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6일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는 공적자금을 투입해 회생시킨 6개 은행에 손해배상 청구소송 대상자 명단을 통보했다. 전직 시중은행장인 L씨는 이 명단에 자신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확인한 후 안도감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자신이 평생 모은 재산은 물론, 상속받은 문중 자산까지 가압류될 뻔한 위기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반면 다른 시중은행의 J 전 행장은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면서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재판이 끝날 때까지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하고 가슴 졸일 것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했던 것.
예보가 금융기관의 부실책임 여부를 조사, 각 금융기관에 귀책대상자를 통보하고 손해배상소송을 요구하면서 요즘 금융권 분위기는 침통 그 자체다. 외환위기를 전후해 은행장이나 임원이던 선배, 동료들이 감독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데 이어 이번엔 손배소에 대비해 죄인처럼 재산 숨기기에 급급한 신세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예보는 이미 귀책대상으로 통보한 제주은행을 포함, 7개 은행(제일·우리·조흥·서울·평화·경남·제주은행), 2개 보험사(대한생명·서울보증), 1개 투신사(대한투신)에 귀책대상자 명단을 통보한 데 이어 한국투신, 수협, 농협, 광주은행 등에 대해서도 귀책대상자 심사를 벌일 예정이어서 관련자들이 가슴을 졸이고 있다.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