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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로 달리는 차 ‘페브’ 발명한 (주)에너진 조철승 회장

“30년을 바쳤다 꿈은 이루어졌다”

공기로 달리는 차 ‘페브’ 발명한 (주)에너진 조철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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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념 어린 연구 끝에 공압식 엔진 발명에 성공한 조철승 회장. 공회전하는 할리 데이비슨에서 얻은 영감 하나에 인생을 걸었다. 프랑스 최고의 전기자동차업체 노가로테크와 합작으로 상용화를 눈앞에 둔 꿈의 차 페브. 박사학위보다 옹이 박인 손마디를 더 신뢰하는 老발명가, 그리고 가난한 동료들의 피땀 어린 신기술 개발기.
지난 5월25일 남산 순환도로에 마티즈 한 대가 나타났다. 지침 없이 오르내림 많은 길을 시속 80㎞의 속도로 달렸다. 남산을 두 바퀴 도는 데 걸린 시간은 40여 분. 가볍게 ‘임무’를 완수한 마티즈는 (주)에너진 조철승(趙哲承·60) 회장, 프랑스 전기자동차업체 노가로테크(Nogarotech) 개발팀장 티에리 라드레(Thierry Ladreyt) 박사 등 관계자들의 힘찬 박수를 받으며 부드럽게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운전자는 보닛을 열어 엔진부위를 보여주었다. 외형은 마티즈지만 내부는 전혀 달렸다. 우선 엔진이 독특했다. 지금까지 한번도 보지 못한 모양새였다. 무엇보다 지나치게 단순했다. 당연히 옆에 있어야 할 냉각장치 등이 보이지 않았다. 운전자는 “엔진에 손을 한번 얹어보라”고 했다. 사람들은 방어본능이 발동한 듯 순간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쉼 없이 40분 동안 피스톤 운동을 한 엔진은 한껏 열이 올라 있을 터였다. 그런데 어찌 손을 얹으란 말인가.

운전자가 먼저 시범을 보였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싱긋 웃는다. 사람들은 다가가 손가락을 살짝 대보았다. 전혀 뜨거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따뜻하지 조차 않았고, 오히려 차가웠다. 이것이 바로 (주)에너진에서 개발한 ‘공압식(空壓式) 엔진’이다.

운전자는 다시 시동을 걸었다. 이번에는 차 뒤편으로 가 배출구에 흰색 종이를 대보라고 했다. 조용히 몸을 떠는 머플러에 화장지를 갖다댔다. 페달을 힘껏 밟아대는지 몇 분 동안 ‘웅-’하는 소리가 이어졌지만 연기는 나오지 않았다. 휴지도 깨끗했다. 마치 에어컨을 틀어놓은 듯 배출구로 시원한 바람이 쏟아졌다.

“방금 최고 시속 130㎞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래도 차가 제법 조용하고 매연도 전혀 없지요?”



이렇게 말하며 운전자는 연신 싱글벙글했다. 그는 “배출구로 나오는 바람을 들이마셔도 건강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옆으로 가 연료 주입구를 열어 보였다. 텅 비어 있었다. 연료통이 아예 없다. 지금까지 이 차는 휘발유 같은 연료 없이 달린 것이다. 동력은 전기. 그렇다고 이 차를 단순한 ‘전기자동차’라 할 수는 없다. 사람들을 이 차를 ‘공기로 가는 차’라 부른다. 세계 최초로 전기자동차에 공압식 엔진을 장착했다. 전기자동차의 약점을 공압식 엔진으로 보완한 잡종(hybrid)이다. 무연료, 무매연, 공기로 가는 차. 그래서 이름도 ‘페브(PHEV ; Pneumatic Hybrid Elec tric Vehicl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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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대중 자유기고가 bitdori21@ke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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