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호

신경성형, 고주파로 당일 치료 줄기세포 치료 각광

오십견 오인 쉬운 목 디스크

  • 김경한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www.cheilos.com

    입력2013-03-20 10: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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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성형, 고주파로 당일 치료 줄기세포 치료 각광

    목 디스크 환자 MRI

    40대 주부 장화선 씨(가명)는 최근 심한 어깨 통증으로 일상생활조차 힘든 고통을 겪었다. 무거운 물건을 들지 못하는 것은 물론, 밤잠까지 설쳤다. 오십견이라고 생각하고 가까운 의원에서 물리치료를 받았지만 증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전문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보니 의외로 목 디스크라는 진단이 나왔다. 큰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해서 걱정이 앞섰지만 병원 방문 당일 신경성형술을 받고 몇 시간 만에 건강을 되찾았다.

    중년이 되면서 어깨에 통증이 오면 으레 오십견이라고 자가진단을 내리는 이가 많다. 하지만 이들 중 많은 수는 실제 정밀 검사를 해보면 목 디스크로 판명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척추 중 목 부위의 경추는 7개의 뼈로 이루어져 있으며 뼈 사이에는 추간판(디스크)이 있다. 추간판은 목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고 무게와 충격을 견뎌낼 수 있도록 수분을 함유한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목 디스크는 경추 부위의 추간판이 노화되면서 수분이 손실되고 주위를 싸고 있는 막이 손상돼 찢어지면서 발생한다. 추간판 막이 찢어지면 그 안에 들어 있는 수핵이 빠져나와 어깨와 팔, 다리 등으로 뻗어가는 신경을 누르게 된다. 경추환자가 주로 어깨와 팔에 통증이나 저림 증상을 호소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흔히 목 디스크라고 하지만 정식 병명은 경추 추간판탈출증이다.

    목 디스크가 일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잘못된 생활습관이다. 예전에는 물항아리처럼 무거운 물건을 머리에 이고 다니던 여성들에게 목 디스크가 자주 나타났고, 고개를 앞으로 숙이고 걷는 동작, 높은 베개를 베고 자는 습관 등이 목 디스크의 원인이 됐지만 최근에는 양상이 많이 달라졌다.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목 디스크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 스트레스를 받으면 목뼈에 긴장이 일어나고 이는 경추에 변형을 일으켜 목 디스크를 파열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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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졸중으로 잘못 알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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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특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노트북 등 고개를 아래로 숙이고 내려다봐야 하는 영상장치의 과도한 사용으로 20~30대 환자 수가 크게 늘었다. VDT (Video Display Terminal) 증후군이 그것이다. 시선이 아래로 가면 고개를 자연스레 숙이게 되고 이런 동작이 지속되면 목뼈의 정상적인 곡선이 변형돼 앞쪽으로 꺾이게 된다. 이른바 ‘거북목 증후군’인데 이를 방치하면 목 디스크로 악화된다. 거북목 증후군은 추돌로 충격을 받아 고개가 갑자기 끄덕여지는 경미한 교통사고로도 발생하기 쉽다. 그 외에 한쪽으로만 가방을 들고 다니는 학생, 볼링과 테니스, 골프 등 한쪽 팔과 다리를 무리하게 쓰는 운동을 하는 젊은 층에서도 목 디스크가 많이 발생한다.

    목 디스크 증상은 경추 디스크가 척추신경을 누른 정도와 발병 부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가장 흔한 증상은 목과 팔, 어깨 부위에 걸쳐서 뻐근하게 아픈 통증이다. 이런 증상은 일반적으로 충분한 휴식이나 통증 부위를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하는 것만으로도 증세가 좋아지지만 심한 정신적 긴장 등에 의해서 다시 악화되기도 하고 두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초기에는 목을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느껴지고 뻣뻣해지며 양쪽 어깨가 무겁고 쑤시는 듯한 통증이 있다. 어깨와 팔을 따라 손가락 끝까지 저리고 아프며 등 뒤쪽으로도 통증이 나타난다. 통증 부위의 피부 감각이 이상하거나 힘이 약해지는 증상도 자주 나타난다.(Tip 참조)

