발될 것이다. 또한 NGP는 ‘유도폭탄+미사일’의 하이브리드 형태를 취할 것이다. 기존 MOP는 무(無)유도 활강폭탄(중력 낙하)으로 폭격기가 목표 상공까지 침투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반면 NGP는 자체 추진 스탠드오프(standoff) 능력을 가질 수 있다. 이는 폭탄에 로켓 모터나 제트 추진기를 장착해 원거리에서 발사할 수 있도록 하는 구상이다. 다만 추진체를 포함하면서도 B-21 내부에 탑재 가능해야 하므로 크기와 중량의 균형이 필요한 난제다.
유도 및 항법 측면에서도 NGP는 획기적 진전을 보여준다. 미 공군 계약요구서에 따르면, NGP는 90% 확률로 CEP(Circular Error Probability·미사일과 폭탄의 명중률을 나타내는 척도) 2.2m 이내로 명중해야 한다는 엄격한 정확도 조건이 붙었다. 이를 위해 관성항법(INS)과 지형 참조, AI 기반 영상 인식 등을 융합한 시스템 등의 최첨단 항법 체계가 도입될 예정이다. 목표 지점 인근의 지형지물이나 건물 배치를 스스로 식별해 최종 단계 유도를 보정하거나, 전파 교란 환경에서도 자력으로 정확도를 유지하는 기술이 요구된다.
NGP에는 내장형 스마트 신관이 핵심이다. 이에 미군은 MOP 업그레이드를 통해 ‘지층 계산(floor-counting)’ 신관과 ‘공간 감지(void-sensing)’ 신관 기술을 시험했다. 폭탄이 암반-콘크리트-진공 등 서로 다른 밀도의 지층을 통과할 때 센서가 이를 감지해 목표 지하실 혹은 특정 지층에 도달했을 때 폭발하는 원리다. 예컨대 포르도 공격 시 12발의 MOP가 서로 다른 ‘지연 폭발 시차와 심도’로 세팅돼 연쇄적 파괴 효과를 일으켰는데, NGP는 이를 1발로도 수행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동작을 실현하려면 센서의 정밀도와 신뢰성이 담보돼야 하는데, 이는 NGP 개발 과정에서 가장 도전적인 부분 중 하나로 꼽힌다. NGP 개발이 갖는 의미는 분명하다. MOP의 ‘성공’과 ‘한계’를 직접 경험한 미국은, 이를 토대로 더 강력한 후속 체계를 만들려는 것이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지하 군사시설망을 구축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6·25전쟁 당시 유엔군의 맹폭을 겪은 이후 북한은 전 국토에 걸쳐 수천 개의 갱도와 지하시설을 건설함으로써 전력을 보존하고 기습 공격에 대비하는 전략을 택했다. 탈북 인사들과 정보 당국에 따르면 북한 전역에 6000개 이상의 군사용 지하시설이 존재하며 그중 상당수가 화강암 지대에 구축돼 있다. 평양 지하에는 300m 깊이에 이르는 초대형 지휘 벙커가 존재한다는 증언도 있다. 이러한 전례 없는 규모의 지하 요새화 전략은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은폐와 생존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다.

북한이 6차례 핵실험을 실시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뉴스1
북한의 지하 핵시설과 은폐 전략
현재 알려졌거나 추정되는 북한의 핵 관련 지하시설은 여러 곳이 있다. 우선 영변 핵과학단지 내 우라늄 농축 공장과 플루토늄 원자로 시설 일부는 지하 또는 지하화된 건물에 위치한 것으로 보인다.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나 재처리시설은 지상 구조물이지만, 2010년 외부 학자들에게 공개했던 영변 농축 공장은 지하에 추가 확장 공간이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영변 외에 함경북도 풍계리에는 북한이 6차례 핵실험을 실시한 핵실험장이 있다. 풍계리에는 총 4개의 주요 갱도(Tunnel 1~4)가 산악지대에 뚫려 있었으며, 이 중 일부는 2018년 북한이 폭파 폐쇄했으나 최근 복구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핵실험장의 갱도들은 산속 깊숙이 수km 이상 뻗어 있으며, 핵폭발의 충격과 방사능을 견디도록 여러 굴곡과 차폐 구조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풍계리와 같은 핵실험장 시설은 ‘핵 개발의 최종 테스트 장소’로 기능하지만, 엄밀히 말해 핵무기 생산시설은 아니다.

