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자유 되찾은 조국, 변수에서 ‘상수’ 되다
독자 노선이냐, 합당이냐, 조국의 선택에 달려
민주당에서 ‘명심 이반’은 반역 행위나 마찬가지
사면으로 얻은 것도, 포기해야 할 것도 많아

2025년 8월 15일 광복절 특사로 사면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집권 초반 60%대 비교적 안정적 지지율을 유지했다. 60%대는 중도층이 지지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수치다. 그런데 조국 사면 이후 60%대 지지율이 깨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8월 2주차 주간 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은 51.1%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7월 5주차 때 63.3%에서 8월 1주차 56.5%로 6.8%포인트 하락한 데 이어 2주차에도 전주보다 5.4%포인트 떨어진 것이다(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중도층은 ‘공정’이나 ‘법치주의’에 민감하다. 그들이 조국 전 대표 사면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 비하면 낮은 수준인 이 대통령 지지율이 임기 초반에 50%대 밑으로 떨어지면 국정 동력이 생각보다 빨리 상실될 수 있다.
사면 복권된 ‘조국’의 미래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면을 선택한 이유는 역방향에서 발생할지 모를 지지율 하락 가능성에 있다. 조국 전 대표를 사면해 주지 않았을 경우, 일단 조국혁신당과 그 지지층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으로 돌아섰을 것이다. 이 경우에도 조국혁신당 정당 지지율만큼의 지지율 하락은 불가피해진다. 그러면 조국혁신당은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주도로 결성한 ‘5당 연석회의’에서도 빠지려 했을 터다. ‘5당 연석회의’ 체제가 붕괴하면 여타 진보정당과 지지층의 추가 이탈도 발생할 수 있다.이 대통령은 이 지지율 하락분과 조국 전 대표 사면에 따라 유발될지 모를 중도층 지지율 하락분을 비교해 봤을 것이다. 그 결과 조국혁신당 지지층과 나머지 진보정당 지지층 이탈이 더 심할 것으로 평가를 내린 게 아닐까 싶다. 여기에는 노무현 정부 시절 한미 FTA 추진으로 진보 지지층이 이탈하면서 레임덕이 가중됐던 경험도 작용했을 것이다. 중도층 이탈이 단기간에 급격하게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조국 전 대표 사면이 ‘5당 연석회의’ 논의 과정에서 일종의 패키지딜로 묶여 있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대선 직후 우상호 대통령실 민정수석은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을 만난 자리에서 조국 전 대표 사면과 관련해 이렇게 언급했다. “대선 과정에서 특히 조국혁신당과의 약속 목록이 있고, 이를 어떻게 관철해야 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함께해 나가겠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그 목록에 조국 전 대표 사면도 포함돼 있음을 추측하게 하는 발언이다. 조국혁신당은 지난해 총선 당시 호남에서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 1위를 기록했다. 광주에서 47.7%, 전북에서 45.5%, 전남에서 44%를 득표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도권과 충청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민주당 비례위성정당인 민주연합은 조국혁신당에 비해 서울에서 3.3%포인트 앞서는 데 그쳤다. 충남에서는 7.2%포인트, 충북에서는 5.6%포인트, 대전에서는 3.7%포인트 앞섰을 뿐이다. 세종에서는 31%대 25.1%로 오히려 조국혁신당이 앞섰다. 조국 전 대표의 고향인 부산에서는 부산 16개 구 또는 군 가운데 10곳에서 조국혁신당이 민주연합을 앞섰다.
조국 전 대표는 이번 사면으로 차기 대선후보로서 날개를 단 격이다. 지난 대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주자로 나섰다가 압도적 표차로 패한 김경수 전 경남지사나 김동연 경기지사보다 인지도나 지지도도 더 높다. 이런 조국 전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고 나설 경우, 지난 총선 때보다 조국혁신당의 파괴력은 훨씬 더 클 수 있다. 바로 이것이 내년 지방선거 위협설을 제기하는 측의 주장이다.
