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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의 추억과 ‘싱가포르 슬링’의 낭만

‘슈퍼맨’의 추억과 ‘싱가포르 슬링’의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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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슈퍼맨과 악한 슈퍼맨

‘슈퍼맨’의 추억과 ‘싱가포르 슬링’의 낭만
슈퍼맨은 별 의심 없이 크립토나이트를 받아 드나 성분이 하나 바뀐 탓인지 슈퍼맨은 죽지도 않고 아무런 변화도 보이지 않는다. 거스와 베라는 실망하고 로스는 거스의 무능함에 분노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슈퍼맨은 제작된 크립토나이트의 한 가지 성분 변화 때문에 죽지는 않는 대신 악한 슈퍼맨으로 변해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나쁜 짓만 하게 된다. 올림픽 성화 점화를 방해하는가 하면 심지어 피사의 사탑을 바로 세워놓는 심술궂은 일도 일삼는다. 이틈을 이용해 로스 일당은 다시 한 번 거스의 컴퓨터 조작으로 세계 기름 공급을 교란시켜 엄청난 이익을 얻으려 한다. 거스는 처음에는 이 제의를 거절하나 비밀장소에 자신을 위한 거대한 슈퍼컴퓨터를 설치해주는 대가로 이에 응한다. 이미 변해버린 슈퍼맨은 이런 그들을 저지하기는커녕 오히려 로렐라이의 유혹에 넘어가 로스의 음모를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슈퍼맨은 선과 악이 내면에서 갈등을 일으키면서 어쩔 수 없어 한다. 마침내 고물처리장에서 슈퍼맨의 착한 분신인 클라크와 악한 슈퍼맨 사이에 격렬한 싸움이 벌어지고, 그 결과 슈퍼맨은 다시 옛날의 선한 슈퍼맨으로 돌아온다. 슈퍼맨은 모든 일을 바로잡기 위해 로스의 사무실로 그를 찾아가지만 이미 로스 일당은 사라지고 없다. 대신 비디오 화면에 나타난 베라가 자기들을 찾으려면 슈퍼컴퓨터가 있는 계곡으로 오라고 말한다.

슈퍼맨은 즉시 그 장소로 날아간다. 로스의 무수한 미사일 공격을 뚫고 슈퍼컴퓨터가 있는 지하동굴까지 들어간 슈퍼맨은 슈퍼컴퓨터가 쏜 크립토나이트 광선에 맞아 죽을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슈퍼맨을 죽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 거스는 그를 구해준다. 베라는 컴퓨터에 빨려들어가면서 컴퓨터가 조종하는 사이보그로 변한다.



마침내 슈퍼맨과 슈퍼컴퓨터 간의 대결이 펼쳐지고 화학약품을 이용한 슈퍼맨의 기지에 슈퍼컴퓨터는 전파(全破)된다. 베라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나 오빠 로스와 로렐라이와 함께 경찰서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슈퍼맨은 그러나 자기를 구해준 거스만은 따로 빼돌린다.

슈퍼맨은 다시 메트로폴리스로 돌아와 클라크로 변신한다. 그리고 마침 리키와 함께 메트로폴리스에 와 있는 라나를 찾아간다. 라나는 신문사 편집국장의 새 비서로 취직이 되고 슈퍼맨은 지난 번 바로 세워놓았던 피사의 사탑을 원래대로 기울여 놓으면서 영화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싱가포르 래플즈호텔에서 처음 등장

‘슈퍼맨’의 추억과 ‘싱가포르 슬링’의 낭만
영화에서 거스가 기상 조작을 통해 콜롬비아 커피 경작지를 망가뜨리려는 로스의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스몰빌의 웹스코 지사에 들어가려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 건물 경비를 서고 있던 사람은 바로 라나를 쫓아 다니는 클라크 옛 동창 브래드였다. 거스는 알코올 중독자인 그를 속여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미리 준비해둔 술이 가득 찬 가방을 보여준다. 일시에 경계심이 무너진 브래드는 거스를 안으로 들이고 곧 술자리가 벌어진다.

거스는 술에 취한 척하며 브래드에게 술을 계속 권하고 브래드는 실제로 거나하게 취한다. 여러 가지 술을 마시던 브래드는 마지막으로 싱가포르 슬링이라는 칵테일을 마시면서 무언가 못마땅해 한다. 이미 술이 취한 그가 이 칵테일을 싱가포르 윙이라고 발음하자 거스는 싱가포르 슬링이라고 정정해주면서 도대체 무엇이 문제냐고 묻는다. 그러자 브래드는 아무래도 칵테일에 보드카가 들어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대답한다. 그렇지 않아도 술을 더 취하게 해야 할 거스로서는 얼씨구나 하고 칵테일 잔에 보드카를 잔뜩 따라주고 이를 마신 브래드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만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싱가포르 슬링이라는 술은 진을 베이스로 한 칵테일로는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유명한 칵테일이다. 그렇다면 영화에서 거스와 브래드가 진이 아닌 보드카를 싱가포르 슬링에 첨가하고 이를 마시는 모습은 사실 관계와 전혀 맞지 않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는 영화제작팀이 싱가포르 슬링(Singapore Sling)이라는 칵테일의 레시피를 착각했을 경우이고 둘째는 브래드가 그만큼 취했다는 점을 표현하고 싶은 의도적인 장면 묘사라고 볼 수 있다. 이 경우 브래드를 취하게 하는 것이 목적인 거스로서는 진이든 보드카든 관계없이 브래드가 원하는 술을 따라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필자는 정황상 둘째 경우라고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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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곤|서울대 의대 흉부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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