북한 영변의 핵 과학단지. X
북한의 은폐 전략은 단순히 깊이 파묻는 것에 국한하지 않는다. 다음과 같은 복합적 기만·방호 전술이 동원된다. 첫째, 다중 갱도망 구축이다. 하나의 핵시설에도 여러 개의 진입 터널과 연결 통로를 만든다. 이로써 한두 곳이 파괴돼도 다른 경로로 접근하거나 일부 설비를 보호할 수 있다. 둘째, 위장 및 모의(fake) 시설이다. 북한은 중요 시설 근처에 가짜 시설이나 모조품을 만들어 정찰위성을 교란시킨다. 셋째, 전자·통신 은폐다. 지하시설임을 드러내는 전자신호나 통신을 최대한 감추려 한다. 우라늄 농축시설의 경우 대규모 전력 소비가 특징인데, 북한은 전력선을 지하로 매설하는 등의 수법으로 비정상적인 전력 소모 패턴이 노출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괴물 미사일’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한국의 ‘현무’ 지대지 탄도미사일. 합동참모본부
北 지하터널에 대한 차세대 관통폭탄의 한계
넷째, 방호 공법 강화다. 지하 갱도의 천장과 벽을 특수 콘크리트로 라이닝(lining)해 관통폭탄의 위력을 감소시킨다. 일부 신소재는 관통폭탄에 의한 충격 시 자동 분산돼 탄두가 목표에 도달하기 전에 위력을 소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다섯째, 피해 복구 및 분산이다. 북한은 피격 이후의 신속한 복구 계획도 갖추고 있을 것이다. 중요 부품이나 예비 원심분리기, 핵물질 등을 지하시설 여러 곳 또는 외딴 장소에 분산 보관함으로써, 특정 시설 파괴 시에도 프로그램 지속성을 유지하려 할 것이다.요컨대 북한의 지하 핵시설은 물리적 깊이, 구조적 강도, 기만적 운용 등 여러 측면에서 외부 공격에 대한 복원력을 극대화하도록 설계·운영되고 있다. 핵심 지도부의 생존과 2차 공격 능력 보존은 북한 핵전략의 핵심이므로 김정은 정권은 지하시설의 안전에 사활을 걸 것이다. 결론적으로 북한의 지하 핵시설 네트워크는 규모와 복잡성 면에서 독보적이며, 북한 정권이 핵 무력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여왔는지 보여준다.
가장 진보된 벙커 파괴 탄약조차 심각한 실용적 한계에 직면한다. 미국의 GBU-57 MOP는 60피트(18m) 이상의 콘크리트를 관통할 수 있지만, 상당수 북한 벙커는 이보다 10배 이상 깊이에 위치해 있다. 이론상으로는 차세대 관통폭탄(NGP)이 더 깊은 곳에 더 많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지만, 단일의 공중 투하 관통폭탄으로 광범위한 지하터널 시스템을 모두 파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물리학은 엄격한 한계를 부과한다. 관통폭탄은 속도와 질량으로 충격 효과를 얻지만, 극한 속도에서는 폭탄 구조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 파열될 위험이 있다. ‘괴물 미사일’이라는 별명의 한국의 현무 지대지 탄도미사일은 GBU-57의 위력을 능가해 ‘지하 100m까지의 관통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일각에서는 이를 ‘전술핵무기’이라고 주장하지만, 기껏 기관총의 총알을 크게 만들어 ‘미사일급’이라고 과장하는 난센스와 마찬가지다.
아무리 NGP의 위력을 고도화한다 하더라도 현재 기술로는 지하 100m 이상의 깊이에서 견고히 방호된 북한의 지하시설을 재래식 탄두만으로 완벽히 무력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므로 지하 150m 이상의 깊은 지하는 혁명적 신기술이 발명되지 않는 한 재래식 수단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넘사벽’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고도로 정교한 NGP조차 북한의 지하터널 시스템에 대한 만능 해결책이 아니다. 극단적인 깊이, 견고한 구조, 구획화, 터널 내 이동성 등으로 인해, 최상의 경우에도 NGP가 대규모 지하 복합시설의 일부만을 파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론상으로는 모든 터널 입구와 구간을 반복 공격할 수 있지만, 북한은 수백 마일의 터널과 많은 기만 시설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공습만으로 이러한 네트워크를 완전히 파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NGP의 물리적 한계를 고려하면 북한의 지하 네트워크를 무력화하기 위한 창의적 발상의 전환이 시급히 요구된다.
NGP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군사 기획가들은 지하터널 네트워크를 탐지, 매핑(지도화), 무력화하는 창의적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의 핵심은 지상 로봇, 드론, 인공지능(AI) 등의 신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가 ‘특수 터널 탐색 로봇’이다. 특히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2018년에 복잡한 지하 공간을 자율적으로 매핑 및 탐색할 수 있는 로봇 개발을 위해 ‘지하 도전과제(Subterranean Challenge)’ 명칭의 프로젝트를 발족했다. 여기 참여한 팀들은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했다. 가장 흥미로은 사례가 NASA에서 개발된 EELS 로봇이다. 이는 외계의 동굴 탐사를 위해 설계된 관절식 뱀 모양의 로봇이다. EELS는 불규칙한 지형을 통과하고 장애물을 극복하며 심지어 수중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 이는 비밀 터널의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 이상적 능력이다.
