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곱 살-갈매기와 배꽃나무(My Age of Seven-Seagulls and a Blossoming Pear Tree)>, 125×195㎝, c-print, 2010
10여 작품으로 구성된 한 시리즈를 완성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2년. 작가는 “스케치와 흡사한 이미지를 재현하기 위해 원하는 풍경을 찾아 국내외를 누비고, 직접 촬영한 사진 조각을 수없이 배열해본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작품 속 안개는 중국 윈난성에서, 집은 부산 감천동에서, 배나무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촬영한 것이다. 그는 제대로 된 하늘빛을 포착하기 위해 며칠을 기다릴 만큼 고지식한 작업 방식을 고수했다.
작품에 담긴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는 보편적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최근작 ‘일곱 살’ 시리즈를 보자. 자신이 오줌을 싸서 엄마가 집을 나갔다고 생각한 소녀는 이불을 깨끗이 빨아 널고, 엄마를 찾기 위해 고무통을 타고 바다를 건넌다. 작가는 “엄마와 떨어져야 한다는 불안을 느꼈던 일곱 살 때의 옛 기억을 떠올리며 작품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Dreamroom-Seoungwon’이란 작품은 작가가 독일 유학시절 지독한 추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우거진 열대우림 속 상상의 방에서 작가는 민소매에 짧은 바지 차림으로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고 있다. 작가는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이 작품의 모티프가 되지만, 작업을 통해 문제를 유쾌하게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도 원성원의 작품이 지닌 매력이다. 작가는 좋은 작품의 기준에 대해 “관객이 들어갈 수 있도록 문이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도구로 아날로그적 감성을 구현하는 이 신진작가의 다음 작품은 ‘공간 집착’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원성원은 “작업이 내게 치유의 과정이었듯, 내 작품이 많은 관객에게 위로와 즐거움을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1. <일곱 살-오줌싸개의 빨래(My Age of Seven-Bed-Wetter’s Laundering)>, 155×123㎝, c-print, 2010 2. <일곱 살-엄마의 고향 바다(My Age of Seven-The Sea in My Mom’s Hometown)>, 125×195㎝, c-print, 2010 3. <Dreamroom-Seoungwon>, 100x160㎝, Lambda Print,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