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고속도로 원주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자동차로 20여 분 달리면 파크밸리 골프장(18홀)에 도착할 수 있다.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 수암리 산 24번지를 주소지로 한 이 골프장은 국립공원인 치악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어 경관이 수려하다. 파크밸리의 웹사이트(www.parkvalley.co.kr)는 이 골프장이 미국 마스터즈 오픈으로 유명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라운딩하는 것 같은 환상과 감동을 준다고 자랑하고 있다.
파크밸리는 삼양식품이 투자해 1996년 6월1일 개장한 것으로, 삼양식품의 자회사인 강원레저에서 운영해왔다. 삼양식품은 국내 최초로 라면을 생산한 기업. 그런데 1989년 공업용으로 분류된 쇠기름(牛脂)을 수입해 라면을 만들었다는 ‘우지라면 사건’에 휩싸이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이 사건은 삼양식품의 제품에 한정해서 발생했는데, 이 일을 계기로 국내 최고(最古)의 라면회사는 매출액과 수입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사세가 위축되어가던 삼양식품에게 IMF 경제위기는 치명타였다. 정부는 기업에게 구조조정을 강력히 요구했다. 삼양식품은 주력인 식품 분야를 제외한 기타 업종은 매각한다는 자구책을 마련했다. 삼양식품이 내놓을 수 있는 가장 큰 매물(賣物)이 파크밸리였다. 2001년 말 파크밸리는 1차 입찰에서 유찰되고, 2차 입찰에서 국정원 직원 상조회인 양우(陽友)공제회에게 낙찰되었다.
2차 입찰에서 양우공제회가 제시한 가격은 500억원. 다른 경쟁자는 520억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경쟁자는 520억원을 매입 1년 후 분할해서 납부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반면 양우공제회는 즉시 500억원을 지불하겠다고 제의했다. 삼양식품과 채권단은 양우공제회가 제시한 조건이 훨씬 낫다고 판단해 양우공제회에 파크밸리를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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