    줄기세포 치료 유효성 입증

    증상은 디스크가 튀어나온 방향에 따라 크게 측면형과 중심형으로 나뉜다. 측면형이 비교적 많은데, 어느 한쪽의 어깨와 팔에 통증이 발생한다. 통증이 바로 오기 때문에 조기에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대부분 간단한 시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반면 중심형은 고개를 숙일 때 전신에 저린 느낌이 있지만 통증이 별로 없어서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병이 악화되면 사지 마비 증상이 나타나며 종종 뇌졸중으로 오인돼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목 디스크 환자의 75~80%는 수술이나 시술을 받지 않고 보존적 치료를 해도 증상이 개선된다. 근육 경련과 통증을 완화시키는 데에는 보조기를 이용한 국소 고정이나 따뜻한 찜질, 소염진통제 투여가 도움이 된다. 다만 보조기는 급성 통증기에만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장시간 착용하면 주변 근육이 약화돼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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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는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신경성형술과 고주파 열 치료술이 많이 사용된다. 신경성형술은 피부에 작은 구멍을 내고 직경 1㎜의 가는 카테터를 신경이 유착되거나 눌린 원인 부위에 넣어 바로잡은 후 약물을 주입해 염증과 부종을 치료하면 시술이 끝난다. 카테터에는 초소형 카메라가 달려 있어 C-arm이라는 실시간 영상장비를 이용해 모든 과정을 지켜보면서 시술한다.

    시술시간은 20~30분으로 시술 후 2시간가량 휴식을 취한 뒤 일상으로 복귀가 가능하다. 실제 극심한 경추부 통증 때문에 거동조차 불가능했던 환자가 반나절 만에 혼자 귀가하기도 한다. 신경성형술은 전신마취를 할 필요가 없어 고혈압·당뇨병·심장질환 등 전신 질환이 있거나 나이가 많아 수술을 하기 힘들었던 환자를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고주파 열 치료술은 부분 마취를 한 후 1㎜ 굵기의 침을 주사 놓듯 디스크 부위까지 밀어넣은 뒤 섭씨 80도의 고주파를 문제를 일으킨 디스크 부위에 직접 쏘는 치료법이다. 튀어나온 디스크는 가열된 후 수축·응고되는 과정에서 제자리로 돌아간다. 이 시술에 10분 정도 걸리고, 입원하지 않고 당일 퇴원이 가능하며 신경의 염증과 부종만 제거하는 시술과 달리, 한 번 시술을 받으면 효과가 계속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6주 치료에도 마비증상 오면 수술

    최근에 개발된 디스크 치료 방법은 줄기세포 치료다. 골반의 골수에서 채취한 혈액에서 줄기세포를 빼내 배양한 후 디스크의 손상된 부위에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기존의 치료법이 디스크 부위의 염증을 직접 제거하거나 약물로 염증을 다스리는 치료법이었다면 줄기세포 치료법은 손상된 디스크 부위를 재생시켜 원래 기능을 회복시키는 근본적 치료법이다. 줄기세포 치료법은 그동안 무릎관절염을 중심으로 관절 부위 치료에 사용됐는데 많은 임상 결과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됐고 최근 들어 척추질환 치료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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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스를 대지 않는 이런 보존적 치료를 최소 4~6주 시행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신경학적 마비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요즘에는 목 디스크 수술도 진화를 거듭해 현미경과 미세 수술기구를 이용해 최소한으로 절개하는 수술법이 등장했다. 수술의 안전성과 치료 효과가 크게 높아진 것이다. 이 수술법은 목의 앞부분 주름을 따라 조금만 절개하고 수술하기 때문에 신경 마비의 위험성이 크게 줄어들고 흉터가 작으며, 긁어낸 디스크 자리에 첨단 인공디스크를 삽입해 목뼈의 정상적인 관절 기능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목이나 허리디스크 질환은 신경이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와 원인 부위가 다를 수 있으므로 통증 부위에 의한 자가진단은 금물이다. 모든 질환이 마찬가지겠지만 이른 시간에 전문의를 찾아서 진단을 받아야 더 큰 불행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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