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젊은이 사이의 여자’ 1579년, 캔버스에 유채, 111×117㎝, 렌 보자르 미술관 소장
매춘부와 하룻밤 정사를 나누려면 돈이 필요한데 남자의 경제력과 매춘부의 미모는 비례한다. 미모의 매춘부는 절대적으로 많은 돈을 요구하기 때문에 부자는 미모의 매춘부를, 가난한 남자는 뚱뚱하고 못생긴 매춘부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돈만 밝히는 매춘부를 그린 작품이 퐁텐블로 화파의 ‘노인과 젊은이 사이의 여자’다. 이 작품은 남자에게 섹스의 즐거움을 주는 대가를 요구하는 매춘부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메살리나’ 1874년, 캔버스에 유채, 242×137㎝, 파리 귀스타프 모로 미술관 소장
퐁텐블로 화파(16세기 중반부터 퐁텐블로 궁과 관련 있는 작품을 제작한 화가들의 집단을 말한다)의 무명 화가가 제작한 이 작품은 매춘부를 통해 돈이 없지만 노인의 사라지지 않는 욕망을 표현했다. 노인의 성욕을 나타내는 것은 옷이다. 검은색 옷 사이로 보이는 붉은 옷은 여자의 성기를 암시한다.
남자는 넘쳐나는 성욕을 매춘부와 섹스하는 것으로 해결하지만 여자는 성욕을 풀 방법이 많지 않다. 성욕을 해결하려고 매춘부가 된 여자를 그린 작품이 모로의 ‘메살리나’다.
메살리나 발레리아는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의 세 번째 아내로 황제보다 35살이나 젊었다. 왕이 젊은 아내 메살리나의 성욕을 채워주지 못하자 메살리나는 왕궁 옆에 은밀한 방을 만들어 젊은 남자들을 도구 삼아 욕구를 채웠다. 그러나 메살리나의 강한 성욕은 순한 남자를 통해서는 충족되지 못했다. 결국 그녀는 신분을 속이고 로마 뒷골목 싸구려 매춘굴에서 매춘부로 생활한다. 그곳에서 메살리나는 거친 서민들과 변태적 쾌락을 즐겼다.
‘두 창녀’ 1906년, 종이 위에 파스텔, 69× 54㎝, 오타와 캐나다 내셔널 갤러리 소장
귀스타프 모로(1826~1898)의 이 작품에서 왕관은 그녀가 황후임을 상징하며 그녀의 신분이 높다는 것을 암시하고자 남자보다 높게 서 있는 구도로 그림을 그렸다.
‘검진’ 1894년, 나무에 유채, 83×61㎝, 미국 워싱턴 국립미술관 소장
사창가에서 두 명의 매춘부가 스타킹 하나만 걸치고 서 있고 그들 뒤에는 여러 명의 매춘부가 의자에 흐트러진 자세로 앉아 손님을 기다린다. 검은 머리의 뚱뚱한 매춘부는 검은색 스타킹을 신었고, 붉은색 꽃으로 머리를 장식했다. 금발의 머리를 틀어 올린 매춘부는 노란색 스타킹 차림. 두 매춘부의 몸매는 대조적이지만 축 늘어진 가슴과 넉넉한 뱃살은 이들이 싸구려 사창가에서 일한다는 걸 암시한다.
조르주 루오(1871~1958)는 매춘부의 굳은 표정을 통해 손님에게 선택받는 순간의 긴장감을 표현했다. 이 작품은 창부 시리즈 중 하나로 루오는 1902년부터 나체의 창부를 정열적으로 그렸다. 그는 여자에 대한 공포를 화난 표정을 짓는 매춘부의 얼굴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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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춘부와 섹스를 즐길수록 성병과 친해질 확률이 높다. 자유를 누린 만큼 책임이 따르는 것이다. 성병 검진을 받는 매춘부를 그린 작품이 로트레크의 ‘검진’이다.
매춘부들은 성병검사를 받으려고 하반신을 노출시킨 채 서 있다. 19세기 파리는 매춘으로 인해 성병이 만연했다. 그래서 물랭루즈에서도 정기적으로 매춘부를 상대로 성병검사를 실시했다.
매춘부들은 검진 순서를 기다리면서 수치심을 느끼기는커녕 시간을 절약하고자 옷을 미리 벗고 있다. 두 여인은 화장을 요란하게 했지만 가슴은 축 처지고 뱃살은 늘어졌다. 이미 육체가 세월에 무너진 것이다.
파리 물랭루즈 매춘부들의 일상을 그린 앙리 툴루즈 로트레크(1864~1901)의 그림에는 젊은 날의 관능미를 찾아볼 수 없는, 삶에 찌든 매춘부들의 서글픈 모습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