그런 맥락에서 벌써 떠도는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가 내년 서울시장 출마설이다. 조국 전 대표가 조국혁신당 후보로 서울시장에 출마한다면 민주당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조국 전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로서 지지율이 최근 조국혁신당 정당 지지율인 2~4% 정도만 나오더라도 민주당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힘 후보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선거 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보다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온다면, 조국 전 대표로 후보를 단일화하는 대안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것은 사면보다 더 큰 날개를 달아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두 가지 대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민주당은 후보단일화보다는 선거 연대 방식을 선호할 것이다. 조국혁신당과 협상해서 조국 전 대표를 부산시장에 출마하도록 유도하고, 여타 기초자치단체 몇 곳의 후보 자리를 내주는 대신에 나머지 지역에서는 조국혁신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이다. 이런 맥락에서 부산시장 출마설도 돌고 있다. 물론 조국혁신당은 더 많은 자리를 얻고자 할 것이고, 조국 전 대표도 대선 가도에 유리한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 후보를 선호할 것이다. 협상이 쉽지 않아 보이는 대목이다.
그래서 최근 민주당 내에서 힘을 얻는 방안이 바로 ‘합당’이다. 차제에 조국혁신당을 끌어안자는 주장이다.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가진 집권 여당이 서울시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조국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고 나서면, 더 많은 것을 조국혁신당에 내줘야 할 수도 있다. 그럴 바에는 합당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합당하고 나면 선당후사 정신을 강조하면서 조국 전 대표를 부산시장 출마로 유도하기도 쉬워진다.
서울시장 출마냐, 부산시장 출마냐
민주당 원로 정치인인 박지원 의원은 8월 11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가장 먼저 조국 전 대표의 사면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통합을 주장했다면서, 합당이 되리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반면에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8월 13일 한 방송에 출연해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고 시기상조라면서 “공식적으로 논의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아직은 설이 난무하는 단계인 것이다.윤재관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도 8월 14일 “현 단계에서 합당과 관련해 드릴 말씀이 없다”며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 없고 검토된 바도 없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이런 속에 조국혁신당은 조국 전 대표를 다시 대표로 복귀시키는 절차에 돌입했다. 같은 날 당무위원회를 개최해 지도부 임기 단축을 전제로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개최를 결정했다. 독자 노선을 걷건 합당을 하건 이제 결정은 조국 전 대표에게 달린 셈이다.
합당할 경우 조국 전 대표에게는 어떤 기회요인이 발생할까. 위기 요인으로는 어떤 것이 발생할 것이며, 둘 가운데 어느 요인이 더 지배적으로 작용할까.
대표적 기회요인은 차기 대통령 등극 가능성이 열린다는 점이다. 이재명 정부가 임기 말까지 레임덕을 겪지 않아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을 정도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민주당과 진보 지지층 내에서 조국 전 대표가 압도적 지지를 획득한다는 전제하에 얻을 수 있는 기회이긴 하다.
위기 요인은 수많은 도전에 직면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장 큰 장벽은 민주당 내에 도도하게 흐르는 ‘명심(明心)’이다. 현재 국회의원과 당원 대부분이 명심을 지지한다. 이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 공천에서도 명심이 결정적일 전망이다. 명심 곧 이재명 대통령의 마음이 사면에 더해 서울시장 출마까지 허락할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서울시장 자리를 노리는 친명계 정치인도 한둘이 아니다.
합당을 하고 나면 조국 전 대표도 명심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이 아니라 부산시장으로 출마해 달라고 요청하면 거절하기 어려워진다. 거절할 수는 있겠지만, 그 경우 경선 통과를 확신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억지 춘향 격으로 부산시장에 출마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더욱이 불가피하게 경선까지 요구받는 상황이 된다면, 희생번트만 날리고 소모품으로 끝날 수도 있다. 부산시장 자리를 노리는 친명계 인사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조국 대 전재수 부산시장 경선 땐 흥행 보증수표
본래 친명계는 아니지만 이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발탁함으로써 범친명 인사가 된 전재수 의원 같은 인물이 대표적이다. 만약에 전 장관도 부산시장에 출마한다고 나서면 아무리 조국 전 대표라 하더라도 부산시장 후보로 전략공천을 받기 어려워진다. 조국 대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경선이 흥행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장관이 최종 후보가 되면, 조국 전 대표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셈이다.부산시장에 당선되더라도 그것이 유리한 선택일지는 불확실하다.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 정도가 아니면 광역자치단체장이 대권주자로 존재감을 키워나가기에는 오히려 불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부산시장 출마를 권유받는다면, 거의 독배를 받는 것이나 다름없다.
