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호

[신동아 만평 ‘안마봉’] 여당 권력투쟁을 보는 유권자들의 고심  

  • 황승경 예술학 박사·문화칼럼니스트 lunapiena7@naver.com

    입력2026-06-22 13: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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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아 만평 ‘안마봉’은 과거 ‘신동아’와 ‘동아일보’에 실린 만평(동아로 보는 ‘카툰 100년’)에서 영감을 얻어 같은 그림체로 오늘날의 세태를 풍자한 만평입니다.
    ⓒ정승혜

    ⓒ정승혜

    국정과 민생을 책임진 여당의 권력 놀음이 가관이다. 국민은 상상도 못한 참정권 침해로 어안이 벙벙한데, 국민주권정부의 집권 여당은 선거 책임을 두고 ‘네 탓’ 공방이다. 대놓고 권력투쟁을 할 때인가. 

    선거 직후 “큰 승리를 안겨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이겨야 되는 곳을 졌으니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며 ‘돌려’ 깠다. 친이재명계 지지 모임인 ‘더민주 전국혁신회의’는 이길 선거를 졌으니 지도부의 백의종군을 요구한다. 

    대통령 해외순방길에 늘 인사를 한 정 대표는 이번 유럽 순방 출국 인사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 자리엔 정 대표와 함께 당권에 도전하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섰다. 8월 전당대회에서 김 총리를 지원한다는, ‘명심(明心)’이 어디에 있는지 알리는 신호로 해석되면서 사실상 대통령이 여당 전당대회에 나선 꼴이 됐다. 그러니 정 대표를 지지하는 친청계도 서울시장, 부산 북구갑 등 주요 지역 출마 인사들은 이 대통령이 지지한 ‘명픽’ 인사라고 반발한다. 정 대표는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는, 정권 말기에나 나올 법한 뼈 있는 말을 남겼다. 

    6월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6·10만세운동 기념식에서 만난 두 사람이 자아낸 어색한 분위기가 TV를 통해서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결국은 권력이다. 집권 여당의 차기 전대 승자는 2028년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된다. 정청래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면 이 대통령 국정 장악력은 현저히 떨어지고, 반대의 경우 친청계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 있다. 정당에서 권력을 향한 경쟁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 권력은 이 대통령 말마따나 국민이 잠시 맡긴 것이다. 



    권력을 맡긴 국민은 선거라는 주권 위임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외치는데, 위임받은 권력자들이 권력의 물놀이에 취해 있다면 밀려드는 거센 파도는 볼 수 없다. 선거 이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 급락이라는 파도가 일고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윤석열 정권 초기에 당대표를 쫓아내기 위해 벌어진 심각한 당내 갈등의 결말이 어떠했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동아로 보는 ‘카툰 100년’ 

    1934년 
    반려견을 키우는 경성시민들의 고심

    - ‘신동아’ 1934년 2월호

    - ‘신동아’ 1934년 2월호

    1934년 ‘신동아’ 2월호에 실린 ‘개 기르는 사람의 고심’라는 제목의 여러 만평은 익살과 재치 넘치는 그림과 글로 독자들의 입꼬리를 올린다.    

    그중 가운데 그림은 한 여성이 품에 작은 개를 안고 있고, 옆에는 남편으로 보이는 남성이, 그리고 맞은편 남성은 미안한 표정으로 여성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건넨다. 이웃 간 갈등을 풍자한 견주의 고심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오늘날에도 반려견이 이웃집 화단을 망가뜨리거나, 다른 개와 다투거나, 사람을 놀라게 하는 일은 종종 발생한다. 이 만평이 흥미로운 것도 1934년이라는 시점 때문이다. 당시 사람들도 오늘날처럼 개를 정서적 애착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흔히 한국의 반려견 문화는 최근 수십 년 사이에 등장한 현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역사는 훨씬 길다. 조선시대 문헌을 보면 개는 집을 지키는 역할뿐 아니라 가족의 정을 나누는 존재로 등장한다. 특히 양반가에서는 작은 개를 기르며 이름을 붙이고 애정을 쏟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조선 후기의 풍속화에도 아이들이 강아지와 노는 모습이 자주 나타난다.

    ‘동아일보’ 1931년 11월 1일 4면에 실린 기사 ‘강아지 기르는 법’.

    ‘동아일보’ 1931년 11월 1일 4면에 실린 기사 ‘강아지 기르는 법’.

    물론 당시 대부분의 개는 오늘날처럼 실내에서 생활하는 반려동물이 아니라 집을 지키고 도둑을 막는 것이 주된 역할이었다. 그럼에도 개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다. 주인이 죽자 무덤을 지킨 충견 이야기나, 주인을 구한 개 일화도 여러 기록에 남아 있다.

    1930년대에 들어 도시 문화가 발달하자 개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달라졌다. 경성의 신문과 잡지에는 애완견 관련 기사와 광고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서구식 생활양식을 받아들인 중산층 사이에서는 작은 품종의 개를 기르는 문화도 확산됐다. 만평 속 여성이 품에 안고 있는 개 역시 경비견이 아닌 애완견이다.

    오늘날 한국의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150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고, 동물병원과 반려견 미용실을 찾는 모습이 더는 낯설지 않다. 그러나 그 뿌리를 따라가 보면, 거의 한 세기 전 경성 거리에서도 사람들은 개를 사랑했고, 때로는 그 개 때문에 이웃과 다투기도 했다. 시대는 달라졌지만 사람과 개가 맺는 관계의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어쩌면 반려견 문화의 역사는 생각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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