‘침투 드론과 자율 스웜(infiltration drones and autonomous swarms)’은 또 다른 유망한 분야다. 미 공군은 적 지하시설의 작은 구멍으로 침투해 들어갈 수 있는 날아다니는 드론 스웜의 개념을 연구하고 있다. DARPA의 ‘지하 도전과제’ 팀은 레이저 스캐너를 장착한 드론을 배치해 미로 같은 광산과 터널을 빠르게 매핑하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들 드론은 △GPS 없이 방향을 파악하고 3D 지도를 구축, △통로 인식 및 장애물 회피, △모든 과정을 어둠 속에서 인간 통제 없이 진행하는 등의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일부 드론은 화학, 생물학, 방사선 신호를 탐지하는 센서를 탑재할 수 있으며, 다른 드론은 소형 폭발물을 운반할 수 있다. 미국과 한국, 이스라엘 등 동맹국은 이러한 로봇 시스템에 통합되는 터널 탐지 및 매핑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실제로 하마스 및 헤즈볼라의 터널 위협에 직면한 이스라엘은 다양한 탐지 방법을 개발했으며, 터널전쟁 전문부대(야할롬)를 운영하고 있다.

2023년 5월 NASA에서 공개한 EELS(Exobiology Extant Life Surveyor) 로봇 사진. 극한의 환경에서 작동하는지 체크하기 위해 설산, 빙벽, 사막 등에서 테스트를 실시한다. NASA
창의적 접근법의 핵심은 로봇, 드론과 AI
중장기적으로 대규모 터널 네트워크를 무력화하려면 다양한 접근 방식의 조합이 사용될 수 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포함될 수 있다. 첫째, 물리적 파괴다. 로봇 시스템이 교차로와 지휘 센터 등 터널의 핵심 지점에 폭발물을 배치해 터널 구간을 붕괴시키거나 장비를 파괴한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 방위군은 하마스가 구축한 터널 수십 마일을 체계적으로 표적화해 붕괴시킨 것으로 알려진다. 이 작전에는 공병 대신에 로봇이 투입돼 인간이 안전하게 접근할 수 없는 깊이까지 폭약을 운반했다. 둘째, 소탕 작전이다. 드론과 지상 로봇은 센서와 무기를 운반해 터널 내 적군과 교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형 UGV에 장착된 원격 조종 기관총은 터널 곡선부에서 매복한 적을 공격하거나 비살상 가스를 방출할 수 있다.셋째, 기능 방해(disruption of function)이다. 터널을 폭파하는 것 외에도 사용 불능 상태로 만들 수 있다. 이는 마비 가스나 거품을 주입하거나, 저지대 터널에 물을 쏟아붓거나,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 발사체와 같은 특수 무기를 사용하는 방법 등을 포함할 수 있다. 미국은 마이크로웨이브 기반 공군의 CHAMP 순항 미사일 같은 EMP 무기를 개발해 정밀하게 전자 장비를 무력화할 수 있다. CHAMP와 유사한 장치를 드론이나 개방된 터널 입구를 통해 시설 내로 투입하면 전체 벙커의 통신, 조명, 컴퓨터를 무력화할 수 있다. 이러한 비살상 공격은 “적에게 벙커를 사용할 수 없게 만든다”는 점에서 구조물을 파괴하지 않고도 효과를 발휘한다.
결론적으로 심층 지하터널의 위협을 무력화하려면 다각적이고 고도화된 기술적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차세대 관통폭탄 개발은 퍼즐의 한 조각에 불과하다. 지하 깊은 곳의 목표물 중에서 일부는 파괴할 수 있겠지만, 전체 터널 네트워크를 탐색 및 파괴하지는 못한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미군과 이스라엘 방위군은 로봇 및 AI 기반 솔루션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하터널 입구의 봉쇄, 알려진 지하시설을 타격하는 NGP, 지하터널 전용 로봇 및 드론 등을 결합하는 전략은 더욱 효과적인 접근 방식이다. 통합적 접근 방식은 아직 개발 단계에 있지만, 이러한 창의적 접근 방식은 북한 지하 제국의 붕괴라는 ‘불가능’에 도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뱀 모양의 로봇 EELS부터 드론 스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적 혁신은 전통적인 재래식 공격에는 끄떡없는 지하 터널의 네트워크를 무력화하는 데 한발 더 다가서고 있다.
차세대 전쟁에서는 개, 파충류, 곤충 같은 생물체 형상의 자율형 로봇팀이 적의 터널 시스템과 벙커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로봇과 드론, AI 등의 결합은 최첨단 NGP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력한 보완재가 될 것이다. 북한 핵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첫걸음은 지금까지 난공불락의 성역처럼 남아 있는 북한 지하 핵시설의 불패 신화를 깨부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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