서울시장이나 부산시장을 거른다고 전제했을 때는 차기 당대표 자리라도 노려야 한다. 그래야 2028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 조직 기반이 취약했던 이재명 대통령이 총선 공천권 행사로 친명계 확장에 나섰듯 조국 전 대표도 그런 길을 걷지 않으면 차기 대선 본선에 오르지 못할 수 있다. 이 또한 만만한 일이 아니다. 다음 대선 때에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김동연 경기지사 이외에도 친명계 후보가 여럿 나설 전망인데, 그들 모두 차기 당대표 자리를 노릴 것이기 때문이다.
본인이 경험한 바가 있기 때문에 이 대통령이 2027년 전당대회 때에는 이번 전당대회 때와 달리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으로 봐야 한다. 후계자 곧 차기 대권후보로 선택한 아무개를 대표로 만드는 작업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이때 조국 전 대표가 선택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합당 이후 조국 전 대표가 대통령에게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지만, 이 또한 녹록한 일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조국 전 대표도 합당 전에 철저하게 비교 평가를 해봐야 할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와 2028년 지방선거에 조국혁신당으로 승부를 걸어 민주당을 압도한 뒤 오히려 민주당을 흡수 통합해 대선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그나마 몸값이 살아 있을 때 민주당과 합당해 민주당 내에서 지분을 키워나갈 것인지 여부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윤석열 전 대통령 비상계엄을 능가할 정도의 자폭 과정으로 들어서지 않는 한, 전자의 상황 전개는 가능성이 낮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후자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인데, 앞서 검토했듯 이후 대선주자로 성장해 나가는 일도 쉽진 않다.
돌이켜 보면, 조국 전 대표와 조국혁신당은 오래전부터 민주당과 합당을 염두에 둔 행보를 보여왔다. 특히 조국 전 대표가 지난 대선 기간 중 선보인 이재명 후보에 대한 발언은 거의 용비어천가에 가깝다. 조국 전 대표는 3월 28일 자신의 SNS에 올린 3월 26일자 옥중서신에서 이렇게 언급했다.
“독거실에서 TV를 통해 이재명 대표 선거법 위반 항소심 무죄판결 소식을 듣고 제 일인 양 기뻤습니다…이재명 대표는 검찰의 표적 수사와 투망식 기소로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저만큼 그 고통을 절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이곳에서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선고를 염원하는 108배를 하고 있습니다.”
마치 귀양살이를 하는 선비가 임금에게 상소를 올린 것 같은 느낌마저 드는 옥중서신이다. 조국 전 대표는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도 조국혁신당을 통해 지난 대선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에 적극 협조하기도 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직후 최고위원회에서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께서 요청하신다면, 우리는 함께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온 힘을 다해 뛰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가 공동선대위에 참여했다. 당시 이미 합당에 준하는 협업이 진행됐던 것이다. 조국 전 대표가 차기 전당대회에서 조국혁신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민주당과 합당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차기’로 직행 가능한 ‘차기 당대표’
이재명 대통령은 어떨까. 당연히 합당을 원할 것이다. 더는 대선에 출마할 일이 없기 때문에, 이 대통령으로서는 조국 전 대표를 경쟁자로 의식할 이유가 없다. 더욱이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민주당 의석수가 더 늘어나고 지지기반도 더 확충되는 것이 국정 수행에 유리하다. 내년 지방선거 승리와 2028년 총선 승리도 결국 국정 운영의 동력 확보와 레임덕 방어 차원에서 필요한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더 보태서 나쁠 일은 없는 것이다. 민주당을 완전히 장악한 상태이기 때문에, 합당 이후 조국 전 대표를 충분히 통제해 나갈 수 있기도 하다.이 대통령 입장에서 우려할 만한 상황은 단 한 가지다. 조국 전 대표가 민주당에 입당한 이후 차기 대선주자로서 지지율과 위상이 갑자기 급상승하는 속에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경우다. 이 대통령이 이런 상황을 통제할 힘을 상실한다면, 우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친명계 국회의원이 다수이자 주류로 자리 잡고 있고, 당원의 표심도 압도적 지지를 유지하는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그다지 가능성이 높지 않은 시나리오다. 특별사면을 얻어내기 위해 용비어천가를 부르는 것도 불사할 정도로 권력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면, 조국 전 대표도 섣불리 고개를 쳐드는 행동을 할 성싶지 않다.
조국혁신당과 합당에 가장 부정적일 당내 인물군은 차기 대선주자들일 것이다. 친문계 적자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나 범친문계로 볼 수 있는 김동연 경기지사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다. 당대표 이후 대권주자로 발돋움하려는 정청래 대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이들도 이재명 대통령이 원한다는 것이 분명해지면 합당을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명심 이반은 민주당 내에서는 거의 반역 내지 배신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친명계 대권주자들은 이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바도 있을 것이다. 조국 전 대표보다는 친문계인 자신들 중 누군가를 차기 대통령으로 밀 것이란 믿음이다. 이 대통령에게 그렇게 해야 할 이유가 있기도 하다. 자신의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결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지된 재판도 임기 만료 이후 재개될 수 있고, 유죄판결이 나와 실형을 살아야 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은 정치적으로 방탄복을 입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자기를 보호해 줄 만한 인물을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조국 전 대표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면, 자신에게 완벽하게 충성을 다할 친명계 정치인 가운데 한 명을 후계자로 만들어야 한다. 그 인물이 정청래 대표일지 박찬대 전 원내대표일지 또 다른 인물일지는 이 대통령 자신도 아직 확정 짓지 못했을 것이다. 차기 대선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합당이 이뤄질 경우 조국 전 대표까지 후보군에 포함한 상태에서 테스트 기간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런 과정을 거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김대중의 길과 문재인의 길 사이
문재인 전 대통령은 비교적 일찍부터 조국 전 대표를 후계자로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발탁한 바람에 무산됐다. 이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에 비해 훨씬 더 꼼꼼하고 조심성이 많기 때문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충분한 검증 과정과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후계자를 선택하고 소리 소문 없이 조직을 가동해 반전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그런 점에서 전혀 예상을 불허한 언더도그(underdog)가 간택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대통령이 임기 초 조국 전 대표 특사를 결정한 이면에는 이런 장기적 복안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자신이 모든 것을 끝까지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 말이다.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조국 전 대표가 다시 당권을 쥔 뒤 독자 노선을 걷는 것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에도 조국혁신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다면, 곧바로 배신자 이미지가 덧씌워질 가능성이 높다. 이 대통령이 사면까지 해줬는데, 배은망덕한 행동을 한 셈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것을 극복하는 길은 중도층을 끌어오는 것밖에 없다. 그다음에 민주당 후보 쪽으로 단일화를 해줘서 당선 가능성을 높여주거나 자신이 단일 후보가 돼 당선되는 것이다. 그나마 선거 연대를 해야 배신자 프레임을 벗어날 수 있다.
사면으로 얻은 것도 많지만 포기해야 할 것도 적지 않은 조국 전 대표다.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속에서 생존과 성장을 해나가는 것은 이제 전적으로 자신의 결단에 달렸다. 조국 전 대표는 사면으로 변수에서 상수가 됐다. 하지만 다시 변수로 전락할 덫이 많은 구간에 들어섰다. 그가 난관을 헤치고 차기 주자로 올라설 수 있을지 벌써부터 세간의 관심이 모인다. 무엇보다 사면 이후 이 대통령과 독대에서 어떤 결심을 전할지가 관건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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